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3.10 · 11:52
유아기에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영양소, 철분과 칼슘
급성장기에 가장 중요하면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는 철분과 칼슘이에요. 함께 먹여도 흡수 걱정은 크지 않아요.
유아기에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영양소는 뭘까요. 서울대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영양제 전문 채널 약튜브를 운영하는 원 약사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아이가 잘 먹고 있는 건지, 영양제를 챙겨야 하는 건지 고민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왜 철분과 칼슘일까요
리서치에 진심인 사람답게 인터뷰 전에 자료를 먼저 찾아봤어요. 검증된 의료 정보를 다루는 웹MD와 한 소아 의료기관 홈페이지에서 유아기에 특히 중요하다고 꼽은 영양소를 정리해 보니 철분, 칼슘, 비타민 C, 비타민 D가 겹치더라고요. 모든 영양소가 다 중요하지만, 중요성에 비해 아이들이 식단으로 먹기 쉽지 않아 놓치기 쉬운 영양소 위주로 꼽힌 것 같아요. 한국 자료도 봤어요. 만 1~2세와 3~5세 아이 중 각 영양소를 권장량 미만으로 먹는 비율을 보여 주는 2021년 국가 영양 통계인데(비타민 D는 식품만으로 섭취하는 영양소가 아니라 통계에 없어요), 권장량 미달 1, 2위를 다투는 영양소가 철분과 칼슘이었어요.
원 약사님 설명은 이래요. 영양소 권장량은 각 나이대의 요구량에 따라 정해지는데, 급격히 성장해야 하는 생의 초기에는 철분이나 칼슘 같은 미네랄이 가장 중요해요. 특히 철분은 결핍되기 쉬워서 전 세계적으로 결핍이 가장 흔한 영양소 중 하나고, 성장과 뇌 발달에 꼭 필요해서 영유아기에 더 신경 써야 하고요. 성인 빈혈과 다른 점도 있어요. 성인은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다 나중에 철분제를 먹어도 회복할 수 있지만, 영유아기에 딱 그 시기에 부족한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나중에 되돌리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래서 적합한 시기에 보충해 주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영유아기에 철분과 칼슘이 부족해지기 쉬운 이유
보통 아이가 어릴수록 몸무게가 적으니 영양소 요구량도 그에 비례해 적기 마련이죠. 그런데 철분은 예외적으로 영유아기의 요구량이 성인 남성의 요구량을 넘기도 할 만큼 높아요. 그에 비해 아이들은 어른보다 식사량이 적고 편식하는 아이도 있어서 철분 섭취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요. 철분 자체는 다양한 식품에 들어 있어서 골고루 충분히 잘 먹으면 어렵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그 '골고루 충분히'가 어려운 거예요.
베싸도 아이를 키워 보니 그래요. 바쁜 아침에 철분이 풍부한 반찬까지 챙겨 먹이기가 쉽지 않고, 매일 소고기를 챙겨 주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오죽하면 어린이집에서 아침을 거른 아이들이 많다고 아침 간식으로 죽을 줄까요. 아침에 고기 반찬, 시금치 반찬 챙기며 골고루 먹이려고 실랑이하다 보면 아이한테 윽박지르기 쉽고, 등원할 때 에너지 소모가 상당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아침은 특히 타협하거나 거르시는 것 같아요.
칼슘은 어떨까요. 아동은 하루 두 컵의 유제품을 먹으라는 권고가 있는데, 이게 잘 안 지켜질 확률이 높다고 해요. 철분은 여러 음식에 골고루 들어 있지만 칼슘은 유제품을 먹지 않으면 음식만으로 충분히 채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거든요. 베싸는 아침에 우유와 시리얼, 자기 전에 우유 한 컵을 먹는 루틴으로 다미에게 하루 두 컵을 먹이고 있어요. 그런데 가끔 할머니 댁에서 자거나 해서 하루 세 끼를 밥으로 먹게 되면 우유 두 컵 먹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우유는 지방이 높아서 배가 금방 부르고 잘 꺼지지도 않아요. 주는 타이밍을 놓치면 곧 식사 시간이라 밥을 안 먹을까 봐 주기가 꺼려지고, 그러다 보니 우유를 많이 못 먹이게 되는 거죠.
철분과 칼슘은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철분은 뇌 발달과 성장, 이 두 가지의 가장 핵심적인 영양소예요. 원 약사님 표현으로는 "철분을 소비해서 아이가 성장한다"고 보면 돼요. 임신 중에 철분제를 드신 분이 많을 텐데, 태아의 몸을 키우고 아이 몸에 철분을 저장시켜 줘야 하기 때문에 생리를 하지 않는데도 임신 초기에는 철분 요구량이 굉장히 높아요. 이때 철분제를 잘 안 먹으면 태아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아이가 태어나면 생후 6개월까지는 엄마에게서 받아 몸에 저장된 철분을 쓰고, 그 이후부터는 이유식으로 철분을 보충해 줘야 해요.
