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4.04 · 14:04
6개월부터 36개월까지, 매일 하는 주의력 놀이 12가지
까꿍놀이부터 분류·퍼즐 놀이까지, 6개월~36개월 아이의 실행 기능을 키우는 놀이 12가지를 정리했어요.
아이의 실행 기능은 특별한 교구가 아니라 매일의 놀이 속에서 자랍니다. 앞선 글에서 이 능력이 다양한 놀이를 통해 길러진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실행 기능 발달에 특히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연령별 놀이를 하나하나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6개월부터 36개월까지를 다루고, 3~5세를 위한 보드게임 추천은 다음 글에서 이어갈게요.
기억하고 기다리는 놀이
까꿍놀이는 아기들에게 가장 익숙한 놀이지만, 여기에도 실행 기능의 기초가 담겨 있어요. 부모가 사라진 뒤에도 그 모습을 마음속에 담아 두는 작업 기억력이 자라고, 다시 나타날 순간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충동 억제의 기초가 길러지거든요. 사라진 자리와 다른 곳에서 나타나는 식으로 변형을 주면 예측하는 힘까지 함께 훈련할 수 있어요.
무릎 위에 아이를 올려놓고 노래를 불러 주다가 마지막에 살짝 신체 자극을 주는 놀이도 비슷한 원리예요. 반복하다 보면 아이는 곧 올 자극을 예측하면서도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반응을 참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작업 기억력과 충동 억제 능력이 함께 자랍니다.
숨기 놀이는 까꿍놀이의 연장선이에요. 스카프 아래에 장난감을 숨겼다가 마음을 바꿔 다른 곳에 숨기면, 아이는 장난감이 최종적으로 어디 있는지 계속 생각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아이가 좀 더 크면 부모가 숨고 아이가 찾는 숨바꼭질로, 나중에는 물건을 몰래 숨기고 찾게 하는 놀이로 확장할 수 있어요. 부르는 소리를 듣고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참는 것도, 이미 찾아본 곳을 기억해 두는 것도 모두 훈련이 됩니다.
보고 따라 하는 놀이
모방 놀이는 쉬워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꽤 어려운 과제예요. 부모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을 마음속에 담아 두었다가, 자기 차례가 왔을 때 그대로 재현해야 하니까요. "엄마가 다미 따라 한다"처럼 말해 주며 부모가 먼저 아이 행동을 따라 하고, 그다음 아이에게 "이제 엄마 따라 해" 하고 동작을 보여주면 됩니다. 동작이 잘 안 떠오를 땐 활동 카드를 활용해도 좋고, 블록 세 개 쌓기처럼 장난감을 활용한 동작을 만들어도 괜찮아요. 나이가 들수록 단계를 늘려 가며 복잡한 동작을 따라 하게 해 주세요.
간단한 역할 놀이는 모방 놀이의 연장으로 이끌어 줄 수 있어요.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쓰는 척을 하고 아이에게 건네주면 아이도 따라 하는 식으로, 실생활의 한 장면을 번갈아 재현하는 거예요. 테이블 닦기, 분무기로 창문에 물 뿌리고 닦기 같은 몬테소리의 일상생활 활동도 이런 식으로 놀이처럼 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역할 놀이를 스스로 이끌게 되면, 부모가 먼저 시범을 보일 필요는 점점 줄어들어요.
손 유희도 같은 맥락이에요. 노래에 맞춰 손가락 동작을 하려면 아이는 동작을 기억하고 그대로 손으로 옮겨야 하니 작업 기억력이 훈련됩니다. "아빠 손가락 아빠 손가락 어디 있나" 같은 노래는 다들 한 번쯤 해 보셨을 텐데, 저는 정작 다미를 키울 때 이런 노래를 거의 안 불러 줬거든요. 실행 기능에도 좋은 줄 알았다면 좀 더 부지런히 찾아서 해 줬을 것 같아요.
