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아이가 생떼를 쓰는 이유와 생떼를 예방하는 전략, 부모의 태도를 이야기했어요. 그럼에도 아이가 생떼를 부리기 시작했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먼저 왜 잘 대처해야 하는지부터 조금 깊이 들여다볼게요.

생떼가 굳어지는 악순환, 강압 이론

발달심리학자들은 감정 조절 능력과 사회성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들어야 할 생떼가 어떤 경우에 지속되고 교우 관계나 직업적 성취에까지 영향을 주는지 설명해 왔는데, 그 핵심이 강압 이론이에요. 가정에서 다음 에피소드가 반복되면 생떼는 갈수록 심해지고 나중에 반사회적 행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해요.

  1. 어른이 아이의 행동을 바꾸려고 시도해요. 여기서 앞선 글의 전략들을 잘 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끝날 수도 있어요.
  2. 아이가 짜증이나 생떼로 저항해요. 일단 생떼가 시작되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고, 많은 경우 부모도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더 강압적으로 나가면서 둘 중 하나가 이길 때까지 갈등이 이어지죠.
  3. 많은 경우 부모가 결국 요구를 들어줘요. 아이에게 굴복하는 거죠.
  4. 아이가 저항을 멈춰요.

이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배워요. 내가 원하는 걸 얻어 내려면 생떼를 부리는 방법밖에 없구나. 결국 생떼는 더 잦아지고 갈등은 더 심해져요. 사소한 일에도 반항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라져야 할 나이에도 생떼가 남아 친구나 선생님과의 관계에서도 반사회적인 행동 패턴을 더 많이 보이게 돼요. 이런 영향이 심지어 30년 뒤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까지 이어지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어요.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우선 아이의 욕구를 인정하면서 타협하는 해결 방식을 아이가 최대한 많이 경험하게 도와줘야 해요. 내가 원하는 걸 무작정 밀어붙이지 않아도 부모가 내 욕구를 인정하고 어느 정도 해소해 주려고 노력하는구나, 타협하는 것도 괜찮구나 하는 메시지를 심어 주는 거죠.

가장 중요한 원칙, 생떼에 굴복하지 않기

그럼에도 이미 생떼가 시작됐다면요. 가장 중요한 원칙부터 말씀드릴게요. 아이의 생떼에 부모가 굴복해서는 절대 안 돼요. 베싸가 생떼와 관련해 읽은 모든 자료와 전문가 의견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지점이었어요. 아이가 양치를 하기 싫다고 난리를 친다고 해서, 부드럽게든 화난 모습으로든 "그래, 양치 하지 마"라는 엔딩이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앞선 글에서 강압적인 태도는 생떼를 늘릴 뿐이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듣고 아이가 생떼를 부릴 때도 아이에게 맞춰 줘야겠다고 잘못 생각하실 수 있어요. 부드럽게 대하는 것과 생떼에 굴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예요. 부모는 아이가 받아들일 만한 옵션을 고민해서 제시하고 타협을 시도해야 해요. 생떼를 부린다고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한다면 아이는 앞으로 더 심하게, 더 자주 생떼를 부리게 돼요.

특히 부모가 버티고 버티다 결국 굴복하면 아이는 오래 끌면 결국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구나, 버티면 되는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요. 이런 경험을 몇 번 하면 예전 같으면 5분 만에 생떼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고 진정됐을 상황에서 10분, 20분씩 떼를 쓰게 될 수 있죠. 그러니 꼭, 굴복하지 마세요.

무시가 아니라 선택적인 관심

그러면 바닥에 벌러덩 누워 버린 아이 앞에서 굴복하지 않고 뭘 해야 할까요. 소아정신과 의사 세 분의 공통된 조언을 담은 글에 따르면, 아이가 생떼를 부릴 때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 무시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게 좋다고 해요. 생떼를 부리는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다가가거나 말을 많이 하거나 깊이 개입하려는 건 효과가 없을뿐더러, 어떤 경우 아이가 생떼를 관심을 받는 유용한 도구로 인식하게 되는 부작용까지 있을 수 있어요.

아이가 우는데 달래 주지 않고 무시하라니, 방치 아닌가 하고 거부감이 드실 수 있어요. 먼저 분명히 할 것은, 이 무시는 아이가 원하는 걸 이루지 못해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의 생떼에만 해당한다는 거예요. 아직 달랠 수 있는 단계라면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주의 돌리기 같은 방법으로 달래 줘야 하고, 아직 생떼를 부릴 시기도 아닌 돌 전 아기는 울면 바로 달래 주는 것이 오히려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 필수예요. 이미 생떼로 번진 뒤에는 어느 정도 무시하라는 거죠.

의사들은 이걸 무시가 아니라 관심을 선택적으로 주는 것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해요. 아이의 행동에는 관심을 줄 부분과 주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생떼는 부모가 관심을 줘야 할 행동이 아니라는 거예요. 이런저런 방식으로 개입해 달래 주고 싶어도 꾹 참는 것, 그 자체가 가장 이상적인 개입 방식이에요. 한 육아 사이트의 비유를 빌리면, 아이는 장미와 잡초로 가득한 정원이에요. 장미는 가꿔야 할 것, 잡초는 생떼처럼 부적절한 것이죠. 생떼를 무시하는 건 잡초에 물을 주지 않는 것이지 정원을 무시하는 게 아니에요.

