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아이들의 생떼를 좀 더 깊이 이해해 봤어요. 이번에는 예방하는 방법이에요. 참고로 분노 발작과 생떼는 같은 뜻인데, 분노 발작은 너무 비정상적인 행위처럼 들려서 저는 생떼라는 표현을 계속 쓸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가 생떼를 쓴다고 해서 성격에 문제가 있나 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요. 감정 조절이 미숙한 시기에 정상적인 현상이니까요. 그렇지만 생떼가 잦고 심하게 느껴진다면 그 뒤에 육아 환경이나 양육 태도 때문에 채워지지 못한 욕구가 있을 수 있으니 한 번쯤 점검해 볼 필요는 있어요. 기질적으로 생떼를 잘 부리는 아이라면 더 섬세하게 신경 써야 하고요. 생떼는 한번 시작되면 진정시키기 쉽지 않고, 부모가 지치기 시작하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기 힘들어 문제 행동이 더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생떼를 예방하는 부모의 노력은 크게 환경 조성, 적절한 전략, 부모의 태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일관성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아이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아기들은 환경이 자주 바뀌는 것보다 일관된 것을 좋아해요. 예측 능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세상은 아직 불안한 곳이거든요. 매일 비슷한 시간에 낮잠을 자고 식사를 하는 것, 살아가는 공간과 양육자가 자주 바뀌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이 세상의 상당 부분을 예측 가능하게 해 줘요. 예측 가능한 일상 속에서 아이들이 더 편안해하고 스트레스도 덜 받고 결과적으로 가장 잘 발달한다는 건 많은 연구가 뒷받침하고 있어요.

특히 여행이나 외출을 할 때 주의하셔야 해요. 환경 자체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이는 기본적으로 생떼를 쓰기 쉬운 상태가 될 수 있어요. 바뀐 환경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최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신경 써 주시고, 그래도 나들이 도중에 생떼를 부린다면 '지금 이 환경은 예측이 안 돼서 아이에게 힘들 수 있겠구나' 하고 한 번 더 이해해 주세요.

베싸는 최근에 일관성의 중요성을 제대로 느끼고 있어요. 이사를 했거든요. 집의 가구 배치도, 어린이집도, 다미를 돌봐 주시는 분도, 생활 패턴과 잠자는 시간도 조금씩 달라졌어요. 최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다미가 예상보다 더 힘들어하고 투정도 부리고 감정 조절도 잘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몇 주간 다른 일은 거의 미뤄 두고 일상 내내 옆에서 돌봤더니 이제 조금 적응하는 것 같아요.

"안 돼"를 자주 해야 하는 환경인지 점검하세요

아이에게 "안 돼"를 지나치게 자주 하는 것 같고 그 때문에 생떼가 잦다면, 애초에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지 점검해 보세요. 아이가 자꾸 찬장에 들어가려 한다고 해 볼게요. 아이가 무언가에 집착하고 궁금해하는 건 세상을 배우려는 열정으로 가득 찬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그런 아이의 환경에 찬장이라는 매력적인 존재를 떡하니 두고 들어가려 할 때마다 제재만 한다면 아이가 좌절할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셔야 해요.

허용해 줄 수 없는 행동이라면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아예 안 보이게 치우거나 바꾸는 식으로 환경을 조정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좋은 방법 하나는 안 된다고 해야만 하는 환경에서 일부를 떼어 내어 허용해 주는 거예요. 몬테소리에서는 '예스 스페이스'라고 불러요. 찬장을 없앨 수는 없으니 찬장이 세 개라면 "두 개는 들어가면 안 돼. 대신 이 찬장은 비워 놓을 테니 들어가고 싶으면 여기에만 들어가자"라고 말해 주는 거예요.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보다 아이의 욕구를 인정하고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는 타협점을 만드는 거죠.

아이들은 배우려는 충동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해도 같은 행동을 반복할 때가 있죠. 다미는 부모가 노트북 쓰는 걸 많이 봐서 그런지 키보드를 굉장히 만지고 싶어 해요. 안 된다고 계속 말해 줘도 눈치를 슬금슬금 보면서 또 손을 뻗죠. 이럴 때 내 인내심을 시험하나, 일부러 화나게 하려는 건가 싶어 확 짜증이 나는데, 이 짜증은 아이를 잘 이해하면 해소할 수 있어요.

정신과 의사가 쓴 책에 너무 인상 깊게 읽어서 다미가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할 때마다 떠올리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저자인 아빠는 LP판을 모으는데 아이가 계속 관심을 보였고, 만지려 할 때마다 못 만지게 했대요. 그러다 어느 날 아이가 결국 LP판을 만지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아빠, 제 손에서 나쁜 냄새가 나요." 정신과 의사인 아빠에게 이 말은 '참아 보려 하지만 제어가 안 돼서 슬퍼요, 제 손이 나쁜 손이 된 것 같아요'로 들렸대요. 아이는 스스로도 만지고 싶은 충동과 열심히 싸우고 있었던 거예요. 실랑이 끝에 이 아빠는 아이가 만져도 되는 LP판 하나를 정해 주고 다른 건 안 된다는 룰을 만들었어요. 허용해 주는 공간을 주면서 한계도 명확히 정해 준 거죠. 물론 그날부터 딱 정해진 것만 만지지는 않았겠지만, 부모가 다시 룰을 상기시키며 부드럽게 제지하고 이만큼은 허용해 준다, 여기가 한계다 하는 사실을 계속 알려 준다면 아이는 점차 스스로를 절제하게 돼요.

