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엉덩이가 무거운 편인가요, 가벼운 편인가요? 저는 오래 앉아서 뭔가 하는 걸 잘하는 타입이고, 남편은 한 가지 과제를 오래 앉아서 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다니거나 일을 바꾸는 편이에요. 아이가 저 같았으면 좋겠으세요, 남편 같았으면 좋겠으세요? 아마 저를 고르실 텐데, 하버드대 심리학자 엘렌 랭어 교수가 수십 년 연구한 마음챙김 배움(mindful learning)을 이야기하고 나서 이 질문을 다시 드릴게요. 집중이란 무엇인지, 다른 생각이 드실 거예요.

똑같이 하면 덜 배우고, 새롭게 하면 더 배워요

앞선 글에서 명상이나 자전거 타기, 샤워처럼 현재 감각에 집중하는 마음챙김 훈련을 말씀드렸죠. 마음챙김 책에는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여라"는 표현이 많이 나와요. 호흡은 태어날 때부터 해 온 거라 새로울 게 없는데도, 그걸 마치 새로운 자극인 것처럼 호기심을 갖고 대해 보라는 게 마음챙김의 가르침이고, 마음챙김 배움의 핵심 키워드도 새로움이에요.

랭어 교수는 그냥 반복하는 방식으로 배울 때와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는 방식으로 배울 때 효과가 크게 다르다고 해요. 이유는 주의력 차이예요. 똑같이 하면 주의력이 떨어져서 덜 배우고, 새롭게 하면 주의력이 높아져서 더 잘 배운다. 이게 핵심이에요.

한 연구에서 세 집단에게 소설을 읽혔어요. 첫 번째 그룹은 그냥 읽었고, 두 번째는 결말을 상상하거나 인물의 성별을 바꾸는 식으로 세 가지 요소를 바꿔 보며 읽었고, 세 번째는 여섯 가지 요소를 바꿔 보라고 했죠. 이런저런 생각을 해야 했던 두세 번째 그룹이 내용을 잘 기억 못 할 것 같지만, 결과는 반대였어요. 세 번째 그룹이 디테일을 가장 잘 기억했고, 그다음이 두 번째, 첫 번째 순이었죠. 랭어 교수는 주의 집중이란 가만히 고정하는 게 아니라 새로움을 끊임없이 찾고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고 적었어요.

피아노 연주 스타일을 바꿔 치거나, 교재 대신 게임으로 배우거나, 예술 작품을 여러 관점으로 분류하며 감상하게 한 비슷한 연구도 결과는 같았어요. 새롭게 배울 때 더 잘 집중하고, 더 잘 기억하고, 만족도도 높았고, 배운 내용을 새롭게 응용하는 능력도 훨씬 뛰어났어요.

두 아이가 책을 읽는다고 해 볼게요. 한 아이는 가만히 앉아 끝까지 집중해서 읽고 반복해서 세 번이나 읽어요. 다른 아이는 읽다가 "그런데요" 하며 떠오르는 생각을 질문하고 책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기도 해요. 첫 번째 아이가 더 집중을 잘한 걸까요? 전통적인 생각과 달리 꼭 그렇지는 않아요. 두 번째 아이는 책에 계속 새로운 관점을 더하고 있고, 그게 오히려 더 깊이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챙김으로 배우게 돕고 있을 수 있거든요.

사람의 뇌는 새로움에 더 주목하도록 진화했어요. 교과서 텍스트를 토씨 하나까지 외울 때까지 반복해서 주의를 기울이도록 진화하지 않았죠. 인류 역사 대부분 생존에 중요했던 건 자연환경과 사회생활 속에서 평소와 다른 요소를 발견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새로움이 줄어들면 관심과 흥미, 집중도도 떨어져요.

상황 안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능력

그러면 항상 새로운 대상을 찾아다니며 공부해야 할까요? 현실적으로 어렵죠. 랭어 교수가 말하는 건 어떤 상황 안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능력이에요. 삼각형을 배운다면 "변이 세 개인 도형이다"를 수동적으로 반복해 배우는 건 마음 놓친 배움이고, 반대로 주변의 삼각형을 찾아보거나 자르고 붙여서 뭘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고 실제로 해 본다면 새로움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마음챙김 학습이 되죠.

