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19.08 · 7:14
등센서는 왜 생기는 걸까요? 등센서 아기 편하게 눕혀 재우는 방법
등센서는 손 탄 게 아니라 안겨 있어야 살아남던 시절의 본능이에요. 그 본능에 맞춰 단계적으로 눕혀 재우는 법을 정리했어요.
간신히 잠든 아기를 내려놓고 뒤돌아서면 들려오는 "으앙" 소리. 여러 번 듣다 보면 정말 한숨이 절로 나오죠. 아기 등센서 때문에 '우리 아기는 왜 이럴까' 하며 스트레스받는 분이 많으실 거예요. 등센서를 줄여 준다는 꿀템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아기가 점점 무거워져서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기도 하고, 너무 많이 안아 줘서 손을 탄 것 같다고 판단하기도 해요. 그래서 아기를 덜 안아 줘야 한다는 의견까지 있고요. 아기 등센서는 정말 아기가 예민하거나 많이 안아 주는 바람에 손을 타서 생기는 걸까요. 그렇다면 예민한 아기는 어쩔 수 없이 계속 안아서 재워야 하고, 손 타지 않게 아기를 최소한으로만 안아야 할까요.
등센서는 손 탄 게 아니라 당연한 거예요
제가 리서치로 내린 결론은, 아기가 잘 때 안겨 있기를 더 좋아하는 건 손 탄 게 아니라 당연한 거라는 거예요. 진화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엄마가 잠든 아기를 땅에 내려놓는 것보다 안고 돌아다니는 것이 아기 생존에 더 도움이 됐기 때문이에요. 정보 출처는 임상심리학 박사가 과학에 근거한 육아 정보를 전하는 사이트, 그리고 커런트 바이올로지라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에요.
아기들은 대부분 품을 떠나 바닥에 눕히면 울어요. '졸린데 왜 자지를 못하니' 싶으시겠지만, 아기는 사실 아주 간절하게 자고 싶은데 잠들지를 못하는 거예요. 눕혀진 바닥이 안전한 곳인지 알 수가 없거든요.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수렵채집 생활이었는데, 다른 동물에 비해 약한 인간의 아기는 바닥에 놓이면 생존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엄마 품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환경에 놓이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안길 때까지 저항하고 우는 아기들이 더 잘 살아남아 유전자를 후세에 전했을 거예요. 그 결과 아기들은 바닥에 눕혀지면 패닉에 빠지고, 위험하다는 생각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진정하지 못하게 돼요. 이런 패닉이 아기에게 미치는 영향이 연구된 적은 없지만, 공포에 빠져 오지 않는 부모를 기다리며 우는 걸 자꾸 경험하는 게 아기에게 좋을 것 같지는 않아요. 아기를 눕혀 놓았을 때, 그리고 자다 깼을 때 울면 바로 안아 주는 게 좋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에요.
안고 걸어야 더 잘 진정되는 이유
두 번째 자료는 안은 채로 아기를 흔들거나 걸어 다닐 때 아기가 더 잘 진정되는 현상을 다룬 논문이에요. 엄마가 아기를 안고 걸어 다니는 것은 아기에게 안전한 느낌을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인데, 수렵채집인 시절의 위기 상황에서 엄마와 아기가 잘 도망가려면 아기를 안고 앉아 있는 것보다 뛸 준비가 된 채로 서서 걸어 다니는 게 더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아기는 바닥에 눕힐 때뿐 아니라 엄마가 가만히 안고 있을 때도 졸리면 울죠. 졸려서 자고 싶은데 가만히 있는 엄마의 품이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때 아기를 흔들어 주거나 안고 돌아다니면 안심하고 잠듭니다.
정리하면, 엄마가 안아 주고 움직이기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아기들이 생존 확률이 더 높았기 때문에 인간 아기는 진화의 결과로 등센서를 갖게 됐다고 볼 수 있어요. 이 논문은 아기를 안은 사람의 걷는 속도가 빠를수록 아기가 더 잘 진정된다는 다른 연구 결과도 인용하고 있어요. 생존 확률을 높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겠죠. 아기가 잘 진정되지 않는다면 안고 빠르게 걸어 다니면 효과적일 거예요.