좌절하기 전에: 미리 알려주기와 선택지 주기

생떼가 일어나기 쉬운 상황에서 적절한 전략을 쓰면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어요. 전략은 아이가 좌절하기 전, 그리고 좌절했지만 아직 생떼로 번지기 전, 두 단계로 나눠 볼 수 있어요.

첫 단계의 핵심은 아이가 좌절을 겪지 않도록 돕는 거예요.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데 부모가 갑자기 "가자" 하고 결정해 버리면 아이는 자기에게 아무 선택지도 없다는 사실에 좌절할 수 있어요. 생떼를 가장 잘 쓰는 시기는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구가 가장 강한 시기고, 이 욕구를 존중해 주지 않으면 아이는 생떼로 보답하죠. 아이가 싫어하는 걸 어쩔 수 없이 시켜야 하는 상황은 하루에도 몇 번씩 생기는데, 이때 대처가 부모마다 달라요. 강압적인 부모라면 "안 돼, 이제 집에 가야 돼. 안 오면 엄마 혼자 갈 거야"라고 하겠죠. 아이의 욕구를 인정해 주지 않는 거예요. 이상적인 부모라면 더 놀고 싶은 욕구를 일단 인정하고, 그럼에도 어떻게 부드럽게 '집에 가기'라는 미션에 성공할지 고민할 거예요. 그 고민 자체로 이미 이상적인 육아 스타일에 가까워요.

첫 번째 전략은 미리 알려주기예요. 싫어하는 걸 해야 할 때 미리 언질을 줘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배려하는 거죠. 놀이터라면 나서기 10분 전에 이렇게 말해 주세요. "다미가 지금 재미있게 잘 놀고 있어서 집에 가기 싫지. 그런데 이제 집에 갈 시간이야. 우리 미끄럼틀 딱 세 번만 더 타고 가자." 이 한 번의 언질로 부모는 더 놀고 싶은 욕구를 인정해 주고 미끄럼틀 세 번을 허용해 주는 사람이 돼요. 내가 너의 욕구를 이만큼 허용해 주었어, 이제 집에 가는 거야. 따뜻하게 존중하되 성공적으로 통제도 하는 거예요.

두 번째 전략은 선택지 제시하기예요. 그 상황에서 아이가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통제감을 주는 방법이에요. 부모에게는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선택이라도 상관없어요. "이제 집에 갈 시간인데 이쪽 길로 갈래, 저쪽 길로 갈래?", "엄마한테 안겨서 갈래, 씽씽카 타고 갈래?", "토끼처럼 가 볼까, 개구리처럼 가 볼까?" 가능하면 대안을 제시하면서 고르게 하면 더 좋아요. 과자를 달라고 떼를 쓴다면 "오늘은 더 이상 과자를 먹을 수 없어. 토마토나 사과는 먹을 수 있는데 둘 중에 뭐가 더 좋아?" 하는 식으로요.

사람은 스스로 선택했을 때 그 결과에 더 만족한다고 해요. 어린아이는 더욱 그래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어른보다 훨씬 적은 아이들은 대부분 '내가 할 거야'라는 통제감의 욕구가 채워지지 못한 상태거든요. 그래서 스스로 선택하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주고 훨씬 수월하게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어요. 두 선택지 모두 결국 집에 가는 결과로 이어지는데도요. 양치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칫솔과 치약을 여러 개 준비해 고르게 하기, 칫솔질을 아빠가 할지 엄마가 할지 고르게 하기, 옷이나 신발을 직접 고르게 하기처럼 작은 선택의 기회를 최대한 많이 주세요. 앞선 글에서 소개한 뇌과학자의 책에서도 이런 작은 선택이 아이의 상위 뇌를 훈련시키는 좋은 방법이라고 해요.

주의할 것은 실제로 아이가 선택할 수 없는 것까지 물어보면 안 된다는 거예요. 다 같이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라면 "지금 저녁 먹을래?"보다 "이제 저녁 시간이야"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도 있죠. 모든 걸 하나하나 물어보고 아이 뜻을 100% 따라 주다 보면 아이에게 끌려가기만 하는 허용형 양육자가 되기 쉬운데, 허용형 양육도 바람직하지 않아요. 일상 속에서 작은 선택의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시라는 거예요.

좌절한 뒤에: 주의 돌리기와 재구성하기

아이가 절대 좌절하지 않도록 부모가 다 막아 줄 수는 없어요.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든 좌절하게 마련이고 거기서 배우는 것도 있죠. 너무 열심히 막아 주면 좌절감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없고요. 그래서 좌절한 뒤에 그 감정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가르쳐 주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해요. 이때 쓸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주의 돌리기와 재구성하기예요.

