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2.07 · 15:40
실수에 너그럽고 감사할 줄 아는 집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감이 넘칩니다
부모가 실수를 웃어넘기는 모습과 아이에게 고마워하는 모습을 매일 보여 주면 아이의 자신감이 자라요.
우리 아이가 커서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자신감은 "나는 할 수 있어"라고 믿는 마음인데, 태어날 때부터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거의 대부분 후천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지고, 다른 성격 특성이 다 그렇듯 생애 초기의 경험이 특히 중요하죠. 그러니 부모는 아이가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데 전부는 아니어도 상당 부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제가 책과 논문으로 만난 마음속 육아 멘토 중에 셰팔리 차바리라는 분이 있어요. 컬럼비아대학에서 심리학 박사를 받고 심리상담가로 활동하는 분인데, 이분의 책 『깨어있는 부모』가 번역되어 나왔어요. 초반에는 살짝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끝까지 읽으면 인생 공부를 제대로 했다는 만족감과 함께, 어떻게 키워야 내면이 탄탄한 아이가 되는지 육아의 방향을 잡게 되는 책이에요. 그중 제게 특히 도움이 됐던 '아이의 자신감을 키우는 부모의 태도' 두 가지를 정리해 볼게요.
에고에 휘둘리지 말고 깨어 있으세요
결론부터 말하면, 차바리 박사는 부모가 육아를 할 때 내면의 에고에 무의식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에고를 늘 잘 인식하라고, 즉 항상 깨어 있으라고 했어요. 에고란 주로 어릴 때 부모와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나 여러 경험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갖게 된 나에 대한 생각을 말해요. '나는 어때야 한다'는 종류의 생각이죠.
예를 들어 볼게요. 뭔가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에게 "우리 여기 흘린 것 치우자"라고 세 번이나 말했는데 아이가 듣지 않아요. 어떤 부모는 크게 개의치 않고 아이 손에 행주를 쥐여 주거나 손을 잡고 "저기 가서 닦자" 하고 이끌죠. 그런데 어떤 부모는 이 순간 발끈해요. 내 말을 일부러 무시하는 건가? 내가 부모로서 그렇게 권위가 없나? 내가 능력 없는 부모인가? 이런 자동적인 해석이 끼어들면서 화가 나는 거예요. 이렇게 해석하게 되는 건 통제나 순응에 집착하는 내면이 있기 때문이고, 그 내면이 바로 에고예요. 육아를 잘하려면, 그리고 잘 살려면 이런 내면을 알아차리기 위해 나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해요. 그래야 에고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아이를 대할 수 있거든요.
완벽에 집착하는 부모 밑에서 아이는 실수를 숨기게 돼요
여러 에고 중에서도 완벽에 집착하는 에고는 아이의 자신감에 큰 영향을 줘요. 완벽에 집착하는 부모는 '부모는 아이에게 존경받는 존재여야 한다'고 믿고, 전지전능하고 완벽한 존재가 되려고 해요. 아이 앞에서 감정 조절에 실패했거나, 잘 모르는 게 있거나, 뭔가 실수를 하면 지나치게 자책하고 숨기려 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하죠.
차바리 박사는 부모가 능력 있고 완벽한 모습만 보여 주려고 애쓰면, 아이는 '사람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고 그래도 괜찮다'는 걸 배울 기회를 잃는다고 봤어요. 아이는 자라면서 자기가 많이 부족하고 완벽하지 않다는 걸 분명히 알아차려요. 그런데 그게 괜찮지 않은 일이니까 필사적으로 부족함을 숨기려 하죠. 100% 성공할 수 있는 안전한 것만 시도하고 어렵고 의미 있는 도전은 피해요. 실패하면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변명거리를 찾고요.
이런 부모는 자신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완벽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경향이 있어요.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 드러나죠. 식사할 때는 자기 통제력을 조금도 잃으면 안 되고 끝까지 앉아서 먹어야 하고, 옷에 밥이나 국을 조금 흘리면 그 실수를 참지 못하고 매번 닦아 주느라 아이의 식사를 방해해요. 몸을 잘 가누지 못해 뛰다가 넘어지는 아이, 감정 조절에 실패해서 소리 지르거나 우는 아이를 너그럽게 대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거나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화를 내기도 하고요. 이 부모의 마음속에서 실수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니까 아이의 실수에 지나치게 예민해지는 거예요. 아직 배우는 중인 아이에게는 이 모든 게 어려운 일이라 실수하는 게 당연한데도요. 이런 상황들이 나에게도 불편한 감정을 일으키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아이에게 부모의 못마땅한 말투와 표정, 시선은 큰 영향력이 있어요. 실수를 웃어넘기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는 점점 실수를 두려워하고, 실수를 거짓말로 덮으려 하기 시작해요. 자신의 취약한 면을 부모에게도, 세상에도 절대 드러내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되면 자신감이 떨어져요. 취약한 부분은 분명히 있는데 내가 실수하는 모습을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되니까요. 실수할까 봐 두려워지고, 남들 앞에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고, 도전을 꺼리게 되죠.
