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내내 장내 미생물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리서치를 하면 할수록 아기가 어릴 때 장내 미생물이 잘 자리 잡도록 도와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교적 최근에 활발히 연구되기 시작한 분야라 아직은 유산균 말고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몇 년 뒤에는 건강 관리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거라고 베싸는 확신해요. 앞선 글에서 다룬 자연분만과 모유수유에 이어, 나머지 관리법을 정리할게요.

다양한 환경, 특히 자연에 노출시키기

아기 몸속에 최종적으로 자리 잡는 세균은 결국 바깥에서 들어온 거예요. 앞선 글에서 아기가 외부의 세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면역력이 비교적 약한 어린 시기에 입에 이것저것 마구 집어넣는 시기를 거치도록 진화했을 수 있다고 설명드렸죠. 그래서 어릴 때부터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장내 미생물 차원에서 좋아요. 한 연구에서는 12개월 이전에 농장이나 농경지 근처에 살았던 아이들의 장내 미생물이 도시 아이들보다 더 다양하다는 걸 밝히기도 했어요. 농장이나 농경지는 여러 동물과 식물, 다양한 미생물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니까요.

이 글을 읽는 분들 대다수가 도시에 살고 계실 거예요. 베싸도 마찬가지고요. 그렇지만 도시에도 흙이 있고 나무가 있고 숲이 있어요. 아이가 어리다고 너무 집에만 있지 마시고, 야외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농장이나 근교 숲에도 자주 데려가고, 흙도 좀 만지게 해 주세요.

숲유치원이라고 아시나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숲을 비롯한 자연에서 활동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주는 유치원이에요.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되어 북유럽과 독일, 스위스 등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고, 국내에도 많지는 않지만 일부 운영 중이에요. 많은 연구에서 숲 교육이 영유아의 감각 발달, 사회성과 공감 능력, 언어 표현, 창의성, 신체 능력, 체지방률 감소 등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어요. 장내 미생물 차원에서 언급된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베싸는 어릴 때 자연에서 노는 것의 가장 큰 이점 중 하나가 건강한 장내 미생물 구성이라고 생각해요. 생각해 보면 우리 부모님 세대가 산에서 꽃 따 먹고 과일 따 먹던 시절이 장내 미생물 차원에서는 정말 좋은 환경이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 그리고 동물과 만나게 하기

사람과 동물은 몸속에 아주 많은 미생물을 가지고 있어서, 세균의 가장 큰 원천이에요. 그래서 다양한 사람이나 동물과 살거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아기는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높아요. 한 논문에서는 가정보육에 비해 시설보육을 하는 아이들이 다양한 사람을 더 많이 접하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 구성이 더 다양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어요. 형제자매가 많거나 조부모님 등 가족 구성원이 많을수록 장내 미생물 구성이 다양했다고 하고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아기 역시 장내 미생물이 더 다양했고, 비만과 알레르기가 줄어드는 경향이 보고됐어요.

그러니 아기가 어리다고 엄마와 둘이서만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밖에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세요. 문화센터도 가고, 조동 모임도 하고, 애견카페도 한 번씩 놀러 가 보세요.

더 먹여야 할 것

장 건강 하면 식이섬유죠. 실제로 식이섬유는 위에서 소화되지 않고 장까지 내려가 장에 좋은 세균의 먹이가 돼요. 좋은 세균이 식이섬유를 발효시키면서 신진대사와 세포 건강에 중요한 단쇄지방산이라는 영양소를 만들어 내고요. 한 연구에서는 쥐에게 4주간 저식이섬유 식단을 먹였더니 장내 세균 종의 60%가 수치가 감소했다고 해요. 이후 고식이섬유 식단으로 되돌렸더니 그중 절반은 회복됐지만 나머지 절반은 회복되지 못했고요. 식단이 장내 미생물 생태계 자체에 근본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려면 통곡물이나 잡곡을 넣은 밥,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으면 돼요. 베싸처럼 빵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흰 밀가루 빵 대신 통밀빵을, 파스타도 통밀 파스타로 바꿔 보세요. 아기 이유식은 흰쌀 대신 현미나 잡곡으로 만들거나 가끔 다시마 같은 해조류를 넣어도 좋고, 아침 식사로 오트밀이나 통밀 시리얼을 주는 것도 식이섬유 섭취에 도움이 돼요. 과일은 강판에 갈거나 즙을 짜면 식이섬유가 버려지니 통째로 갈아 주는 게 좋아요.

앞선 글에서 잠깐 언급한 요거트는 대표적인 발효 음식이에요. 발효 음식에는 유익균이 많이 들어 있어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으니, 간식으로 요거트나 치즈를 주면 좋아요. 아이가 조금씩 먹을 수 있게 되면 김치나 된장 같은 발효 음식도 유익균 섭취에 도움이 돼요.

오메가3도 도움이 돼요. 한 연구에서는 오메가3를 캡슐이나 식품 형태로 먹는 것이 장의 좋은 세균 활동에 영향을 주고 나쁜 세균의 수를 줄인다는 결론을 냈어요. 생선처럼 오메가3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이면 되겠죠. 항산화 물질로 알려진 폴리페놀이 풍부한 음식 역시 장내 미생물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아기에게 먹이기 좋은 후보는 블루베리나 사과, 올리브유 등이고, 특히 베리류가 장의 좋은 세균 증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한 논문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다양한 음식을 먹는 것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이유식 만드는 걸 아주 즐기는 분이 아니라면 아기에게 먹이는 게 늘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 일부러 안 사 보던 재료도 사 보고, 잘 안 먹는 음식도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해서 먹여 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덜 먹여야 할 것

설탕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좋은 세균의 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어요. 탄산음료, 젤리, 아이스크림 등에는 액상과당이 너무 많이 들어 있어서 한 개만 먹어도 설탕을 듬뿍 먹게 되는 제품들이 있는데, 이런 음식을 특히 주의하셔야 해요. 과다한 설탕 섭취가 아동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ADHD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예전부터 많이 있었고요.

저는 집에서 요리하거나 요거트를 먹을 때 설탕 대신 프락토올리고당을 주로 써요. 모유에도 들어 있는 올리고당류 중 하나로, 좋은 세균의 먹이가 되거든요. 마트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는데, 일부만 올리고당이고 나머지는 설탕으로 채워진 제품도 있으니 성분표를 잘 보고 고르세요.

식재료를 직접 조리하는 게 아니라 여러 첨가물을 넣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가공식품이라고 하죠. 그중에서도 가공도가 높은 초가공식품은 장내 미생물 환경에 특히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설탕과 포화지방이 과도하게 들어간 가공식품은 가능하면 3세 미만의 어린아이에게는 주지 않는 게 좋겠어요. 동물성 지방인 포화지방 역시 적당량은 필요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 환경을 해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항생제는 함부로 먹이지 않기. 앞선 글에서 따로 다룬 내용이라 여기서는 짧게만 다시 짚어 둘게요.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과 많이 겹치죠. 그렇지만 이런 습관이 아이의 뇌 발달이나 기분, 수면, 정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셨으니 좀 더 신경 쓸 동기가 생겼을 거예요. 적어도 3세 미만의 어린 시기에는 꼭 신경 써 주세요.

정리해 보면

  • 자연분만과 모유수유로 좋은 세균을 물려주세요.
  • 식이섬유, 발효 음식, 오메가3, 폴리페놀은 더, 설탕·가공식품·포화지방은 덜 먹이세요.
  • 다양한 환경, 특히 자연에 자주 노출시켜 주세요.
  • 다양한 사람과 동물을 만나게 해 주세요.
  • 항생제는 함부로 먹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