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예정일을 앞두고 임신 중에 새로 알게 된 것들, 그리고 진통이 시작된 새벽부터 아기를 만나기까지의 기록이에요. 첫째 때 임신하고도 몰랐던 게 많더라고요.

임신하면 몸이 당을 더 붙잡아 둬요

임신 중에 읽은 책에서 알게 된 건데, 엄마 몸은 태아를 잘 키우기 위해 조금만 먹어도 혈당이 잘 오르고 당을 저장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해요. 태아에게 당 에너지가 필요하니까요. 영양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던 시절에는 없는 에너지를 모아 아기에게 몰아주는 좋은 진화의 결과였는데, 요즘은 오히려 영양이 넘치는 경우가 많아서 혈당이 지나치게 높아지기 쉽고 그 당이 태아에게도 전달될 수 있어요. 그래서 임신 중에는 당을 많이 먹는 걸 조심해야 한다는 거죠.

저도 빵을 워낙 좋아해서, 임신 전에는 몸 관리한다는 명분으로 참다가 임신하고 나서 좀 놓아 버렸거든요. 이 내용을 읽고는 다시 조심하고 있어요.

가장 조심할 건 열이에요

임신 중 응급 상황 중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열이라고 해요. 열 자체가 발달 기형의 원인이 될 수 있고, 특히 임신 초기가 가장 중요해요. 이 시기의 발열은 아기의 신경관 결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체온이 38도가 넘으면 무조건 병원에 가서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임신 중에 사람 많은 곳을 조심하라는 것도 결국 열이 났을 때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임신 중 태아가 고열에 노출된 빈도와 자폐 발생 빈도가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요. 산모가 고열을 세 번 이상 겪은 경우 자폐 발생 위험이 3배 넘게 높아졌다고 해요. 저는 다행히 임신 기간 내내 열이 한 번도 나지 않았어요.

출산 후 머리카락, 빠져도 다시 나요

출산 후에 머리가 한 움큼씩 빠진다고 스트레스받는 분들이 많죠. 원래 머리카락은 모낭에서 나서 자라다가 어느 정도 성숙하면 빠지고 새로 나기를 반복해요. 그런데 임신 중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에스트로겐이 머리카락을 계속 성장기에 머물게 해요. 평소 하루 50~80개가 빠진다면 임신 중에는 5~10개 정도만 빠질 만큼 머리카락이 잘 안 빠지는 거예요.

출산 후 호르몬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그동안 안 빠졌던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길게는 6개월까지 계속 빠져요. 그리고 출산 1년쯤 되면 그 자리에서 새 머리카락이 올라와 2~3cm짜리 잔머리가 많이 보이게 된다고 해요. 원래대로 다 돌아온다고 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둘째가 오기 전, 다미와의 유대부터

둘째를 낳을 준비를 하면서 제가 신경 쓴 건 첫째 다미와의 유대를 더 단단히 하는 거였어요. 둘째가 태어나면 부모의 관심을 빼앗기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잖아요. 그걸 동생 때문이라고 여기게 되면 동생과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고, 아이 둘을 평화롭게 키우려면 그 관계가 정말 중요하니까요. '동생이 태어나서 엄마 아빠가 너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지 않았어요.

다미는 원래 침대 없이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잤는데, 누우면 엄마 얼굴이 안 보이니까 요새 자꾸 제 침대로 기어 올라와서 같이 자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침대보다 살짝 낮은 침대를 사서 옆에 붙여 줬어요. 옆에 붙어서 자되 저한테까지 굴러오지는 못하게요. 지금까지 아주 잘 되고 있어요. 다미는 잘 때 엄마 얼굴이 보여서 너무 좋다고 하고, 자기 전에 붙어서 스킨십도 대화도 많이 할 수 있고, 막상 잠들면 굴러와서 제 잠을 방해하지는 않으니까요.

진통이 시작된 날

원래 예정일은 전날이었는데 아기가 안 나와서 병원에서 유도분만을 하러 오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새벽 4시쯤부터 진통이 조금씩 주기적으로 오는 것 같았어요. 사실 유도분만보다는 준비가 돼서 오는 진통으로 자연스럽게 낳고 싶었거든요.

제가 읽은 한 산부인과 교수님의 칼럼에서는, 아기가 몸 밖으로 나올 준비가 되는 시점을 40주 1일이 됐으니, 3kg이 됐으니 하는 식으로 무 자르듯 정할 수는 없다고 했어요. 아이마다 개인차가 있고 몸집도, 엄마의 영양 상태도 다르니 언제 충분히 성숙했는지는 아이가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거죠. 그런데 요즘은 평균에 맞추는 걸 바람직하게 여기다 보니,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병원에서 유도분만을 권하는 게 좋은 일인지 이견이 있더라고요. 의학적으로 필요하면 당연히 해야겠지만, 가능하면 자연 진통으로 낳고 싶었던 이유예요.

병원 근처에 왔을 때 진통이 15분 간격으로 확실하게 오길래, 10분 간격이 되면 들어가기로 하고 마침 근처에 있던 서울대 캠퍼스를 산책했어요. 남편이 회사 선배이던 시절 저에게 고백했던 벤치에도 앉아 봤고요. 한 시간쯤 걷고 나니 진통 주기가 10분으로 줄어서 병원으로 갔어요.

무통주사, 그리고 30분

병원에 도착한 건 오전 10시쯤이었어요. 내진해 보니 자궁 입구가 2cm 정도 열렸다고 해서, 더 열릴 때까지 분만실에서 기다렸어요. 그때까지는 여유가 넘쳤죠. 진통 주기가 짧아지면 무통주사를 놓아 주신다고 했는데,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강도는 세져서 두어 시간 뒤에는 너무 힘들어서 무통주사를 요청했어요. 무통주사를 맞으니 잠도 잘 수 있을 정도로 고통이 안 느껴지더라고요.

짧은 행복이 지나가고 아기가 아래로 훅 내려오는 게 느껴지면서 아까보다 아래쪽에서 강한 진통이 왔어요. 간호사님들이 여러 명 들어와 침대를 분만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바쁘게 오가기 시작했는데, 좀 무서워서 눈물이 찔끔 났어요. 남편도 정신이 없어서 이 부분은 찍지 못했지만, 체감으로는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아직 출산 전이신 분들을 위해 조금 설명드리면, 분만이 시작되면 1~2분 간격으로 진통이 와요. 진통이 올 때 변을 보는 것처럼 아래로 힘을 주다가, 더는 못 주겠으면 그만두고 몇십 초 쉬면서 다음 진통을 기다리는 걸 아기가 나올 때까지 반복해요. 중간에 힘을 주다가 '못 나올 것 같은데' 하는 좌절감과 공포가 잠깐 들었어요. 그러다 "나오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안도감이 지금도 강하게 기억나요. 그때가 되면 힘을 아주 많이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오거든요.

출산 다음 날, 역시 자연분만은 회복이 빨라서 거의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어요. 저는 병원에서 바로 집으로 갈 예정이라 출산 준비물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아기를 돌보는 데 없는 것들을 주문했어요.

정리해 보면

  • 임신 중에는 혈당이 쉽게 오르고 당을 저장하려는 몸이 되니 당 섭취를 조심하세요.
  • 임신 초기 발열은 발달 기형과 관련이 있어요. 38도가 넘으면 바로 병원에 가세요.
  • 출산 후 탈모는 임신 중 안 빠졌던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빠지는 것이고, 1년쯤 지나면 다시 자라요.
  • 둘째가 오기 전에 첫째와의 유대를 먼저 챙기세요.
  • 아기가 나올 준비는 아이마다 다르니,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연 진통을 기다려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