실수는 괜찮다는 가정 풍토 만들기
그러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수는 괜찮은 것'이라는 가정 풍토를 만드는 거예요. 아이의 사회화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모델링, 즉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거고요. 부모가 아이 앞에서 실수하는 모습, 잘 모르는 모습, 나약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 주세요. 그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행동하고 웃어넘기세요.
- 실수로 아이에게 화를 냈다면 너무 자책하거나 부끄러워하거나 심각해지지 마세요. 아이도 할 수 있는 흔한 실수에 부모가 과하게 반응하면 아이도 그런 실수를 두려워하고 감정을 억누르게 돼요. "미안해, 엄마가 실수했어"라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말해 보세요.
- 함께 색칠놀이를 할 때 일부러 삐뚤빼뚤하게 칠해 보세요. 많은 아이들이 이런 걸 즐겨요. 아이가 "똑바로 해야지, 예쁘게 칠해야지" 하고 혼내면 "에이, 엇나갔네" 하고 실수에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 아이가 장난감을 잘 못 다룰 때, 부모도 잘 못 다루면서 낑낑대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 아이의 행동을 이끌어 내려고 어쩌다 거짓말을 했나요? 좋은 기회예요. "미안해, 아까 엄마가 한 말은 거짓말이었어. 그러면 안 됐는데. 용서해 줄래?" 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으세요.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아주 건강한 사고방식 하나가 "사람은 실수할 수 있는 존재이고 그래도 괜찮다, 중요한 건 실수에서 배우는 것이다"예요. 그러려면 부모가 실수하는 모습, 그리고 그 실수에 대처하는 자연스럽고 유쾌한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 줘야 해요.
아이의 실수에는 담담하게
아이의 실수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려는 노력도 필요해요. 아이는 부모가 굳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스스로 실수에서 배우고 행동을 수정해요. 우유를 붓다가 쏟으면 '이렇게 부으면 쏟아지는구나, 어떻게 해야 안 쏟아지겠구나' 하고 알아서 고쳐 가요. 그런데 부모가 눈을 찡그리고 한숨을 쉬고 혼을 낸다면 어떨까요. 실수가 두려워지니 우유를 더는 붓고 싶지 않을 거예요. 반면 "그렇게 하니까 우유가 자꾸 쏟아지네? 어떻게 하면 안 쏟아질까?" 하고 실수와 도전을 격려해 주고, 실수를 하든 안 하든 한결같이 따뜻하게 대해 주면 아이에게 용기가 생겨요. 이런 아이는 잘못이나 실수를 해도 부모에게 숨기지 않고 떳떳하게 말하고 용서를 구해요.
아이가 실수했을 때 어떤 감정이 바로 올라온다면, 반감이 가라앉을 때까지 조금 기다리세요. 판단이나 행동을 하지 말고 아이의 실수를 되도록 받아 주려고 해 보세요. 그다음 왜 실수하게 됐는지 함께 이야기하고 "다음에는 이렇게 하자" 하고 담담하게 대처하면 돼요. 이렇게 실수를 담담하게 다루는 법을 배운 아이는 나중에 스스로 실수하거나 실패했을 때도 지나치게 허둥대거나 당황하지 않고, 교훈을 얻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완벽에 집착하는 에고가 강한 분이라면 이 모든 게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나에게 완벽에 집착하는 에고가 있구나'를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이미 변화의 출발선에 선 거예요. 그게 바로 깨어 있는 부모예요. 에고를 없앨 수는 없지만, 내 안의 에고를 발견하고 거기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매일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감사할 줄 아는 아이가 자신감도 넘쳐요
두 번째 포인트는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기예요. 살면서 '감사하다'는 느낌을 얼마나 느끼며 사시나요? 최근 긍정심리학 분야에서는 감사에 관한 연구가 아주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감사를 느끼며 사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더 행복하다, 감사가 스트레스 수준을 낮춘다, 사회적으로 행동하려는 동기를 높여 사회성이 좋아진다, 회복탄력성을 높인다 같은 결과들이요. 감사 일기 쓰기가 유행한 것도 그래서죠.
