베싸TV 영상 · 2021.07 · 10:12
빠른 육퇴를 위한 수면 거부·지연 극복 가이드, 베드타임 페이딩
아이가 정말 졸려서 잠드는 시각을 찾은 뒤, 15분 안에 잠드는 날만 하루 15분씩 앞당기는 검증된 절차예요.
아주 어린 아이부터 좀 큰 유아와 초등학생까지, 효과가 검증된 수면 패턴 교정법이 있어요. 핵심 원리는 별거 아니에요. 사람은 졸리면 잔다는 것. 앞선 글에서 이 원리를 우연히 적용해 다미의 수면 거부를 없애고 재우는 시간을 크게 줄인 경험을 말씀드렸는데, 저처럼 낮잠을 건너뛰는 식으로 시도해 보셔도 되지만 그건 경험담일 뿐이죠. 여기서는 같은 원리를 바탕으로 검증된 수면교육법인 베드타임 페이딩의 절차를 상세히 알려드릴게요.
베드타임 페이딩은 어떤 방법인가요
베드타임 페이딩은 두 명의 소아과 교수가 수면과학과 학습 이론을 바탕으로 만든 일종의 행동 교정 테크닉이에요. 원래 아주 어린 아기를 위해 만들어진 건 아니고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좀 더 큰 아이들에게 처음 적용됐는데, 저명한 소아과 학술지에 실린 한 논문에서 소규모 표본이긴 하지만 6개월에서 16개월 사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효과를 검증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6개월 정도 된 아기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기법이라고 봐요.
그전의 아이들은 아직 낮잠과 밤잠 패턴이 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조금 이르지 않나 싶지만, 아이를 재우는 데 아주 오래 걸린다면 원리를 이해한 뒤 아이 상황에 맞게 적용해 보셔도 괜찮아요. 개인적으로는 돌 이후, 특히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아기의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수면을 강력하게 거부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가장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졸린데 왜 안 자려고 할까요
충분히 졸리지 않거나, 졸린데 잠을 방해하는 방해물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 방해물은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잠과 연결된 부정적인 경험과 감정이고요. 부모는 아이가 잠자리를 평화롭고 안전하고 행복한 공간이라는 좋은 감정과 경험에 연결하도록 도와줄 수 있어요.
일단 환경부터 점검해 주세요. 너무 늦은 낮잠, 어둠을 무서워하는 것, 저녁의 스크린 노출처럼 밤잠을 방해할 요소가 있는지 보는 거예요.
- 낮잠 시간이 너무 늦다면 조금 앞당겨 주세요. 낮잠을 늦게 자는 아이들은 실제로 밤잠에 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고 밤에 자는 시간도 더 짧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두 돌인 다미는 아침 7시에 일어나 1시쯤 낮잠에 들고 3시에 일어나서 8시 반쯤 밤잠에 들어요. 6시간에서 6시간 반 정도 깨어 있으면 졸리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 아직 어려서 낮잠을 여러 번 자는 아이라면, 우리 아이는 몇 시간 정도 깨어 있으면 졸리기 시작하는지 하루 동안 유심히 살펴보세요. 낮잠 횟수를 줄여야 하는 시기는 아이마다 다르니 '몇 개월 때 낮잠 몇 번'이라는 답변을 기준으로 삼지 말고 아이를 관찰하시면 답이 나와요. 마지막 낮잠이 너무 늦어진다 싶으면 그 낮잠을 재우지 않고 밤잠으로 연결되게 유도할 수도 있죠.
- 낮잠을 3시간씩 과하게 자는 습관이 있다면 너무 늦게 일어나지 않도록 중간에 한번 깨워 주는 게 좋아요.
- 어둠을 무서워한다면 수면등을 쓸 수 있고요. 해가 진 뒤 잠들기 전까지는 가급적 TV를 틀지 말고 휴대폰이나 아이패드도 보여 주지 않는 게 좋습니다.
환경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서면 베드타임 페이딩 절차를 밟으시면 돼요. 다미를 예로 설명해 드릴게요.
1단계, 아이가 정말 졸려서 잠드는 시각 찾기
다미는 낮잠과 밤잠을 합쳐 13시간 정도 자면 컨디션이 좋아요. 낮잠을 2시간 자니까 밤잠은 11시간이 적절하죠. 그래서 장기 목표 수면 시간을 밤 8시부터 아침 7시로 정했어요.
먼저 다미가 졸려서 꼬꾸라지는 시각을 파악해야 해요. 시작하는 날에는 장기 목표에서 정한 기상 시간, 다미의 경우 7시에 아이를 깨워요. 7시에 깬 다미가 몇 시가 되어야 정말 졸려서 잠들어 버리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평소처럼 밤에 재우려고 하니 안 잔다고 하면서 밖에 나가자고 해요. 잠을 강요하지 않고 불을 살짝 켜고 놀아 줘요. 방에서 조용한 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어 주고, 거실로 나가자고 하면 거실에서 간접조명을 켜고 놀기도 하고, 심지어 밤 산책도 다녀와요. 너무 떠들썩하지 않게,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만 유지하면서 아이가 하자는 대로 놀아 주면 돼요. 12시가 되니 다미는 안겨서 잠들어 버렸어요. 다음 날도 12시쯤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고요. 다미가 자연스럽게 졸려서 잠드는 시각은 12시라는 걸 알 수 있었죠.
