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면,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아이와 함께 자는 동양 문화,
아이와 따로 자는 서양 문화.
한국에 살고 있지만, 서구식 육아 스타일 역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짐에 따라 분리수면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시는 부모님들이 많을 거예요.
분리수면이 아이의 독립성을 기르는 데 좋다,
아니다, 애착 형성에 나쁘다, 말이 많은데요.
제대로 된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없을까요?
분리수면에 대해 진행된 연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다소 분분한 편이예요.
분리수면이 좋다?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아이와 따로 자는
분리수면이 기본(norm)으로 인식되는데요.
아이의 독립성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 경우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첫 번째 안전, 그리고 아이와 부모님의 수면의 질을 위해서입니다.
(참고로, 분리수면을 한다고 해서 아이의 독립성이 향상되었다고 밝힌 연구는 없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4개월 이전에는 분리수면을 할 경우, 영유아돌연사증후군의 가능성이 더 낮아진다고 합니다. 함께 자면, 엄마에게 깔리거나 코가 막히는 등 질식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예요.
4개월 이전의 아이들은 숨이 막히거나 해도 아직 적극적으로 몸을 써서 탈출할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4개월 이전에는 적어도 침대는 분리하는 것이 좋아요.
미국소아과학회에서도, 이러한 안전상의 이유로
4개월 이전이든 이후이든, 아이와 침대를 함께 쓰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어요.
또한 한 연구에서는, 83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는데요, 돌 이전에 분리수면을 한 아이들이, 혼자 잠드는 능력을 더 빨리 키우고, 더 길게 자는 경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이와 아예 방을 분리하는 방분리의 경우, 아이가 수면 사이클 사이에 자다 살짝 깼을 때 약간 칭얼대다 다시 잠들 때도 있는데, 이런 칭얼거림에 부모님이 불필요하게 개입하여 부모님과 아이의 수면을 오히려 방해하게 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같이 자는 게 좋다?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자는 게 좋다는 측에서는,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자는 게 아이의 발달에 더 좋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표유류와 유인원들, 그리고 대부분의 인류 역사상 부모와 아이는 옆에서 함께 잤다고 해요.
이렇게 세계 어디서나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자는 모습이 발견된 것에는, 어떤 생물학적인 베네핏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냐, 하는 것이지요.
특히 아기가 아주 어린 경우에, 부모님과 함께 잠으로써 아직 미숙한 신체 조절력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 옆에서 잘 때, 심장박동수, 뇌파, 수면 상태, 산소 레벨, 온도, 호흡 등 여러 신체적인 부분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동기화’된다고 해요.
아직 신체 조절력이 미숙한 어린 아기들의 경우,
부모님의 존재로 인해, 신체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직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까지는 확실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한 연구에 따르면, 아기 원숭이들을 수면 중 엄마에게서 떼어놓았을 때,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갔다고 하구요.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4~10개월 된 25명의 아기들이 수면 시 엄마와 분리되었을 때, 깨서 울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수치가 밤새 높은 상태로 유지되었다고 해요.
어린 아기들은 잠투정을 하는 데서 알 수 있듯, 잠을 자는 환경이 아주 안전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확인하려고 하고, 기본적으로 잠에 대해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끼는데, 부모님이 옆에 없다면 잠자는 동안에도 그 불안함과 스트레스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한 역시 구체적인 메커니즘까지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아빠가 아기 옆에서 자면, 아빠를 육아에 덜 적극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하며, 그 결과 아이를 더 예뻐하고 육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꿀팁..?!)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83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세 이전부터 부모님과 함께 잔 아이들이 오히려 독립성이 강한 성향을 보였다고 하구요.
205명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잔 아이들이 6세 때 인지 능력이 더 좋은 경향이 있었고,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인지 능력, 수면 문제나 정신 건강에 있어 분리수면을 한 아이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다만 이 마지막 두 연구에 대해서는, 부모님과 함께 자느냐 마느냐의 문제라기보다, 아이와 함께 자는 부모님이 통계적으로 아이에게 더 애정표현도 많이 하고 상호작용도 많이 해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부모님의 성향이라는 제 3의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이네요.
분리수면,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실증 데이터를 가지고 보면,
분리수면을 한 아이들과 안 한 아이들의 5년 뒤 발달 수준을 조사해 보니, 두 그룹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하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좋다 나쁘다 연구 결과들은 여럿 있지만, 사실은 분리수면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이의 발달이나 애착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영향이 조금 있을 수도 있겠지만, 부모님이 낮 동안에 아이에게 얼마나 세심하게 반응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는지에 비해서는 아주 미미한 영향만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각 가정의 수면 스타일에 맞게, 그리고 아이 뿐 아니라 부모님도 행복하게 푹 수면할 수 있는 방향에 맞춰, 판단하고 실행하시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베싸의 경우, 다미와 자는 방은 함께 쓰고 침대는 분리되어 있긴 하나, 밤수 중 다미와 함께 잠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
밤수를 끊었던 9개월 무렵까지는 거의 함께 잤고
다미가 통잠을 자기 시작한 13~14개월 이후에야 제대로 분리수면을 하고 있네요.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