주의 집중력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상황 안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아이들에게 가르쳐 줘야 할 가장 쓸모 있는 가르침이라고 랭어 교수는 말해요. 새로움과 흥미가 마음속에 있다면 뻔한 내용을 봐도 스스로 주의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낸다는 거죠.

앞선 글에서 책읽기 효과를 크게 높이는 대화식 책읽기를 소개한 적이 있어요. 부모가 그림이나 내용에 대해 열린 질문을 던지고 맥락 밖의 이야기도 해 주면, 아이 입장에서는 책이 읽을 때마다 새로워지고 그 새로움에 더 주의를 집중하며 배울 수 있어요. 많은 유아교육 학자들이 글자 없는 그림책을 가치 있게 보는 것도 읽을 때마다 더 새롭기 때문이에요.

부모가 한 권의 책이라도 새로움을 더해 다양하게 읽는 모습을 오래 보여 준다면, 아이도 나중에 스스로 새로운 관점을 찾아가는 습관이 생기지 않을까요. 저도 다미와 읽을 때 부가 질문을 많이 던지고, 때로는 그 질문을 책에 적어 두었다가 다음에 다미가 새로운 답을 내거나 좋은 질문을 하면 그것도 적어요. "질문하는 것, 새로운 걸 발견하는 것은 좋은 거야. 너의 질문은 적어 둘 만큼 귀중한 거야"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마음챙김 학습을 장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움직임도 새로움이에요

새로움이라는 관점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요소는 움직임이에요. 랭어 교수는 초등학생을 세 그룹으로 나눠 관광 명소 포스터의 디테일을 기억하게 했어요. 첫 번째는 가만히 앉아서, 두 번째는 2m 거리를 왔다 갔다 하며, 세 번째는 앉아서 발을 움직이며 봤죠(혈류량 증가 자체가 변수가 되지 않도록 넣은 조건이에요). 결과는 걸어 다니며 본 두 번째 그룹이 가장 많은 디테일을 기억했어요. 바라보는 각도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을 뿐인데 더 잘 기억하고 더 잘 집중했다는 거예요.

최근 해외 교실, 특히 특수학교에서 주목받는 게 대안적 앉기예요. 짐볼 위에 앉거나 발·엉덩이를 움직일 수 있는 의자를 쓰거나 바닥에 앉는 등 다양한 옵션을 주는 거죠. 가만히 앉히라고 시킨다고 새로움 추구 성향이 줄지는 않으니, 약간의 배출구를 주면서 더 오래 집중하는 경험을 하게 하고 잘 앉아 있었다는 것에 긍정적 강화를 주는 게 더 나은 전략일 수 있어요. 식사 시간에 하이체어에 붙잡아 두는 것도 아이 성향에 따라서는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닐 수 있어요. 새로움 추구 성향이 높은 아이라면 조금 더 천천히,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어요.

새로움의 부족을 견디는 주의력도 뇌 발달에 따라 점차 좋아지고, 부모가 점진적으로 도울 방법도 많아요. 다만 아이들이 어릴 때는 새로움이 배움과 주의 집중에 더 중요해서, 어린 나이부터 고정된 텍스트와 교재로만 배우게 하는 건 효과가 더 적은 것 같아요.

산만한 아이는 새로움이 더 필요한 아이일 수 있어요

랭어 교수는 흔히 ADHD라고 부르는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새로움을 도입했을 때 주의력 향상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도 여럿 했어요. 새로움 추구 기질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를 가진 아이들이 나중에 ADHD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고요. 랭어 교수는 ADHD 아이들이 전통적인 학교 환경에서 산만하다고 낙인찍히지만, 실제로는 그저 학습에 새로움이 더 필요한 아이들일 수 있다고 말해요. 과다 행동은 새로움을 늘리려는 은연중의 노력일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가만히 앉아서 집중하라는 조언은 역효과만 낼 수 있어요.

