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는 일에 집중이 잘되시나요. 아이와 놀 때 10분 이상 진득하게 집중할 수 있으신가요. 많은 학자들이 현대인이 하나에 길게 집중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20분짜리 영상 하나, 책 한 권을 끝까지 보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거예요. 아이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ADHD 유병률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늘고 있고, 예전보다 더 많은 자극과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자라는 요즘 아이들의 뇌도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어요.

지난 9개월간 주의력 시리즈를 통해 영유아의 주의력이 어떻게 발달하는지, 개인차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태도와 활동이 도움이 되는지 살펴봤습니다. 오늘부터는 집중력의 위기라는 이 시대에 어떤 라이프스타일이 주의력을 지키고 키워주는지 이야기해보려 해요. 사회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개인 차원에서는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 가족만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마음챙김입니다.

마음챙김은 명상이나 요가와는 다릅니다

마음챙김이라는 말을 들으면 낯설거나 명상, 요가 같은 걸 떠올리시는 분도 있을 거예요. 물론 관련은 있지만, 오늘 이야기가 "아이와 명상하세요"로 끝나지는 않을 겁니다.

마음챙김은 연구 역사가 40년 정도 된, 과학적으로 많이 연구된 분야예요. 최근 스마트폰 중독이나 ADHD 같은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더 주목받고 있고, 마음챙김 훈련이 주의력 강화, 스트레스 감소, 행복감 증진,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로 이어진다는 연구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최근 공교육에 마음챙김 교육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이 명상 수업을 지루해하고 생활 속 실천 비율이 낮아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해요. 마음챙김은 일주일에 한 번 명상이나 요가를 억지로 시킨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큰 삶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챙김에도 어머니와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이 있어요. 하버드대 최초의 여성 종신교수인 사회심리학자 엘렌 랭어가 어머니로, 전 세계에 명상을 유행시킨 매사추세츠 의대의 존 카밧진 교수가 아버지로 자주 언급됩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으로 관통하는 테마가 있어요. 바로 알아차림입니다. 평소 알아차리지 못하던 것을 계속 알아차리며 사는 것, 그게 마음을 챙기며 사는 것이죠. 오늘은 좀 더 대중화된 존 카밧진 교수의 방식으로, 개인의 내부 감각을 알아차리는 데 집중하는 접근입니다. 마인드풀 이팅은 음식을 먹을 때 혀의 움직임, 맛과 질감, 냄새를 온전히 느끼며 먹는 것을 뜻해요. 반대로 마인드리스하게 먹는다는 건 다른 생각이나 영상 같은 자극에 정신이 팔린 채 음식을 입에 넣는 것이고요.

자발적 주의를 되찾는 연습입니다

마음챙김이 왜 주의력을 향상시키는지 뇌과학 메커니즘은 연세대 김주환 교수님의 책 『내면소통』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관심 있으면 읽어보세요. 여기서는 간단히만 짚을게요.

주의력 시리즈 초반에 주의력을 자발적 주의와 비자발적 주의로 나눠 설명한 적이 있죠. 의지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어딘가에 주의를 쏟는 게 자발적 주의, 외부 자극에 그냥 이끌려가는 게 비자발적 주의입니다. 어린아이는 주의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아직 덜 성숙해 비자발적 주의에 더 많이 영향을 받고, 그래서 부모가 아이를 성급하게 "산만하다"고 판단하는 일도 생깁니다.

자발적 주의는 근육처럼 의식적으로 많이 쓸수록 자랍니다. 그런데 현대인의 삶은 비자발적 주의에 너무 많이 지배되고 있어요. 임상심리학자 루시 조 팔라디노 박사는 이를 "주의력 날치기"라고 표현했습니다. 자극으로 가득한 도시 환경, 오락과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는 삶의 방식, 심심함을 죄악처럼 여기며 끊임없이 생산적이거나 재미있는 걸 해야 한다는 강박이 우리 주의력을 계속 빼앗아가는 거예요. 어린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이런 자극에서 벗어나 다소 심심하고 지루하게 저자극으로 보내야 하는 시간이 이어지죠. 아이와 단순한 놀이를 20분만 해도 지루하다고 느끼거나 자꾸 휴대폰이나 TV로 눈이 간다면, 비자발적 주의에 너무 익숙해진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음챙김은 이런 우리에게 자발적 주의를 쓸 기회를 줍니다. 명상은 비자발적 주의의 정반대편에서, 가만히 앉아 몸의 감각이나 호흡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활동이에요. 처음엔 5분도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점점 길게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뇌가 천천히 바뀌며 집중력과 작업기억력을 비롯한 주의력의 여러 요소가 향상된다는 게 연구로 밝혀져 왔습니다. 부모가 마음챙김을 실천하면 아이와의 삶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이는 공동주의를 통해 아이의 집중력 발달에도, 부모의 스트레스와 긍정성을 통해 아이의 여러 발달 영역에도 좋은 영향을 줍니다.

마음챙김 자전거 타기

명상이 아니어도 마음챙김은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습니다. 한 심리치료사가 쓴 『바쁜 엄마를 위한 5분 마음챙김』이라는 책에는 일상에서 마음챙김을 적용할 다양한 방법이 나오는데, 저는 올해 초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실천해본 게 마음챙김 자전거 타기였어요.

