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3.11 · 16:47
워킹맘 베싸가 다미에게 잘해 준 것과 못해 준 것
식사와 가정보육은 부족했지만, 사람에게 쓴 시간과 놀이 환경은 잘 챙긴 워킹맘의 솔직한 육아 결산이에요.
저는 좋은 육아에 도움이 될 지식을 공부해서 전달하는 일을 하다 보니, 제가 그 모든 걸 다 잘 해내고 있을 거라는 오해를 받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알고 있는 것들 중에서 취사선택하고, 어떤 건 버리기도 하면서 육아를 하고 있어요. 오늘은 워킹맘으로서 제가 다미에게 잘해 준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잘 못한 것, 질 좋은 식사
저는 영양에 대해 공부해서 부모님들께 알려 드리지만, 정작 다미에게 그런 식사를 다 챙겨 주지는 못했어요. 요리가 제 강점이 아니었고, 시간 관리가 중요한 워킹맘으로서 그 부분은 과감히 내려놓기로 했거든요. 제가 직접 해 줄 수 있는 반찬은 계란이나 생선을 굽거나 채소를 썰어 샐러드처럼 주는 정도가 전부예요. 이유식 때부터 사 먹이는 일이 많았고, 지금도 반찬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거나 외식을 자주 합니다. 아침 한 끼를 시리얼로 먹이면서 철분이 강화된 시리얼을 직접 만들게 된 것도 이런 어려움 때문이었어요.
대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방법을 찾았어요. 당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사 주지 않고, 채소가 부족했다 싶은 날엔 방울토마토를 간식으로 챙기고, 외식할 때 메뉴에 샐러드가 있으면 가급적 주문해서 다미에게도 먹입니다. 어디선가 프랑스에서는 아이들도 샐러드를 흔하게 먹는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채소를 자주 접할 기회가 많을수록 아이도 자연스럽게 채소를 더 먹게 되는 것 같아요.
잘 못한 것, 짧았던 가정보육 기간
다미는 13~14개월 무렵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어린이집을 언제 보낼지 리서치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세 돌까지는 가정보육을 하는 게 이상적이라는 것이었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저는 천성적으로 육아가 잘 맞는 사람은 아니었고, 아이와 있는 시간이 즐겁기도 했지만 힘들기도 했어요. 저만의 시간과 일하는 시간이 더 필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돌 무렵 전업 육아를 이어 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재원 시간을 천천히 늘려 가는 방법을 택했어요. 질 좋은 기관을 찾는 데 공을 들였고, 두 돌 정도까지는 오전에만 보냈습니다. 기관에 보내면서 점심 한 끼를 잘 챙겨 먹일 수 있게 된 것도 큰 도움이 됐고요. 1대1 육아를 할 수밖에 없고 조부모님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기관의 도움을 받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기관이 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성격을 잘 알아보고, 재원 시간을 어린 나이부터 급하게 늘리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도 돌까지는 다미와 좀 더 오롯이 시간을 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어요.
잘 못한 것, 돌 전 부족했던 대화
돌 전에는 다미에게 말을 많이 해 주지 못했어요. 그때는 저도 육아를 시작하며 함께 공부해 가는 중이었어서, 풍부한 언어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의 중요성을 잘 몰랐고 관련 책도 아직 읽지 못했거든요. 대신 그 시기엔 다미를 데리고 많이 돌아다녔어요. 전업 육아가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았다고 앞서 말씀드렸는데, 기분 전환도 하고 사회와 단절된 느낌을 풀고 싶어서 마트 같은 곳에 다니며 모르는 분들과 짧게 대화를 나누곤 했어요. 저는 내향적인 성격이라 사람 만나는 일이 편하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내향적인 사람에게도 사회적 교류는 필요하니까요. 좀 더 일찍 알았다면 그런 시간을 가지면서도 집에서 다미와 더 많이 이야기하는 데 신경 썼을 것 같아요.
잘 못한 것, 넉넉하지 않았던 경제적 지원
저는 유튜브와 개인 사업을 하다 보니 돈을 많이 벌 거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들이는 자원에 비해 수입이 그렇게 크지 않아요. 예전 회사에 다닐 때보다 오히려 소득이 줄었고, 회사가 버는 돈은 제 개인 소득이 아니라서 3년 넘게 개인 소득 없이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월급을 받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입니다. 인생에서 영유아기가 아이에게 가장 많이 투자하면 좋은 시기라고 생각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더 투자하지는 못했어요. 대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아이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자원을 분배하려 했습니다.
대신 잘한 것들
제한된 예산으로 무엇에 돈을 쓸지 고민했을 때, 아이 발달에는 사람과의 질 좋은 1대1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제가 일하며 그 상호작용을 다 채워 주기는 어려웠기에 시터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세 시간에 4만 5천 원 정도가 들었는데, 저에게는 그게 투자였어요. 그 돈으로 확보한 시간에 저도 제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대신 아이 옷이나 장난감, 더 좋은 집, 제 개인 소비를 많이 줄여야 했지만, 1대1 육아가 기본인 상황에서는 사람의 도움에 돈을 쓰는 게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돌 전에 말을 많이 못 해 줬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이후로는 좋은 언어 환경을 만드는 게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면서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 과정에서 아이와 함께 책 읽는 잠자리 독서 루틴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어요. 다미는 지금도 책 읽는 걸 좋아하고, 그 시간에 저와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다미가 어릴 때 자유로운 탐색을 많이 할 수 있게 해 준 것도 제가 잘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사실 제 타고난 기질 덕분이기도 한데, 저는 무던한 편이라 아이가 입에 뭘 넣거나 집을 어지럽히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미에게 탐색의 기회를 충분히 주면서도 그 행동들에 화를 내지 않고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었어요.
지금 시기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이라 할 수 있는 놀이 환경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잘 만들어 줄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실행해 왔어요. 그 관심을 놀이 강의로 만드는 일까지 이어 가면서 공부를 놓지 않을 수 있었고요. 다미는 지금도 노는 걸 정말 좋아하고, 친구들과도 놀이를 주도적으로 잘 이끌어 갑니다.
정리해 보면
- 완벽한 부모는 없으며, 저 역시 식사·가정보육·언어 자극·경제적 지원 등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 다 잘하려 하기보다, 지식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좋은 것들의 목록을 만들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골라 보세요.
- 제한된 자원은 물건보다 사람과의 질 좋은 상호작용에 쓰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한두 가지 우선순위를 정해 집중하면, 그 노력을 따라 다른 좋은 육아 방식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 부모와 아이 모두 행복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결국 좋은 관계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