차분함을 유지하고 거리를 두세요

아이가 생떼를 쓸 때는 평소와 다름없는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이에요. 마치 아이의 생떼가 별것 아니라는 것처럼요. 부모가 영향을 받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금방 알아차려요. 화를 내거나 체벌하려 하거나, 반대로 감정적으로 연결하려고 스킨십을 하고 눈을 마주치고 다정하게 말을 거는 것도 하지 마세요. 아이의 감정이 진정될 때까지 부모도 차분함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다소 거리를 두고 아이의 안전을 지켜보는 게 좋아요. 뭔가 말하고 싶다면 이 정도가 좋아요. "아무리 떼를 써도 그 요구는 들어줄 수 없어."

부모가 이렇게 차분하게 대처하면 아이는 생떼가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걸 배워요. 다음번 생떼를 부릴 수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려고 노력하거나 부모의 안 된다는 말을 받아들이는 등 다른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죠.

상황별로 이렇게 해 보세요

마트에서 원하는 걸 얻지 못해 생떼를 부린다면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빠르게 자동차 안이나 사람이 없는 곳으로 옮긴 뒤 아이가 진정할 때까지 지켜봐 주세요.

아이가 자기나 남을 아프게 하려 한다면 꼭 붙잡고 이렇게 말해 주세요. "아무리 화가 나도 다른 사람이나 너 자신을 아프게 할 수는 없어. 네가 진정할 때까지 이렇게 잡고 있을게. 엄마 여기 있어." 그리고 진정할 때까지 가능하면 말을 걸지 마세요.

옆에서 차분함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지만, 그게 어렵고 자꾸 흥분하게 된다면 잠시 방을 나가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해요. 심호흡을 하거나, 이 시간을 떼에 시달리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에게 사회에서 적절히 대처하는 법을 길러 주는 훈련 시간으로 다시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에요.

차분하게 잘 대처하고 있는데 다른 양육자가 끼어들어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요. 아이가 우는데 정황을 모르는 남편이 옆방에서 와서 달래 주거나 요구를 대신 들어주려 할 수 있죠. 이때는 개입을 막고 상황을 설명하세요. 물론 미리 이런 대처 방식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해 두는 게 좋겠죠. 베싸의 경험으로는 다미가 떼를 쓰다가도 엄마뿐 아니라 아빠까지 "그래, 다미야, 그건 안 되겠다" 하고 같은 편에 서서 말해 주면 금방 멈추더라고요.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은, 생떼를 멈추려고 영상을 보여 주거나 사탕을 주면 안 된다는 거예요. 생떼가 보상과 연결되어 오히려 늘 수 있거든요. 생떼에는 부모의 관심이나 애정을 포함해 어떤 형태의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 편이 좋아요. 특히 영상처럼 강한 자극으로 생떼를 잠재우면 영상 없이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아이가 될 수도 있어요.

진정된 뒤에는 부드럽게 가르쳐 주세요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에서 어느 정도 진정됐다면 그때 부드러운 훈육을 해 주세요. 아이가 원하면 안아 주고, 아이의 감정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생떼를 부리는 건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알려 주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렇게요. "과자를 먹고 싶은데 못 먹어서 화가 났지. 그래도 소리를 지르고 엄마를 때리면 안 돼. 다음엔 '맛있는 거 먹고 싶어요'라고 말해 보자. 엄마가 과자 말고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찾아봐 줄게."

여기서도 주의할 점이 있어요. 아이가 화를 낸 방식이 아니라 화를 낸 것 자체를 두고 창피를 주거나 부끄럽게 여기게 하는 말은 좋지 않아요. 한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이런 식으로 소통하면 아이가 자기 힘든 감정이나 고통을 다른 사람에게 잘 털어놓지 않으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고 해요. 어른에게는 사소해 보여도 아이에게는 중요할 수 있어요. "그런 거 때문에 왜 화를 내"보다는 "화가 났구나. 그렇지만 화가 나면 이렇게 표현하는 게 좋아"라고 말해 주세요.

이렇게 해 준다고 아이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생떼가 크게 줄고, 아이가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익혀 자기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서툴게라도 말로 표현하기 시작하는 순간에 감동받게 되실 거예요. 아이들이 비슷한 시기에 대부분 생떼를 부리는 시기를 거치는 건, 어쩌면 아이가 사회에 적응하고 자기 욕구를 다스리도록 훈련시킬 수 있게 부모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미션인지도 몰라요.

정리해 보면

  • 생떼에 굴복하면 아이는 떼가 통한다고 배우고, 버티다 굴복하면 떼가 더 길어져요.
  • 굴복하지 않는 것과 강압적으로 대하는 것은 달라요. 받아들일 만한 옵션을 제시하고 타협하세요.
  • 이미 생떼로 번졌다면 차분하게 거리를 두고 안전만 지켜보세요. 달랠 수 있는 단계나 돌 전 아기는 바로 달래 주세요.
  • 영상이나 사탕으로 생떼를 멈추지 마세요. 생떼가 보상과 연결돼요.
  • 진정된 뒤에 안아 주고, 감정은 인정하되 표현 방법을 부드럽게 가르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