2단계, 15분 안에 잠들면 하루 15분씩 앞당기기
이 시각보다 15분에서 30분 정도 늦은 시각을 단기 목표 수면 시간으로 정해요. 다미의 단기 목표는 12시 15분으로 잡았어요. 다음 날부터 다미를 12시 15분에 재웁니다. 깨우는 시간은 장기 목표에서 정한 아침 7시 그대로 두는 게 가장 좋아요. 이 방법을 개발한 소아과 교수들은 늦게 자고 일찍 깨우기 때문에 며칠 정도 아이의 잠이 부족해지더라도 이렇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해요. 다만 이 부분은 부모가 조금 유연성을 발휘해서, 아이가 새벽 3시에 잠들었다면 7시가 아니라 9시에 깨우는 식으로 기본적인 잠 시간은 확보되도록 조정해 주세요. 뒤에서 수면 시간을 조금씩 앞당길 때 기상 시간도 자연스럽게 앞으로 당길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7시에 일어난 다미는 11시 30분쯤 되면 정말 졸려 보일 수 있어요. 그래도 이때 성급하게 재우려 하지 말고, 어떤 방법을 쓰든 12시 15분까지 깨워 두었다가 12시 15분에 침대로 가세요. 그리고 아이가 15분 안에 잠드는지 확인합니다.
- 12시 15분에 침대로 간 다미가 12시 45분까지 깨어 있다가 잠들었다고 해 볼게요. 잠드는 데 15분 이상 걸렸죠. 이 경우 다음 날 목표 수면 시간을 12시 30분으로 늦춰야 해요.
- 다음 날 12시 30분에 침대로 데려갔더니 다미는 10분 만에 잠들었어요. 단기 목표를 12시 30분으로 조정합니다.
- 그다음 날도 12시 30분에 재웁니다. 역시 15분 안에 잠들었어요.
- 세 번째 날에는 수면 시간을 12시 15분으로 다시 앞당깁니다. 네 번째 날에는 12시로 앞당기고요.
이렇게 하루에 15분씩 앞당겨서 처음 목표로 잡았던 8시에 도달하는 거예요. 앞당기는 도중에 후퇴가 있을 수도 있어요. 어느 날 10시까지 앞당겼는데 잠드는 데 30분이 걸렸다면 전날 시각인 10시 15분으로 되돌아갑니다. 그래도 15분 이상 걸리면 다시 10시 30분으로 되돌아가고요. 아이가 잠자기 어려운 그 느낌과 잠을 연결 짓지 않도록, 잠자리에 들고 15분 만에 잠드는 패턴을 계속 강화해 주는 게 중요해요.
퍼버법과 무엇이 다른가요
너무 어렵지는 않죠. 아이가 지금 아주 늦게 자는 경우라면 이상적인 수면 시간인 8시나 9시까지 천천히 당기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어요. 아이를 울리는 수면교육에 비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도중에 아이를 울리는 게 힘들어서 포기할 가능성은 더 낮아요.
퍼버법은 연구가 가장 많이 된 수면교육 방식이고 효과도 확실히 입증됐지만, 평균 일주일 정도는 아이의 울음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도중에 포기하는 부부가 상당히 있어요. 특히 며칠째에는 울음이 일시적으로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도 부모가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며 잘 참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거든요. 저처럼 육아관과 맞지 않아 애초에 퍼버법을 고려하지 않는 분들도 많고요.
물론 모든 아이에게 통하는 수면교육 방법은 세상에 없어요. 하지만 꼭 스케줄을 정해 놓고 매뉴얼대로 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 깨달음만 얻어 가시면 좋겠어요. 아이가 자기 싫어서 몸부림치다 잠드는 경험이 오히려 수면을 더 거부하게 하는 악순환에 빠뜨릴 수 있구나. 정말 졸음을 이기지 못해 잠드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하게 해 주면 좋겠구나. 수면을 거부하는 아이에게 잠 시간을 정해 놓고 강요하는 건 별로 효과가 없을 수도 있으니 다른 접근법도 생각해 봐야겠구나. 그러면 각 가정 상황에 맞게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하고 적용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다미가 정말 수월하게 잠들게 된 것도 이 방법과, 같은 시기에 진행한 자기 침대에서 혼자 잠드는 수면 독립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정리해 보면
- 사람은 졸리면 자요. 아이가 안 자는 건 충분히 졸리지 않거나 잠에 얽힌 나쁜 감정이 방해하기 때문이에요.
- 시작 전에 늦은 낮잠, 어둠에 느끼는 두려움, 저녁 스크린 노출부터 점검하세요.
- 목표 기상 시간에 깨운 뒤, 강요하지 않고 조용히 놀아 주면서 아이가 정말 졸려서 잠드는 시각을 찾으세요.
- 그 시각보다 15~30분 늦게 재우기 시작해, 15분 안에 잠든 날 다음에는 15분씩 앞당기고 오래 걸리면 전날 시각으로 되돌리세요.
- 몸부림치다 잠드는 경험은 줄이고, 졸음을 못 이겨 잠드는 경험을 많이 하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