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2.02 · 11:09
제 육아를 바꾼 책 한 권, 캐롤 드웩의 마인드셋
성장 마인드셋과 고정 마인드셋의 차이를 알면 칭찬과 육아의 방향이 달라져요.
살다 보면 열심히 사는 사람과 안 사는 사람, 금방 포기하는 사람과 늘 도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죠. 인정과 과시에 목마르고 약점을 드러내는 걸 유독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부족함을 기꺼이 인정하고 배우면서 성장하는 사람도 있고요. 부모가 되고 나서 이 두 부류를 볼 때마다 우리 아이는 나중에 어떤 사람으로 자랄지, 어떤 경험을 해야 저런 사람이 되는지 생각이 많아졌어요.
마인드셋이라는 책 한 권
저는 책 한 권이나 영상 하나로 사람이 확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식이 꾸준히 쌓이고 조금씩 성장하면서 사람이 바뀐다고 믿거든요. 그런데 이때까지 품어온 질문, 이 두 부류 사람들은 어떤 경험을 했기에 이렇게 다를까에 좋은 해답의 실마리를 준 책을 만났어요. 바로 캐롤 드웩 교수의 『마인드셋』입니다. 드웩 교수는 칭찬과 동기, 특히 마인드셋 연구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심리학자예요.
성장 마인드셋과 고정 마인드셋
드웩 교수는 사람을 두 그룹으로 나눠요.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능력이 고정된 게 아니라 언제든 변할 수 있는 특성이라고 믿어요. 그래서 부족함을 느끼거나 남에게 그 부족함이 드러나는 상황에도 크게 개의치 않죠. 지금의 실패가 나라는 사람의 근본적인 무언가를 규정하지 않는다고, 배우고 노력하면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마음 깊이 믿기 때문이에요. 이런 사람들은 성장하는 느낌에서 기쁨을 얻고,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에서 슬픔을 느껴요.
반대로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능력이 고정되고 잘 변하지 않는다고 무의식중에 믿어요. 그래서 남들보다 못하거나 실패를 경험하면 크게 스트레스받고 자책하게 되죠. 지금의 부족함이 변하지 않는 무능함을 나타낸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이런 사람들은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을 꺼리고, 스스로 똑똑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기쁨을, 남들보다 뒤처진다고 느낄 때 슬픔을 느껴요. 드웩 교수는 고정 마인드셋이 "배우지 않는 사람"을 만든다고 했어요. 실패하거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게 두려워서 아예 배우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죠.
아기는 원래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고 태어난다
사람은 태어날 때 굉장히 미숙하고 부족한 상태예요. 그런데 아기들은 자기 능력이 부족하다고 다른 아기나 어른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받거나 탐색을 주저하지 않아요. 하루하루 새로운 걸 할 수 있게 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배움과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며 발달해 가죠. 실수할까 봐, 잘 못할까 봐 두려워서 시도를 안 하는 아기는 없어요. 즉 사람은 태생적으로 성장 마인드셋을 갖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자라면서 아이들은 끊임없이 평가를 받게 되고, 그 과정에서 고정 마인드셋이 자랄 수 있어요. 시험을 잘 봐서 칭찬을 받고, 기대에 못 미쳐서 비판이나 실망을 받는 경험이 쌓이면서 "똑똑한 건 좋은 거, 똑똑하지 않은 건 나쁜 거"라는 생각이 무의식중에 자리 잡게 되거든요. 어릴 때를 떠올려 보면 지난번엔 이해 못 했는데 이번엔 더 잘 이해해서 완벽하게 풀었구나, 노력했구나 하는 식으로 성장 자체를 칭찬받은 기억은 많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평가 위주의 환경에서 아이들은 똑똑함을 증명하는 게 곧 자기 가치를 입증하는 일이라고 여기게 되고, 실패는 성장의 기회가 아니라 무능함을 입증하는 일이 되어 버려요. 이런 아이들은 비판이나 실패 앞에서 회복탄력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해요. 뭔가 잘못했을 때 뇌가 자동으로 변하지 않는 무능함으로 해석해 버리기 때문이에요.
육아는 어른도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뀔 기회
저는 육아가 부모의 성장에도 분명히 기여한다고 생각해요. 제 경험이기도 한데,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는 동기로 공부를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저 스스로 성장하는 느낌이 좋아서 공부를 그만둘 수가 없더라고요. 노력해서 성장하는 성취감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것, 이게 성장 마인드셋을 갖는 데 정말 중요해요. 어른도 마찬가지예요. 어려웠던 걸 노력해서 실력이 늘었다고 느낄 때, 고정 마인드셋을 지탱하던 전제, 능력은 고정된 것이고 못하면 부끄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무너지거든요.
나이가 들수록 새롭고 어려운 영역에 도전해서 이런 성장을 경험할 기회는 줄어들어요. 특히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려운 도전 자체를 피하는 쪽으로 삶을 만들어가는 경향이 있어서 더욱 그렇죠. 하지만 육아를 하면서는 그런 기회가 다시 찾아와요. 누구나 초보 상태로 육아를 시작하니까요. 책을 읽고 공부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보면서 육아 실력이 늘고, 나는 우리 아이를 잘 키우는 유능한 엄마라는 육아 유능감을 갖게 되면, 고정 마인드셋이었던 사람도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마인드셋은 아이와의 상호작용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서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요. 부모가 성장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그 흐름이 아이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꽤 바람직한 순환이에요.
마인드셋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기를 수 있다
한 가지 알아두셨으면 하는 건, 고정과 성장이 극단적인 이분법이 아니라는 거예요. 누구나 두 마인드셋을 다 가지고 있고, 그 비율이 다를 뿐이에요. "고정인 사람은 성장이 안 돼" 하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 자체가 굉장히 고정 마인드셋다운 태도고요. 성장 마인드셋은 기를 수 있다는 게 많은 연구로 입증되어 있어요. 해외에서는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의 성장 마인드셋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경우도 꽤 있고요. 심지어 이 연구를 이끈 드웩 교수 본인도 원래는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뀌었다고 말해요.
정리해 보면
- 성장 마인드셋은 능력이 노력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고정 마인드셋은 능력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고 믿는 것이다.
- 아기는 원래 성장 마인드셋을 갖고 태어나지만, 자라면서 반복적으로 평가를 받으며 고정 마인드셋이 자랄 수 있다.
- 똑똑함이나 결과보다 노력과 과정을 칭찬할 때 아이는 성장 마인드셋을 갖게 된다.
- 육아는 부모도 초보에서 시작해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마인드셋은 타고나는 게 아니므로,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는 연습부터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