지금은 만삭이라 못 하지만, 예전에는 첫째 다미를 하원시키러 갈 때 자전거를 탔습니다. 마음챙김을 공부하기 전에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거나 팟캐스트를 들으며 자전거를 탔어요. 자전거는 그냥 이동 수단이었고, 저는 자동화 모드로 달리면서 생각의 파편들이나 팟캐스트 소리에 계속 주의를 빼앗기고 있었던 거죠. 마인드리스하게 자전거를 탄 것이었어요.

마음챙김을 공부하고 나서는 자전거를 타는 그 행위와 그때 제 내부 감각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봤습니다. 허벅지 근육이 얼마나 당기는지 느껴보고,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고, 눈에 보이는 풍경을 새로운 마음으로 찬찬히 관찰해봤어요. 마음챙김은 이렇게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새롭지 않다고 느껴지던 것을 새롭게 보려는 태도를 강조합니다. 저절로 주의를 끄는 강한 자극이 아니라 일상의 잔잔한 대상에서 주의를 기울일 요소를 내가 능동적으로 찾아보는 것, 그게 주의력 훈련이 됩니다. 가장 좋은 건 아이와 함께할 때 이렇게 해보는 거예요. 장난감 자동차 바퀴가 굴러가는 모습을 아이와 함께 새롭게 관찰하고, 어떤 소리가 나는지 같이 귀 기울여 듣고 말로 표현해주는 식으로요.

아이와 함께, 심심함에 익숙해지기

마음챙김에서 또 하나 중요한 건 심심함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부모도, 아이도요. 요즘은 심심하면 즉각 재미를 주는 스마트폰이 늘 손에 있다 보니 부모들도 심심함을 잘 못 견뎌요. 아이가 심심하다고 하면 책을 읽어주거나 놀거리를 챙겨주거나 밖으로 나가는 등 어떻게든 해결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심심할까 봐 미리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분들도 봤어요.

하지만 마음챙김의 관점에서 보면 심심한 상태는 꼭 필요합니다. 강한 외부 자극 없이 잔잔한 현실에서 느껴지는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새롭게 바라볼 좋은 기회가 되거든요. 저는 어릴 때 심심하다고 하면 엄마가 "심심하면 간장 찍어 먹어"라고 하셨어요. 네가 알아서 해결하라는 뜻이었죠. 책을 읽거나 놀이터에 나가기도 했지만, 그냥 누워서 천장을 보거나 바닥에 귀를 대고 아랫집 소리를 듣거나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기도 했어요. 이런 순간들이 다 마음챙김의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심심하다고 하면 그냥 두거나, 늘 하던 활동에서 새롭게 뭔가를 함께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보세요. 색칠 도안을 준비해주기보다 평소처럼 선을 그으며 그림이 그려지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볼 수도 있고, 물병을 돌리며 햇빛에 색이 변하는 걸 구경할 수도 있어요. 천천히 걸으며 다리 근육이 움직이는 느낌을 느껴보거나, 눈을 감고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들어볼 수도 있고요. 중요한 건 저희 엄마가 그러셨던 것처럼, 아이가 심심하다고 할 때 그걸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예요.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닻 내리기

마음챙김 훈련을 활용하면 좋은 또 다른 순간은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입니다. 감정에서 주의를 돌려 내적 감각이나 호흡에 집중하는 것은 좋은 주의력 훈련이 돼요. 마음챙김에서는 이렇게 특정 신체 부위나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닻 내리기"라고 표현합니다. 이리저리 표류하는 배가 감정이라면, 닻을 내려 집중하게 함으로써 감정을 진정시키고 평화를 되찾는 거예요.

감정이 최고조일 때 말고 조금 진정된 뒤에, 화가 나는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느껴보게 해주세요. 제가 언젠가 화가 난 다미에게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얼굴이 뜨겁지"라고 물어보니, 다미가 잠시 생각하더니 "심장이 몸속에서 쿵쿵 돌아다니는 거 같아"라고 답한 적이 있어요. 이렇게 신체 감각을 느껴보게 한 다음, 몸의 다른 부분이나 호흡에 집중하는 연습을 시켜주세요. 아이마다 집중하기 쉬운 감각이 다르니, 꼭 호흡이 아니어도 됩니다. 넷까지 세며 숨을 쉬어도 되고, 손금을 손가락으로 따라가거나 머리카락의 감촉에 집중하거나 주먹을 세게 쥐어 손톱이 눌리는 감각에 주의를 기울여도 됩니다. 중요한 건 어떤 감각에 닻을 내리듯 집중시키면서 차분해지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마음챙김 자료에서는 평소의 마인드리스한 상태를 스노우볼에 비유하곤 해요. 스노우볼을 흔들면 눈 조각들이 떠다니며 뿌옇게 흐려지듯, 수많은 자극과 생각, 걱정 속에서 소용돌이치며 살면 뭔가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가만히 두면 눈 조각이 가라앉고 그제야 선명하게 보이는 것, 그게 마음챙김이 다다르려는 상태입니다.

정리해 보면

  • 마음챙김은 명상이 아니라도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습니다.
  • 자전거 타기, 걷기처럼 늘 하던 일도 몸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며 해보세요.
  • 아이가 심심하다고 할 때 바로 해결해주기보다 그 상태를 크게 개의치 마세요.
  • 아이가 감정이 격할 때는 진정된 후 신체 감각이나 호흡에 집중하도록 도와주세요.
  • 부모가 먼저 자발적 주의를 연습하면 아이의 주의력 발달에도 좋은 영향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