더 최근에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도 조금씩 나오고 있어요. 한 연구에서는 평균 만 5세 아이들 중 평소 감사함을 많이 느끼는 아이가 전반적으로 더 행복했고, 만 4~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어린아이들도 뭔가를 받았을 때 감사를 표현한 사람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호의적으로 봤어요. 아마 더 어린 아이들도 그럴 거예요. 언어의 한계로 실험하기 어려웠을 뿐이죠.
인간은 아주 사회적인 동물이에요.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제치고 이렇게까지 번성한 이유로 공동체 생활과 사회성을 꼽았죠. 그 공동체 생활을 매끄럽게 굴러가게 하는 윤활유가 바로 감사예요. 나에게 이득이 되는 사람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는 사회성으로 성공한 호모 사피엔스에게 본능에 가까워요. 그래서 타인에게 감사를 잘 표현할 줄 아는 아이는 본능적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인기가 많고 리더십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요.
뿐만 아니라 삶에서 감사할 수 있다는 건 삶의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계속하는 것과 같아요. 그래서 긍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느끼며 살 수 있고, 자기가 가진 것이 아무리 열악해 보여도 그 상황에서조차 자신감을 가질 수 있죠.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가 키가 작다, 못생겼다 하는 열등감에 빠져 있을 때, 감사할 줄 아는 아이는 자기가 가진 좋은 점들을 열심히 발견하고 거기에 집중하고 개발해서 남들 앞에 당당하게 내세워요. 감사할 줄 아는 아이가 전반적으로 사회적으로 유능하고 자신감도 넘친다는 거예요.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 고마움을 표현하세요
그러면 어떻게 감사하는 아이로 키울까요. 『깨어있는 부모』에서는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해요. 많은 부모가 부모가 아이에게 감사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부모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물론 아이도 부모에게 감사할 줄 알아야 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먼저 부모가 아이에게 감사를 자주 표현할 줄 알아야 해요. 감사는 누군가를 보고 배워야 하는 사회적 기술이거든요. 실제로 감사를 잘 느끼고 표현하는 부모의 아이가 감사를 더 잘 느끼고 표현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요.
베싸가 꼭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하나 있어요. 매일 밤 아이와 함께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짚어 보면서, 아이에게 고마웠던 일 한 가지를 떠올려 말해 주는 걸 수면 의식으로 삼는 거예요. 얻는 게 많아요. 부모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감사 연습을 하게 되죠. 어차피 삶에서 감사할 거리를 찾을 거라면,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아이에게서 찾는 것도 괜찮잖아요.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가 감사를 표현하는 모범을 매일 보게 되니 감사를 배우고, 자존감과 자신감도 높아지고, 부모의 긍정적인 관심을 받으니 정서적으로도 좋아요.
그날 있었던 일을 함께 떠올리며 이야기 나누는 것 자체도 아주 좋은 활동이에요. 미국 에모리대학교의 로빈 피부시 교수는 부모와 아이의 대화를 오랫동안 연구한 학자인데, 부모가 아이와 과거 경험을 세세하게 곁들여 회상하는 대화를 자주 하면 아이의 기억력이 더 탄탄하고 언어 능력, 읽고 쓰는 능력,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 높았다는 결과를 발표했어요. 그러니 매일 밤 자기 전에 그날 있었던 일을 시간 순서대로 쭉 돌아보면서, 아이에게 고마웠던 점을 한두 가지 잡아 "그렇게 해 줘서 엄마가 참 고마웠어"라고 말해 주세요. 이런 시간이 1년, 2년 쌓이면 아이의 삶에 상당한 차이를 만들 거예요. 차바리 박사는 나아가 '네가 이렇게 해 줘서 고마워'처럼 조건이나 이유가 담긴 감사도 좋지만, 아이의 존재 자체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현할 때 아이의 자존감이 크게 높아진다고 했어요.
실수에 너그럽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가족 문화를 한번 만들어 보세요. 아이의 삶뿐 아니라 부모의 삶의 질도 분명히 올라갈 거예요.
정리해 보면
- 자신감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생애 초기 경험으로 만들어져요.
- 완벽에 집착하는 부모 밑에서 아이는 실수를 두려워하고 숨기게 돼요.
- 부모가 먼저 실수하는 모습과 웃어넘기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 아이의 실수에는 감정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다음에는 이렇게 하자"라고 담담하게 대처하세요.
- 매일 밤 아이에게 고마웠던 일 한 가지를 말해 주는 걸 수면 의식으로 삼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