본능을 거스르지 말고 본능에 맞춰 눕히기
앞의 육아 사이트에서는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아기를 눕혀 재우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어요. 진화에 따른 아기의 본능을 거스르지 말고 그 본능에 맞게 행동하라는 거예요. 즉 안전한 곳에서 자고 싶은 욕구를 채워 주는 거죠.
- 잠든 아기를 눕힐 때 아주 살짝만 깨우세요. 눕혀지는 과정에서, 혹은 자다가 반쯤 깨는 상황에서 '여기는 안전한 곳이구나' 하고 스스로 다시 잠들 수 있도록 그 장소가 안전하다는 걸 가르쳐 줄 수 있어요.
- 수유 중에 잠드는 아기라면 품에 안아 먹이면서 재울 수밖에 없으니 등센서 극복이 어렵겠죠. 아기가 깨서 다시 잠들 때는 가능한 한 배고프지 않은 상황에서, 먹여서 재우지 말고 흔들어서 재울 수 있게 하세요.
- 그다음엔 흔들어서 재우는 단계를 넘어야 해요. 안고 걸어 다니거나 흔들어서 재우다가, 아기가 완전히 잠들기 직전에 흔드는 걸 멈추세요. 아기가 저항하면 다시 흔들어 주고, 또 잠들기 직전에 멈춰서 정지한 상태에서 잠들 수 있게 하세요.
- 정지한 채로 잠들 수 있게 됐다면, 품 안에서 하늘을 보고 안겨 있다가 반쯤 잠든 상태에서 팔에 안긴 채로 바닥이나 침대에 놓고 그 상태로 잠들게 하세요. 저항하면 다시 올려서 진정시킨 다음 다시 놓기를 반복하면 돼요. 이제 아기는 침대 안에서 엄마 팔에 안긴 채로 잠들 수 있을 거예요.
- 다음은 안기지 않고 엄마와 접촉한 채로 잠들게 하세요. 잘 되면 아기는 엄마 손만 잡고도 잠들 수 있을 거예요. 나중에는 엄마 손 대신 인형을 붙잡고 잠들 수도 있겠죠.
저는 아기를 팔에 안은 채로 재우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뒷목과 엉덩이를 받친 손을, 아기가 완전히 잠들었다 싶으면 빼는 정도로만 하고 있어요. 추가로 아기가 깼을 때 누워 있는 장소를 안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자는 아기 옆에서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하다가 아기가 깰 기미가 보이면 울기 전에 바로 얼굴을 맞대고 토닥토닥해 주면서 안정감을 주려고 노력했어요.
극복이 안 돼도 서서히 사라져요
아기가 졸리거나 자다 깼을 때 눕혀진 상태에서 우는 등센서는 아기의 생존을 위한 아주 자연스러운 방법이에요. 꾸준히 노력하면 극복할 수도 있어요. 다미도 아직 등센서를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가끔은 안 울고 누운 채로 잠들기도 하고 깨서도 바로 울지 않는 일이 더 잦아지고 있어요. 극복이 안 된다 해도 크면서 이 세상이 위험하지 않다는 걸 깨닫는 경험을 해 가면서 서서히 사라지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정리해 보면
- 등센서는 손 탄 게 아니라, 안겨 있어야 살아남던 시절에 생긴 본능이에요.
- 아기가 진정되지 않으면 안고 빠르게 걸어 보세요.
- 눕힐 때 살짝 깨워서 여기가 안전한 곳이라는 걸 알려 주세요.
- 먹여서 재우기, 흔들어 재우기, 안은 채 눕히기, 접촉만 하기 순서로 한 단계씩 넘어가세요.
- 극복이 안 되더라도 아기가 세상을 안전하게 느끼게 되면서 서서히 사라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