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3.11 · 11:53
때리고, 던지고, 꼬집는 아기의 공격성, 어떻게 대처할까요
두세 살의 공격성은 정상 발달이에요. 부모가 먼저 차분해지고, 감정을 읽어 준 뒤 아프게 하지 않는 표현 방법을 알려 주세요.
두 돌 무렵 아기들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면 던지거나 때리는 식으로 공격성을 드러내곤 해요. 주로 부모를 향하지만, 낯선 사람이나 또래에게 위협을 느끼는 아이는 모르는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죠. 특히 엄마들이 많이 당황하시는 것 같아요.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면 좋을지 정리해 볼게요.
아이의 공격성, 비정상일까요?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공격성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지 않으셨으면 한다는 거예요. 공격성은 아주 본능적인 것이고, 동물의 생존에 필수적인 부분이거든요. 현대 사회에서는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는 쪽이 오히려 생존에 유리하게 바뀌었지만, 우리 뇌가 진화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시기는 가장 길었던 수렵 채집 시기예요. 그 환경에서 공격성은 인류 전체의 생존에 필요한 특성이었고, 일정 비율의 개체는 공격성을 더 잘 느끼고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유전적 기질을 타고났어요.
공격성은 어른에게도 있어요. 사람들이 폭력적인 영화를 보고, 죽이고 때리는 게임을 즐기는 이유가 공격성이 본능으로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어른은 그런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축구나 복싱을 하는 식으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형태로 표출하죠. 이렇게 표현하려면 전전두엽, 이성적인 뇌의 발달이 필요해요. 그래서 아직 어린 아이들은 공격성을 보일 수밖에 없어요.
일곱 살인데도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걱정하셔야 하고 소아정신과에 데려가셔야 해요. 대여섯 살에도 조금 걱정하실 필요는 있다고 봐요. 하지만 그보다 어린 아이라면 일단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대처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받아들임이 가장 중요해요. 내 머릿속의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아이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 '공격성은 누구에게나 있고, 우리 아이는 기질적으로 그게 조금 더 있고, 나는 이걸 더 잘 표출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거야'라고요.
부모가 먼저 차분해져야 해요
공격적인 아이는 보통 부정적인 정서를 함께 겪고 있어요. 부정적인 감정을 겪는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차분한 부모의 존재라고 하죠. 정말 그래요. 한 사람이 화를 내는데 상대가 차분하게 있으면 화가 가라앉거든요.
부모가 먼저 차분해지려면 공격성은 나쁜 것도 걱정할 것도 아닌 정상적인 발달 단계라는 걸 정말로 받아들여야 해요. 아이가 나를 공격해서 화가 날 때, 다른 사람을 공격해서 낯 뜨겁고 미안한 감정이 올라올 때, '그럴 수 있다' 하고 너무 동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해요. 아이의 부정적 감정에 대처하는 정석은 모든 훈육에서 같아요. 내가 차분할수록 아이도 진정한다, 이걸 생각하고 차분해지는 게 첫 번째예요.
감정을 읽어 주고, 그다음에 훈육해요
던져도 되는지 몰라서 던지는 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공격성이 나타난 거라면, 먼저 그 감정을 읽어 줘요. "네가 쌓으려던 게 자꾸 무너져서 화가 났구나", "네 마음대로 안 돼서 짜증이 나는구나" 하고요. 부모가 이렇게 말로 표현해 주지 않으면 아이는 자기 감정을 잘 이해하기 어려워요. 나도 네 감정을 알고 있다는 걸 알려 주기만 해도 감정의 강도가 절반 이상 떨어진다고 해요.
그다음에 훈육을 해요. 그래야 아이가 더 잘 받아들이거든요. 너의 감정은 괜찮지만, 그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가운데 남이나 너 자신을 아프게 하는 공격적인 방식은 절대 안 된다고 이야기해 주는 거예요. "그래도 때리면 안 돼. 아파." 이렇게 짧고 간단하게요. 아프지 않게 어깨를 잡고, 아이의 주의가 부모에게 와 있을 때 말해 주세요.
"때리면 안 돼" 대신 무엇을 알려 줘야 할까요
대안을 주면 더 좋아요. 아이에게 준 이유와 연결해서 생각해 보세요. "때리면 안 돼, 아파"라고 했다면 아프지 않은 것은 때려도 된다는 뜻이잖아요. 우리는 아이에게 때리지 마, 던지지 마 하면서도 장난으로 옆 사람을 살살 치기도 하고, 이불을 팡팡 털기도 하고, 모기를 때려잡기도 해요. 허용되는 상황이 분명히 있는데 그냥 "안 돼"라고만 하면 아이는 헷갈리겠죠. 그래서 뭐가 정말 안 되고 뭐가 되는지를 알려 주는 게 좋아요.