ADHD는 질병이나 장애로 분류되지만, 현대 학교 교육 시스템과 맞지 않는 다양성 중 하나라고 보는 견해도 다른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어요. 발달심리학자 앨리슨 고프닉은 학교의 요구를 감당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아프거나 결함 있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질병 모델이 퍼져 있지만, ADHD는 천연두 같은 질병이 아니라 주의 양식의 연속선상 특정 지점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어요. 어떤 아이들은 자연스럽지 않을 만큼 집중을 잘하고, 어떤 아이들은 집중이 거의 불가능하고, 대부분은 그 사이에 있다고요.

학교 교육은 교사의 말에만 집중하는 좁은 주의를 요구해요. 고프닉에 따르면 아이들은 새로운 발견이 중요한 발달 시기라서 광범위하게 주의를 분산하는 넓은 주의를 갖고 있다가, 발견보다 숙달이 중요해지면 좁은 주의로 발전해요. 이 전환 시기는 아이마다 달라서, 늦게 전환되면 ADHD 진단을 받게 되는 거예요. 넓은 주의는 오늘날 학교에서 결함으로 취급받을 수 있지만, 옛날 사냥꾼이나 채집인, 농부가 생존하는 데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어서 해외 학자들은 ADHD 유발 유전자를 사냥꾼 유전자라고 부르기도 해요.

주의력 시리즈에서 실행기능이나 충동 억제 같은 좁은 주의력을 길러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건 현대 학교 시스템에서 요구되는 기능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좁은 주의가 부족한 게 정말 열등한 건지는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이게 정상인데 우리 아이는 못 해"라고 생각하면 타고난 새로움 추구 성향을 배려하기 어려워져요. "새로움이 적은 환경에서는 힘든 아이구나" 하고 이해하며 스스로 새로움을 발견하는 능력을 길러 주는 대신 "비정상인데 어떻게 고칠까"로 생각이 뻗어 나가면 부모도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게 돼요. 좁은 주의는 성장의 일부, 넓은 주의는 어리다는 것의 일부일 수 있어요. 고쳐야 할 것이 아니에요.

반복되는 과제에 오래 집중하기 어렵다면

아이가 하나의 반복되는 과제에 길게 집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면 부모가 여러 가지로 도울 수 있어요.

  • 긴 과제를 조금씩 쪼개서 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
  • 수학 문제를 하나의 방식으로 반복해서 풀게 하기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 보도록 장려하기
  • 미술 활동을 할 때 매번 도화지에 사인펜으로만 그리기보다 다양한 색의 종이나 재활용품에 다양한 재료로 그려 보게 하기
  • 책을 읽고 나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야기하며 대화 나누기
  • 교재로 배운 내용을 게임이나 퀴즈로 바꿔서 풀어 보기

이런 노력이 스스로 새로움을 만들고 마음챙김 식으로 학습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다시, 저와 남편 중 누구를 고르시겠어요

저는 한때 똑같은 문제를 많이 풀 수 있는 저의 좁은 집중력이 강점이라고 여겼어요. 어른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런데 이게 꼭 더 우월한 강점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요즘 해요. 남편은 반복 학습이 안 맞았기 때문에 스스로 새로움을 발견하며 공부하는 습관을 길렀어요. 수학 문제를 답지와 다르게 풀어 보려고 많은 시간을 썼는데, 그 시간에 비슷한 문제를 열 번 푼 저보다 수학을 더 잘했고요. 지금도 저는 같은 방식으로 꾸준히 하는 걸 잘하고, 남편은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걸 더 잘해요. 각자의 다양성이 있고, 그 강점을 살리면서 능력을 얼마든지 꽃피울 수 있어요. 아이의 주의력과 학습 능력을 옛날 시선으로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고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정리해 보면

  • 집중은 가만히 고정하는 게 아니라 새로움을 끊임없이 찾고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거예요.
  • 같은 대상 안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능력이 아이에게 가르쳐 줄 가장 쓸모 있는 가르침이에요.
  • 대화식 책읽기로 한 권의 책을 매번 새롭게 읽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 움직임도 새로움이에요. 산만해 보이는 아이는 새로움이 더 필요한 아이일 수 있어요.
  • 넓은 주의는 어리다는 것의 일부예요. 고칠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배려할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