한 연구에서는 아이들이 좌절할 때 스스로 쓰는 전략 중 어떤 것이 효과적인지 살펴봤어요. 투명한 박스에 구멍이 뚫려 있고 안에 장난감이 있는데, 장난감이 구멍보다 커서 꺼낼 수 없는 상황이에요. 아이들은 여러 번 시도하다 좌절하는데, 이때 다양한 전략으로 좌절감을 해소하려는 모습이 관찰됐어요. 어린 아기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주의 돌리기였어요. 박스에서 의도적으로 관심을 거두고 다른 곳에 관심을 주는 거죠. 조금 더 큰 아이들에게는 역할놀이의 효과가 컸어요. 장난감에게 말을 걸거나 "나오고 싶지, 영차영차" 하면서 상황을 재구성해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한 거예요.

흥미로운 건 부모가 아이를 달랠 때 쓰는 효과적인 전략도 이와 일맥상통했다는 거예요. 어린 아기의 부모 상당수는 "어, 아빠 이거 뭐지?" 하는 식으로 관심을 돌렸고, 좀 큰 아이의 부모 중 능숙한 부모는 "박스에서 장난감이 안 나오네"에 집중하기보다 "장난감이 박스에서 나오기 무서운 걸까?" 하고 상황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는 재구성하기를 썼어요. 저자들은 이 유사성을 두고 아이가 부모로부터 좌절감을 해소하는 방법을 학습한다고 설명했어요. 부모가 주의를 돌려 주다 보면 아이는 '기분이 나쁠 때는 다른 데 주의를 돌리면 되는구나' 하고 스스로 써 보게 되고, 부모가 상황을 새롭게 바라보게 도와주면 아이 역시 자기가 잘하는 역할놀이 같은 방법으로 상황을 재미있게 바꾸려 하게 된다는 거죠. 실제로 다른 연구에서는 부모가 주의 돌리기를 자주 쓸수록 아이도 스스로 주의를 돌리는 전략을 자주 쓰는 경향이 있다는 걸 밝혔어요.

그러니 어릴 때는 주의 돌리기를, 좀 크면 재구성하기를 써서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걸 꾸준히 도와주세요. 아이는 스스로 좌절감을 극복하는 방법을 서서히 배우고, 좌절이 생떼로 바뀌는 일도 줄어요.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런 전략은 좌절감이 아직 낮고 생떼로 이어지기 전에 유효하다는 거예요. 이미 생떼를 부리기 시작했다면 아무리 다른 장난감을 들이밀거나 재구성을 해 줘도 그 감정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요. 아이들의 생떼 패턴을 면밀히 분석한 한 연구에서도 특정 시점 이전에는 부모의 개입이 효과적이지만 좌절감이 그 지점을 넘어선 뒤에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보고했어요. 그러니 좌절감이 커지기 전에 빠르게 쓰세요.

부모의 태도: 긍정적 상호작용, 감정 조절의 모범, 체벌 금지

먼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많이 해 주세요. 앞선 글에서 부모가 긍정적인 관심을 주지 않으면 아이는 부정적인 관심이라도 받으려고 생떼를 쓸 수 있다고 말씀드렸죠. 한 학자는 아이에게 한 번 부정적인 관심을 줬다면 다섯 번의 긍정적인 관심을 주라는 1대 5 법칙을 제시했어요. 우리 아이가 받는 부정적인 관심과 긍정적인 관심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 보세요.

그리고 좋은 감정 조절의 모범을 보여 주세요. 머리로는 아시겠지만 육아하다 보면 가장 지키기 어려운 지점이기도 해요. 아이가 이유식을 먹다가 숟가락을 던져서 음식이 사방에 흩어질 때 욱하는 마음, 저도 몇 번이나 겪었어요. 하지만 부모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아이는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을 배워요.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 소리 지르는 대신 말로 감정을 표현해 주세요. 아이가 말을 알아듣지 못할 만큼 어려도 괜찮아요. 어린아이는 주 양육자의 상태에 굉장히 민감해서 표정만 봐도 화났다는 걸 알아차리고, 부모가 화를 내지 않고 말로 표현하는 걸 지켜보면서 감정 표현 방법을 배우거든요.

아마 아시겠지만 체벌은 생떼를 포함해 어떤 문제 행동이든 악화시키기 때문에 어린아이에게는 절대 하지 않으시는 게 좋아요. 소아과학회를 비롯한 권위 있는 육아 관련 기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에요.

정리해 보면

  • 낮잠·식사 시간, 공간, 양육자를 일관되게 유지하세요. 외출할 때는 나머지 부분의 일관성에 더 신경 쓰세요.
  • "안 돼"를 자주 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대상을 치우거나 예스 스페이스를 만들어 일부를 허용하세요.
  • 싫어하는 일을 시키기 전에 미리 알려 주고, 작은 선택지를 주어 통제감을 채워 주세요.
  • 좌절한 아이는 어릴 때는 주의를 돌려 주고, 크면 상황을 재구성해 주세요. 생떼로 번지기 전에 빠르게요.
  • 부정적 관심 1에 긍정적 관심 5를 주고, 감정 조절의 모범을 보이고, 체벌은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