"때리고 싶으면 네 인형을 때려." "던지고 싶으면 이 가벼운 걸 던져. 무거운 건 던지면 쿵 소리가 나서 안 되거든." 이렇게 명확하게 설명해 주면 아이는 '부모가 내 분노를 금지하는 게 아니구나. 화가 나도 표현할 방법이 있구나. 다만 사람을 때리는 건 아프니까 안 되는구나' 하고 더 잘 이해해요. 이런 경험이 쌓이면 화가 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스트레스와 위협감이 낮아지고, 감정을 더 자신 있게 통제할 수 있게 돼요.
"말로 표현하세요"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아이가 웬만큼 크기 전까지는 그게 이상적인 대처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무 어렵거든요. 부부 싸움을 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났는데 말로 하라고 하면 못 하는 걸 하라는 거니까 화가 더 나겠죠. 정말 던지고 때릴 정도로 화가 났다면, 특히 남자아이 중에는 몸으로 행동을 해야만 풀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어릴 때는 남을 아프게 하지 않으면서 몸을 써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깨물 수 있는 무언가, 던져도 되는 고무공, 화를 푸는 동작, 바깥이라면 발 구르기, 부모가 힘들지 않다면 소리 지르기도 대안이 될 수 있어요. 어른도 화가 났을 때 소리 한번 지르면 많이 가라앉잖아요.
이런 방법에 기댄다고 아이가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만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건 절대 아니에요. 지금 던지게 허락하면 평생 던질 거라는 생각은 아이의 뇌가 지금 수준에 멈춰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렇지 않거든요. 공격성 때문에 고민하는 두세 돌 아이들은 뇌 발달 단계상 감정조절 능력이 당연히 미숙해요. 앞으로 전두엽이 더 발달하면 그런 도구 없이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되고, 부모도 아이가 크는 데 맞춰 "이제 말로 한번 해 보자" 하고 모범을 보이면서 매일 가르쳐 주고 있으니 결국 더 잘 해내게 돼요.
기질적으로 공격적인 아이라면
아이가 전반적으로 공격적이라면 기질 때문일 수 있어요. 그럴 때는 공격성을 건강하게 표출할 기회를 많이 주는 게 도움이 돼요. 공격적인 성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놀이가 있는데, 아빠와 침대 위에서 뛰거나 달리거나 레슬링을 하는 것 같은 격렬한 몸놀이(rough-and-tumble play)예요. 이 놀이의 정서적 이점과 방법을 상세히 알려 주는 좋은 책도 있으니, 아이가 많이 공격적이라면 아빠에게 건네 주세요.
종이를 찢고 구기고 던지는 놀이, 야외에서 마음껏 뛰어다닐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해요. 자동차끼리 쿵 부딪히기, 공룡 피규어로 으르렁대기, 블록을 높이 쌓았다가 와르르 무너뜨리기, 칼싸움 같은 놀이도요. 오히려 공격성을 부추기는 건 아닌지 걱정하실 수 있는데, 머리를 자르고 피를 흘리는 식의 테마로 가는 게 아니라면 공격적인 성향의 놀이가 아이 정서 발달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꽤 있어요.
그러니 공격성을 없애거나 누르려 하지 마시고, 건강하게 표출하도록 도와주면서 감정조절 능력이 자랄 때까지 기다리고 지지해 주세요. 1년 뒤에는 내가 그걸 왜 걱정했지 싶을 만큼 아무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아요.
정리해 보면
- 두세 살의 공격성은 본능이자 정상적인 발달 단계예요.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먼저 받아들이세요.
- 부모가 차분할수록 아이도 진정해요. 부모가 먼저 차분해지세요.
- 감정을 말로 읽어 준 다음에 "때리면 안 돼, 아파"처럼 짧게 한계를 알려 주세요.
- 인형 때리기, 가벼운 공 던지기처럼 남을 아프게 하지 않는 표현 방법을 대안으로 주세요.
- 기질적으로 공격적인 아이는 격렬한 몸놀이로 건강하게 표출할 기회를 많이 주세요.
- 일곱 살이 되어서도 공격적인 행동이 이어지면 소아정신과 등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같은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