철분이 부족하면 일단 발달에 지장이 가요. 뇌 발달이 잘 안 되면 틱이나 분리불안, 과잉 행동 같은 게 나타나기도 하고, 근육·뼈·혈액이 다 부족해서 키가 작고 왜소해질 수 있어요. 상담을 하다 보면 체력이 약한 아이 중에 다크서클이 내려와 있는데 막상 밤에는 잠이 잘 안 온다는 아이들이 많은데, 원인을 살펴보면 철분 부족일 때가 많다고 해요.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다리가 불편해서 자꾸 주물러 달라고 하는 하지불안증후군도 철분 부족 증상 중 하나예요.
칼슘은 뼈 성장에 특별히 중요하고, 근육과 신경 발달에도 필요해요. 성장기에 뼈가 잘 자라야 키가 크니까 이때 칼슘을 잘 먹어 줘야 하고, 분유를 끊고 나면 유제품으로 섭취시켜 줘야 해요.
철분과 칼슘, 같이 먹이면 안 될까요
철분과 칼슘이 서로 흡수를 방해하니 같이 먹이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죠. 베싸도 철분 강화 제품과 유제품을 같이 먹이다 보니 리서치를 많이 했는데, 식사 형태로 장기간 꾸준히 함께 먹었을 때, 그리고 고용량이 아니라 식품에 첨가된 정도로 강화됐을 때는 흡수를 방해하는 효과가 유의미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보였어요. 그래서 치리오스와 유제품, 철분이 풍부한 소고기와 칼슘이 풍부한 멸치도 함께 많이 먹여 왔어요.
원 약사님 설명은 이래요. 칼슘이나 철분 같은 미네랄은 서로 흡수를 방해한다기보다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보면 돼요. 선행 연구를 보면 일회성 연구에서는 철분과 칼슘이 서로 흡수를 방해한다고 나왔지만, 비슷한 식단이 여러 번 반복되면 흡수 방해 효과가 굉장히 미미해져요. 평소 칼슘 섭취량이 낮으면 몸이 칼슘을 더 흡수하려는 경향이 높아져 철분 흡수량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고, 반대도 마찬가지예요. 칼슘이 아주 고용량일 때는 철분 흡수가 방해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유에 든 칼슘과 시리얼에 든 철분을 식사 형태로 꾸준히 먹는 정도라면 흡수 방해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하셨어요. 많은 분이 물어보셨던 내용인데 전문가가 속 시원하게 설명해 주시니 안심이 됐어요.
반대로 흡수를 도와주는 짝도 있어요. 철분의 흡수를 돕는 건 잘 알려진 비타민 C, 칼슘의 흡수를 돕는 건 비타민 D예요. 영양 결핍을 걱정해야 하는 경우는 철분과 비타민 C가 모두 부족하거나, 칼슘과 비타민 D가 다 결핍됐을 때가 많다고 해요. 그래서 영양제든 영양 강화 식품이든 이 짝이 세트로 들어 있는 걸 먹는 게 훨씬 도움이 돼요.
비타민 D는 얼마나 먹여야 할까요
미국소아과학회가 신생아 때부터 먹이라고 권하는 유일한 영양제가 비타민 D예요. 비타민 D가 강화된 분유를 먹는 아기를 제외하고, 모유수유하는 돌 이전 영아에게는 신생아 때부터 하루 400 IU, 돌 이후 유아에게는 하루 600 IU의 비타민 D 영양제를 권하고 있어요.
원 약사님은 현대인은 햇빛을 잘 안 쬐고, 특히 어린아이는 식품만으로 섭취가 어려워서 겨울이 되면 결핍이 더 심해진다고 해요. 그래서 자외선이 비치는 한낮에 매일 15분 이상 햇빛을 쬐지 않는다면 영양제로 보충하는 걸 권하신다고요. 어린아이가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칼슘 흡수가 떨어져 키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연구도 있고, 코로나 때 관심이 커진 면역력 분야에서 가장 각광받고 연구가 활발한 것도 비타민 D예요. 미국소아과학회는 돌 이후 600 IU를 권하지만 유아 대상 연구를 보면 1000 IU 이상 먹는 경우도 많아서, 면역력이 떨어진 아이라면 1000 IU 이상 먹어도 된다고 권하는 약사님들도 많다고 해요.
정리해 보면
- 급성장기인 유아기에는 철분과 칼슘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결핍되기 쉬워요.
- 영유아기 철분 부족은 나중에 되돌리기 어려우니 이유식부터 제때 챙겨 주세요.
- 칼슘은 유제품 없이는 채우기 어려우니 하루 두 컵을 목표로 하세요.
- 철분 강화 시리얼과 우유처럼 식사로 꾸준히 함께 먹는 정도면 흡수 걱정은 크지 않아요.
- 철분은 비타민 C, 칼슘은 비타민 D와 짝지어 챙기고, 햇빛을 못 쬐면 비타민 D는 영양제로 보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