몸으로 참아 보는 놀이
"날 따라 해봐요"는 리더가 동작을 하면 나머지가 따라 하고, 리더가 동작을 바꾸면 다시 그대로 바꿔 따라 하는 놀이예요. 모방 놀이와 같은 결이죠. 그대로 멈춰라는 신나는 노래를 틀어 놓고 춤을 추다가 노래가 뚝 끊기면 그 순간 동작을 딱 멈추는 놀이입니다. 춤추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는 연습이 되죠. 머리어깨무릎발처럼 가사에 맞춰 정해진 손동작을 하는 노래 놀이도 비슷해요. 가사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면서 다음 동작을 떠올려야 하니 작업 기억력과 주의 조절력, 충동 억제 능력이 함께 자랍니다.
규칙을 기억하며 노는 놀이
분류 놀이는 이 시기부터 등장하는 좀 더 정적인 놀이예요. 저는 사실 다미가 어렸을 때 굳이 분류 놀이용 장난감을 사야 하나 의문이 있었는데, 막상 선반에 놓아두니 아이가 자발적으로 가서 분류를 하더라고요. 분류 놀이가 실행 기능에 좋은 이유는 "같은 색깔끼리", "같은 모양끼리" 같은 기준, 즉 규칙을 계속 기억하면서 그 규칙대로 물건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에요. 한 연구에서는 아이가 어떤 속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 속성을 라벨링할 때, 예를 들어 꽃의 색깔을 "빨강"이라고 이름 붙일 때 좌측 전두엽이 활성화되고, 이것이 실행 기능 발달로 이어진다는 걸 밝히기도 했어요. 아이와 이야기할 때 색이나 크기, 모양 같은 속성을 부모가 적극적으로 라벨링해 주면 도움이 됩니다.
색깔별로도 모양별로도 규칙을 바꿔 분류할 수 있는 장난감이 있으면 인지적 유연성까지 기를 수 있어요. 꼭 전용 장난감이 아니어도 크기가 다른 폼폼을 준비해서 크기별로, 색깔별로 번갈아 모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좀 더 크면 "이상한 분류 게임"도 해 볼 만해요. 작은 폼폼은 큰 그릇에, 큰 폼폼은 작은 그릇에 넣는 식으로 직관과 반대되는 규칙을 정해 주면 아이는 생각보다 어려워하지만, 그만큼 충동 억제 연습이 됩니다.
퍼즐 놀이를 할 때 아이는 각 피스의 색이나 모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이 과정에서 기초적인 계획 능력이 자랍니다. 두 피스짜리부터 시작해서 난이도를 조금씩 높여 가면서 성취감과 주의력을 함께 키워 주세요. 이 시기 후반이 되면 역할 놀이가 점차 놀이의 중심이 됩니다. 장난감을 적당히 구비해 주고, 부모가 좋은 놀이 파트너가 되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정리해 보면
- 까꿍놀이: 사라지는 위치를 바꿔 가며 예측하는 재미를 더해 보세요.
- 무릎 위 놀이: 마지막 자극을 예측하며 기다리게 해 보세요.
- 숨기 놀이·숨바꼭질: 찾은 곳과 못 찾은 곳을 기억하며 놀게 해 보세요.
- 모방 놀이: 카드나 장난감으로 따라 할 동작을 만들어 보세요.
- 간단한 역할 놀이: 청소하는 척처럼 일상 장면을 번갈아 재현해 보세요.
- 손 유희: 쉬운 노래부터 손동작을 함께 기억해 보세요.
- 날 따라 해봐요·그대로 멈춰라: 몸을 움직이다 딱 멈추는 순간을 넣어 보세요.
- 분류 놀이: 색깔, 모양처럼 기준을 바꿔 가며 나누게 해 보세요.
- 퍼즐 놀이: 두 피스부터 시작해 난이도를 천천히 높여 보세요.
- 역할 놀이: 장난감을 갖춰 주고 부모가 놀이 파트너가 되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