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1.08 · 17:39
아기의 수면 독립, 한 단계씩 도와주세요
혼자 잠들 수 있는 시기는 아이의 불안 수준에 따라 달라요. 감당할 만한 단계로 나눠 천천히 도와주세요.
다미는 얼마 전까지 제가 옆에 누워 재워 줘야만 잠들었는데, 지금은 불을 끄고 인사하면 자기 침대에서 혼자 잠들어요. 앞선 글에서 다룬 '15분 안에 잠들기'에 이어, 이번에는 수면 독립 이야기예요.
부모와 따로 자는 걸 보통 분리 수면이라고 하는데, 부모가 다 재운 뒤 방을 나오는 경우까지 포함하니 조금 달라요. 여기서 말하는 수면 독립은 재우는 도중에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잠드는 것이에요.
혼자 잠들면 무엇이 좋아질까요
첫째, 잠드는 과정이 수월해져요. 한 연구에서는 부모가 옆에 있어야만 잠드는 아이가 잠드는 데 더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다고 했어요. "집에서는 엄마 없이 절대 못 자는데 어린이집에서는 잘 잔다"는 부모님도 계시죠. 베싸가 보기에 그 아이는 이미 혼자 잘 수 있는 아이예요. 집에서는 부르면 부모가 온다는 걸 알기 때문에 기대는 것뿐이죠.
둘째, 밤에 깨서 우는 일이 줄어요. 부모의 여러 행동과 아이 수면의 질을 살핀 연구에서, 자다 깨는 횟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잠드는 순간에 부모가 옆에 있었는지 여부였어요. 원래 아이든 어른이든 진짜 통잠을 자는 건 아니에요. 어른도 자는 동안 스무 번, 심하면 마흔 번 가까이 살짝 깼다가 다시 잠들어요. 아이도 자다가 살짝 깨는데, 혼자 침대에 누워 있다는 걸 깨달을 만큼 의식이 돌아오면 울면서 부모를 찾아요. 애초에 부모 없이 잠들 수 있는 아이라면 중간에 깨더라도 다시 잠들 수 있고요.
다미도 전에는 자다가 꼭 한 번씩 깨서 제가 다시 재워야 했는데, 수면 독립 뒤로는 새벽에 거의 깨지 않아요. 정확히는 깼다가 매번 스스로 다시 잠드는 거겠죠.
몇 개월부터 혼자 잘 수 있을까요
혼자 잘 수 있는 시기가 언제인지 제대로 입증된 근거는 없어요. 논문과 자료를 많이 읽고도 몇 개월부터라는 결론은 내리지 못했지만, 대신 이건 알게 됐어요. 아이가 혼자 잠들 수 있는지는 아이의 불안함과 관련된 문제라는 것.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느끼는 불안의 정도는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지만 개인차가 커요. 그래서 혼자 잘 수 있는 시기도 아이마다 크게 다를 수 있죠. "다른 집 애들은 백일부터 혼자 잔다는데 너는 왜 그러니" 하다 보면 결론은 '아이 문제 아니면 내 문제'가 되는데, 둘 다 육아를 더 힘들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의 시작점이에요. 어떤 아이는 돌 전부터 혼자 자지만 어떤 아이는 세 돌이 되어도 힘들 수 있다는 걸 먼저 인정해 주세요.
뜨거운 탕에 들어가는 두 가지 방법
인정하고 나면 두 갈래 길이 있어요. 아이가 아직 불안해하더라도 다소 강제로 적응하게 하는 길, 그리고 불안이 낮아질 때까지 기다려 주는 길.
어릴 때 목욕탕에서 뜨거운 탕에 처음 들어가던 날 기억나세요? 발을 살짝 넣어 보면 너무 뜨거워서 거부하게 되죠. 이때 첫 번째 방식은 그냥 탕에 넣어 버리는 거예요. 아이는 당연히 울지만 대부분은 좀 있다 보면 "어, 괜찮네" 하고 적응해요. 이게 퍼버식 수면교육이에요. '괜찮네'라는 경험을 시켜 주는 과정에 다소 강제성이 따르죠. 두 번째는 "오늘은 너무 무서우면 들어가지 말자" 하고 기다리다가, 덜 무서워하는 것 같으면 손가락 끝만 담가 보고, 다리만 담가 보고, 10초만 있다 나오는 식이에요. 아이가 울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경험하게 해 주는 거예요.
퍼버식 수면교육이 트라우마가 되거나 애착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명확한 근거는 아직 없어요. 낮에 아이에게 잘 반응해 주고 사랑을 많이 준다면 별 악영향은 없을 거라고 베싸도 생각해요. 베싸가 퍼버식을 하지 않은 건 그냥 뭔가를 강제로 하는 게 싫어서였어요. 저는 아이의 의사를 묻고 합의하면서 나아가는 걸 가장 중요한 육아 원칙으로 삼고 있거든요. 몬테소리를 공부하면서 받은 영향인데, 몬테소리에서는 신생아를 들어 올릴 때도 "이제 널 들어 올릴 거야, 괜찮니?" 하고 언질을 줄 정도로 아이를 존중하거든요. 그렇지만 이게 모든 부모의 정답일 수는 없고, 각 가정의 육아 방식에 따라 결정할 문제예요. 부모가 수면 부족으로 얼마나 힘든지도 중요한 변수고요.
