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돌이 지나면 대부분 모유나 분유를 끊고 우유를 먹이게 되죠. 그런데 막상 우유를 고르려고 보면 생우유, 멸균우유, 킨더밀쉬라는 선택지가 있어요. 어떻게 다르고 뭘 골라야 할지 많은 분이 댓글로 물어보셔서 정리해 봤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경우 생우유만으로 충분해요.

멸균우유가 더 안전한 건 아니에요

멸균이라고 하니 왠지 생우유보다 더 안전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지 아기에게 멸균우유를 먹이는 분이 많아요. 그런데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멸균우유를 먹일 필요는 없어요. 영양 성분이 더 좋은 것도, 생우유보다 더 깨끗한 것도 아니거든요.

한 논문에 따르면 멸균우유는 처리·보관 과정에서 각종 비타민과 칼슘이 약간 더 손실될 수 있다고 해요. 큰 차이는 아니지만요. 다른 논문에서는 멸균우유가 제조 당시에는 생우유와 단백질이나 지방산 비율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유통·보관이 길어지면 특히 지방산은 60일이 지나면서 서서히 떨어질 수 있다고 결론 내렸어요. 반면 소화가 쉽고 어려운 정도는 두 우유가 비슷하다고 해요. 멸균 과정에서 소화가 어려워지는 효과와 쉬워지는 효과가 동시에 생겨 서로 상쇄되기 때문이에요.

즉 아기에게 먹일 우유로 굳이 생우유 대신 멸균우유를 고를 이유는 없어요. 영양소 차이가 크지는 않으니 제조일로부터 오래되지 않게 신경 써서 먹인다면 비상용으로 몇 개 두는 건 괜찮을 수 있지만, 베싸는 우유는 어디서든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 그냥 생우유를 먹이는 편이에요.

킨더밀쉬가 꼭 필요한 아기는 따로 있어요

킨더밀쉬는 우유에 미네랄과 비타민을 조금 더 강화하고 단백질 함량을 낮춘 우유예요. 한 소아과학회에서는 평소 식단과 생우유로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채울 수 있으니 킨더밀쉬 같은 토들러 우유를 따로 먹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어요. 여기까지만 보면 굳이 킨더밀쉬를 고를 이유는 없어 보이죠.

다만 아기가 잘 안 먹거나 알레르기가 있어 식단으로 잘 섭취하지 못하는 영양소가 특정 브랜드 킨더밀쉬에 강화되어 있다면, 킨더밀쉬로 보충해 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단백질 과다와 비만 위험

그러면 단백질 함량을 낮췄다는 점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한 연구에서 인용하는 자료에 따르면 선진국 아기들은 권장량의 2~3배에 달하는 단백질을 먹고 있어요. 한국도 마찬가지예요. 2013~2015년 조사에서 한국 아기들 역시 권장 단백질 섭취량의 2배 이상을 먹고 있었어요.

단백질을 과하게 먹으면 성인이 되어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해요. 한 논문에서 6개월, 12개월, 18~24개월, 3세, 5~6세 아이들의 단백질 섭취량과 7세 때 비만의 관계를 살펴봤더니, 12개월과 5~6세 때의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이 이후 비만을 겪을 가능성과 관련이 있었어요. 고기를 통한 단백질도 그렇지만 우유를 통한 단백질 섭취가 특히 그랬고요. 이 논문이 인용한 다른 연구에서도 6개월 때의 단백질 섭취량은 이후 비만과 관계가 없었지만, 12개월과 18~24개월 사이의 단백질 과다 섭취는 비만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었어요. 단백질이 과하면 인슐린과 유사한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게 성장뿐 아니라 지방 조직 생성에도 영향을 준다고 해요. 이런 경향이 특히 돌에서 두 돌 사이에 두드러지니, 이 시기에 단백질이 과해지지 않도록 해 주는 게 좋겠죠.

그래서 단백질을 얼마나 먹여야 할까요

단백질 권장량은 한국과 미국이 비슷해요. 돌에서 두 돌 사이는 하루 15g, 3~5세는 20g 정도예요. 참고로 달걀 한 알에는 7g, 소고기는 부위마다 다르지만 30g에 9~10g, 우유 한 컵에는 7g 정도의 단백질이 들어 있어요. 달걀 하나, 소고기 30g, 우유 두 컵을 먹으면 하루 32g 정도를 먹게 되는 셈이죠.

그러면 권장량에 맞춰 단백질을 줄여야 할까요.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에요. 같은 돌에서 두 돌 사이라도 아기마다 몸무게도, 전체 식사량이나 칼로리 섭취량도 크게 다를 수 있으니 일괄적으로 15g이라는 기준을 들이댈 수는 없어요. 권장량은 일종의 기준이지 상한선이 아니거든요. 앞서 언급한 논문이 인용한 한 연구에서는 전체 에너지의 15%를 단백질로 먹는 것을 상한선으로 잡고, 그 이상 먹으면 비만 위험이 커진다고 결론 내렸어요. 아이마다 다르지만 돌에서 세 돌 사이 아이들은 하루 1,000~1,400kcal 정도를 먹는다고 해요. 1,000kcal라고 치면 15%는 150kcal, 단백질 1g은 4kcal이니 150kcal는 단백질 37.5g에 해당해요. 즉 돌에서 두 돌 사이 아기가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단백질 양은 15g에서 37.5g 사이가 되고, 칼로리 섭취량이 큰 아이는 더 높아지겠죠.

고기나 달걀, 우유를 정말 과하게 먹지 않는 이상 대부분은 이 범위 안에서 먹게 될 거예요. 오히려 고기를 잘 안 먹는다면 부족해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요. 베싸가 보기에 식단만으로 단백질이 아주 과해지기는 쉽지 않아요. 그러니 킨더밀쉬를 먹이든 생우유를 먹이든 단백질은 정상 범위 안에 들어올 확률이 높아요.

우리 아기가 고기나 달걀 같은 단백질을 아주 많이 먹거나 이미 약간 비만 기미가 보인다면 킨더밀쉬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생우유로 충분해요. 아이들이 단백질 권장량의 두세 배를 먹고 있다며 심각한 것처럼 말하는 제조사 마케팅에 너무 혹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오히려 킨더밀쉬를 먹이는 경우 아이가 크면서 단백질 요구량이 늘면 단백질이 부족해질 수도 있어요. 특히 고기나 달걀을 잘 먹는 타입이 아니라면요. 장기적으로는 균형 잡힌 식단과 생우유로 정착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정리해 보면

  • 멸균우유는 더 안전하지도 영양이 더 좋지도 않으니, 비상용이 아니라면 생우유를 먹이세요.
  • 킨더밀쉬는 식단으로 못 채우는 영양소가 있거나 단백질을 아주 많이 먹는 아기에게만 고려하세요.
  • 돌에서 두 돌 사이 단백질 과다는 이후 비만과 관련이 있지만, 보통 식단으로는 상한선을 넘기기 어려워요.
  • 권장량 15g은 기준일 뿐 상한선이 아니에요. 전체 에너지의 15%(1,000kcal 기준 37.5g)까지는 정상 범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