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2.03 · 5:26
아이가 계속 떠먹여 달라고만 하는 이유
아이는 기다리면 결국 부모가 떠먹여 준다는 걸 알아요. 함께 먹는 식탁과 말로 하는 개입으로 조금씩 바꿔 가세요.
앞선 글에서 부모가 아이를 너무 도와주는 건 아이의 성공 경험을 빼앗는 거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 내용을 보고 한 분이, 아이가 다른 건 곧잘 하는데 밥만은 늘 떠먹여 줘야 먹어서 고민이라고 하셨죠. 다른 건 다 잘하는 아이가 왜 밥만은 스스로 떠먹지 않을까요. 생각해 보면 꽤 간단한 이야기예요.
기다리면 결국 엄마가 떠먹여 준다는 걸 알아요
아이가 스스로 떠먹지 않는 이유는, 부모가 기꺼이 자기를 먹여 줄 마음이 있다는 걸 아이가 알기 때문이에요. 아이를 먹이는 일은 다른 어떤 것보다 부모가 내려놓기 어려운 부분이잖아요. 저희 집도 마찬가지고요. 아이가 숟가락으로 스스로 잘 안 먹는다는 집에 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식사 시간을 찍어 보면, 결국에는 부모가 떠먹여 주는 장면이 분명히 나올 거예요.
이런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안 먹고 기다리면 결국 엄마가 떠먹여 준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그러니 굳이 스스로 떠먹을 동기가 없는 거죠. 안 먹고 기다린다, 엄마가 떠먹여 준다, 기다리면 먹여 주는구나 하고 배운다, 또 엄마가 떠먹여 줄 때까지 기다린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예요.
해결책은 간단하지만, 그대로 하기는 어렵죠
원리만 보면 해결책은 간단해요. 안 떠먹여 주는 거예요. 아무리 기다려도 떠먹여 주지 않고, 식사 시간이 끝나면 식사를 종료하는 거죠. 하지만 "네가 떠먹어. 안 먹으면 식사 끝." 이렇게 하실 수 있는 부모님은 저를 포함해서 많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적당히 타협점을 찾아서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있어요.
스스로 먹고 싶어지는 식탁 만들기
우선 환경부터 스스로 먹고 싶어지게 만들어 줘야겠죠. 아이가 배가 고픈 상태로 식탁에 오는 게 당연히 가장 중요하고요.
그다음은 부모의 자리예요. 아이 식사만 차려 놓고 부모가 옆에서 '언제든 안 먹으면 떠먹여 줄 준비가 된 사람'처럼 딱 기다리고 있기보다는, 엄마도 자기 식사를 하면서 같이 먹는 환경을 최대한 만들어 주시는 게 좋아요. 아이를 보조하는 서포터로 앉아 있는 게 아니라, 엄마도 할 일이 있고 엄마도 먹을 게 있다는 분위기를 아이에게 전하는 거죠. 일정상 아이가 먹을 때 부모가 같이 식사하기 어렵다면, 앞에 앉아 식재료를 다듬는다든지 다른 일을 하면서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식사 시간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도 괜찮아요. 그럴 때 아이가 조금 더 자발적으로 수저를 들고 떠먹더라고요.
떠먹여 주는 대신 말로 개입하세요
아이가 최대한 알아서 먹게 두되, 개입은 말로 하는 게 좋아요. "이거 맛있겠다, 한번 먹어 봐", "엄마 먹어 봤는데 진짜 맛있어" 하고 대화를 하는 거예요. 떠먹여 주는 행동보다 이런 말이 낫습니다.
스스로 떠먹는 모습, 골고루 먹는 모습에는 칭찬도 많이 해 주시고요. 지금 아이가 어떻게 먹고 있는지도 이야기해 주세요. "이렇게 골고루 먹고 있네", "스스로 숟가락질도 잘하네", "엄마도 어릴 때는 잘 못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잘할 수 있어" 같은 말들이요. 스스로 골고루 떠먹는 게 좋은 일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할 수 있어요.
혼내거나 조급해하면 오히려 거부해요
반대로 혼자 안 떠먹는다고 혼내거나 스트레스를 주거나 명령하면, 오히려 더 거부하게 될 수 있고 식사 시간 자체가 부정적인 쪽으로 흘러갈 수 있어요. 그래서 이 문제에서는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면 좋겠어요. 스스로 안 떠먹는다는 것만 보고 우리 아이가 자율성이 없다든가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진다고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부모가 감정적으로 개입되면,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기가 훨씬 어려워지거든요.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놓으시는 게 좋습니다.
다미도 혼자 떠먹지 않는 날이 더 많아요. 그래도 저는 거기에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큰 그림에서 보면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리해 보면
- 아이가 스스로 떠먹지 않는 건 기다리면 결국 부모가 떠먹여 준다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 배고픈 상태로 식탁에 오게 하세요.
- 부모도 자기 식사나 할 일을 하면서 함께 앉아 있는 식탁을 만드세요.
- 떠먹여 주는 대신 말로 권하고, 스스로 골고루 먹는 모습을 칭찬하세요.
- 혼내거나 조급해하기보다 마음을 내려놓고 조금씩 나아지는 걸 지켜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