베싸네는 이렇게 했어요: 단계를 나누어 하나씩
다미를 혼자 재워 볼까 생각한 날, 다미가 충분히 졸릴 때까지 옆에 누워 있다가 몸을 일으키고 말했어요. "엄마가 오늘은 다미를 한 번 꼭 안아 주고 옆에 엄마 침대에서 잘게." 당연히 엄마 내려오라고 떼를 썼죠. "엄마 침대에 있어도 다미 손 잡아 줄게", "다시 내려가서 한 번 안아 주고 올라갈게" 하면서 열심히 설득했고, 결국 엄마 손을 잡은 채 자기 침대에서 잠들었어요. 다음 날부터는 처음부터 제 침대에 눕고, 다미가 부르면 잠깐 내려가 안아 주고 다시 올라왔어요. 열흘쯤 지나자 손도 잡지 않고 잠들게 됐고, 며칠 뒤에는 불 끄고 인사한 다음 방에서 나올 수도 있었어요.
양치를 싫어할 때도, 어린이집에서 부모와 떨어질 때도 원칙은 같아요. 최대한 점진적으로 단계를 나눠서 하나씩 넘는 것. 그래야 아이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한번 해 보고 '어, 괜찮네' 하면서 조금씩 적응해요. 옆에 누워 토닥여 줬다면 어떤 날은 토닥임을 빼 보고, 그다음엔 앉아서 가슴에 손만 얹어 주고, 그다음엔 옆 침대로 올라가서 불안해할 때만 손을 잡아 주고, 그다음엔 안 보이는 데 눕고, 그다음엔 불러도 대답하지 않아 보고, 그다음엔 방문을 나가 보는 식이에요.
너무 빨리 진척시키면 역효과가 나요. 각자 침대에서 자게 된 바로 다음 날 부모가 방을 나가 버리면, 아이는 다시 재워 달라고 매달릴 수 있어요. 며칠은 방 안에서 숨소리를 들려주거나 부르면 대답해 주면서 혼자 누워 있는 것에 적응하도록 도와주세요. 아무리 점진적으로 해도 아이가 죽어라 울고 전혀 통하지 않는다면 아직 준비가 안 된 거니 좀 기다려 주세요. 재우는 데 너무 오래 걸리거나 잠 자체를 거부한다면 수면 거부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먼저고요.
말이 통하는 아이라면 잠깐만 훈련
또 하나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잠깐만 훈련(excuse me drill)이에요. 베싸가 해 본 방법은 아니지만, 감당할 만한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접근한다는 원리는 비슷해요. 말이 통하는 아이를 위한 기법으로, 논문에서는 만 2세부터 7세 아이에게 적용됐어요. 수면 거부가 있거나 잠드는 데 20분 이상 걸리는 아이라면 시도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아이를 눕히고 불을 끈 뒤 "엄마 잠깐만 나가서 불 좀 끄고 올게", "책 좀 정리하고 올게" 하고 나가서 30초에서 60초쯤 있다가 돌아와요. 돌아와서는 "혼자서도 잘 있었네, 정말 용감하다" 하고 충분히 칭찬하고 뽀뽀도 많이 해 줘요. 첫날은 20회에서 30회 반복하고 평소처럼 재워요. 둘째 날부터는 나가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서, 셋째 날쯤에는 10분, 20분이 되면 돼요. 부모가 나가 있는 동안 아이가 잠들면 성공이고, 충분히 적응했다 싶으면 "잠깐만 뭐 하고 올게" 대신 "잘 자"로 바꿔 주면 돼요.
어릴 때 습관을 못 잡으면 늦은 걸까요
"어릴 때 확실히 잡지 않으면 커서 바꾸기 더 힘들다는데 사실 아닌가요?" 이런 질문이 예상되는데, 그렇다고 볼 만한 근거는 딱히 없어요. 베싸는 식습관이든 수면 습관이든 어릴 때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말에 별로 동의하지 않아요. 부모가 일관된 방침으로 꾸준히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면 아이들은 놀라울 만큼 쉽게 적응하거든요.
다미는 아주 어릴 때부터 저와 함께 잤는데도 거의 울지 않고 2주 안에 습관을 바꿨어요. 오히려 '이미 잘못 잡혀서 안 된다'는 생각이 꾸준하고 일관되게 노력하는 걸 방해한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무서워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잘 수 있을 만큼 준비되고 나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 혼자 자게 도와줄 수 있어요.
정리해 보면
- 혼자 잠들 수 있는 아이는 잠드는 시간도 짧아지고 밤에 깨서 우는 일도 줄어요.
- 혼자 잘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고, 아이의 불안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요.
- 퍼버식처럼 강제로 적응시킬지, 동의를 얻어 가며 기다릴지는 각 가정의 육아 방식에 맞게 고르세요.
- 부드럽게 가기로 했다면 단계를 잘게 나눠 하나씩, 너무 빠르지 않게 넘어가세요.
- 어릴 때 습관을 못 잡았다고 늦은 게 아니니, 준비된 뒤 일관되게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