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의 성장을 돕는 육아 전문가 콘텐츠 ) 국제몬테소리협회(AMI) 자격을 보유한 몬테소리 육아 전문가, 유튜브 '베싸TV' 베싸님이 알려주는 베싸형 몬테소리 '베싸소리'
지난 '베싸소리' 매거진 1편 '몬테소리 개념편'에서는 '닫힌 놀이'에 속하는 눈-손 협응 영역의 활동을 육아 일상에 녹여낼 수 있다고 했어요. (1편 몬테소리 개념편을 아직 못봤다면 꼭 읽어보고 오세요!)
이번 매거진에서는 눈-손 협응 영역의 몬테소리 활동을 집에서 실천하고자 할 때, 1)몬테소리 정통 교구가 꼭 필요한지 2)몬테소리 놀잇감을 고르는 방법 3)가정에서 효과적으로 몬테소리 놀이 환경을 조성하는 법에 대해 알려드려요.
몬테소리 교구가 꼭 필요한가요? 몬테소리 정통 교구 vs 몬테소리 놀잇감
베싸가 몬테소리에 대해 공부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베싸소리'를 알리기 시작한 것이 4년이 되어가는데요. 그동안 많은 분들이 교구 관련 질문을 하셨어요.
저는 교구 세트를 구입하지 않았고, 몬테소리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적절한 놀잇감을 선별해서 구매하고, 몬테소리 방식으로 환경을 구성하는 데 집중했답니다.
몬테소리 교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교구가 그리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해요.
특히 기관이 아닌 가정에서도 몬테소리 정통 풀세트 교구가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인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입니다. 기관에서는 아이가 여럿이고, 집에서는 아이가 한둘이기 때문이에요.
아이가 여럿인 유치원에서는 일단, 교구를 한번 구입하면 수년간 많은 아이들이 사용하게 됩니다.
반면 집에서는 아이 한 명만을 위해 교구를 풀세트로 들여놓기는 사실 상당히 부담스럽죠.
몬테소리 교구들이 본질적으로 한두 가지 의도된 방식으로 가지고 놀게 되어 있고, 몇 주 열심히 해서 마스터하면 흥미를 잃는 게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만약 "아이 한 명을 위해 그렇게 할 수 있어요!", "교구 정도는 풀세트로 다 갖춰도 괜찮아요!" 하신다면 그렇게 하셔도 돼요. 그것이 가성비 있는 교육 투자인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굳이 그렇게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정통 몬테소리 교구' 대신 시중 놀잇감 가운데 몬테소리에서 의도한 바를 잘 구현하는 것들을 골라 구매하거나, 간단한 것은 만들기도 했습니다.
몬테소리형 놀잇감 선택 기준
1. 닫힌 놀잇감인가?
놀잇감이 특정 목적을 가지고 노력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합니다.
몬테소리에서는 아이들이 내적인 동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연습해서 숙달하는 '숙달 동기(mastery motivation)'를 놀이 속에서 충분히 느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런 방식으로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인 학습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2. 소근육과 눈-손 협응력을 키우는가?
'눈-손 협응력'이란, 눈으로 보면서 시각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손을 움직이고, 또 그걸 눈으로 보면서 시각적인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저금통에 동전을 넣으려면, 먼저 길쭉한 구멍을 봐야겠죠. 그리고 그에 맞게 동전을 회전시켜서 넣어야 하는데, 아직 눈-손 협응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눈으로 보더라도 구멍에 딱 맞게 동전을 회전시키질 못합니다. 이렇게 돌려서 넣어 보고, '안 들어가네?' 하는 시각 정보를 업데이트하여 또다른 방향으로 돌려 보고 하는 과정에서 눈-손 협응력이 자라는 거예요.
물론 이 과정에서 소근육도 발달하며, 이 능력들은 모두 인지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3. 기능이 지나치게 많지 않은가?
상업적 관점에서 보면 기능이 많다는 것은 똑같은 가격 대비 더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능들이 눈에 띈다면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상자가 하나 있는데 한쪽에는 구멍이 뚫려 있고 다른 한쪽에는 자물쇠가 달려 있는 것보다는, 구멍만 뚫려 있는 심플한 놀잇감이 더욱 해당 기능을 숙달하기 위한 아이의 몰입 동기를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입니다.
몬테소리 놀이 할 수 있는 집 환경 조성법
1. 중요한 두 가지, '아이의 선택'과 '제한된 자유'
몬테소리 환경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선택'입니다.
아이가 대상에 자발적인 흥미를 가지고 다가가서 놀아야 배움의 효과가 극대화돼요. 어른이 주도하는 놀이가 아닌, 전적으로 아이가 선택하고 주도하는 놀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몬테소리 기관에서는 하루 일과의 2~3시간을 자유 선택 놀이에 할당해, 그 시간에는 선생님이 주도적으로 무엇을 하자고 제안하지 않습니다.
또 몬테소리에서는 '제한된 자유' 개념을 강조해요.
아이들은 자유롭게 선택할 때 가장 자신의 발달 단계에 맞는 활동을 골라서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자유에 아무런 바운더리가 없이, 너무나 많은 선택지가 있다면 오히려 '잘' 선택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어요.
2. 집에서는 이렇게 배치하세요
집에서 몬테소리 방식으로 놀잇감을 제시할 때는,
교구장이나 선반 등 아이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에 교구나 놀잇감을 놓아 둡니다.
가짓수는 너무 많지 않게 합니다. 만 3세 이전의 아이라면 4~8개 정도 안에서 고르시면 적당해요.
보통 놀잇감이 아마 4~8개보다는 많으실 텐데요. 나머지는 박스 안에 넣어 두셨다가 며칠 간격으로 밖에 나와 있는 것 중, 아이가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넣어놓고 새로운 것을 꺼내는 식으로 '로테이션' 하시면 됩니다.
놀잇감과 놀잇감 사이에는 적당한 간격을 두고 배치하세요. 여러 피스로 되어 있는 놀잇감은, 옆 놀잇감과 확실히 구분하기 위해 네모난 트레이 등을 활용하여 시각적으로 구분을 해줍니다.
놀잇감을 완성하려는 흥미를 조금 더 유도하고 싶다면, '미완성'인 상태로 놓아 두시면 좋아요.
기본적인 방향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갑니다. 왼쪽의 재료들을 집어서 오른쪽의 공간이나 놀잇감을 완성하는 형태로 두고, 그렇게 놀이한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가르쳐줍니다.
경험이 쌓이다 보면 진열된 놀잇감만 봐도 딱 '아, 왼쪽의 저것을 오른쪽에다 저렇게 하는 거구나!'라는 감을 잡을 수 있게 되고, 놀잇감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동기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답니다.
3. 흥미를 유도하되, 강요는 안 돼요
몬테소리 기관에서는 원칙적으로는 교사나 어른이 아이에게 "이거 와서 해봐~", "우리 이거 해보자!"와 같이, 어른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아이에게 흥미를 유도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아이의 자발적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죠.
그런데 집에서 이렇게 예쁘게 몬테소리 놀잇감들을 만들거나 구입해서 놓아두고 두근두근 반응을 기다려도, 아이가 영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몬테소리 기관에서는 어른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아이들이 알아서 활동 재료를 선택해서 놀죠. 이런 차이는 왜 발생하는 걸까요?
몬테소리 기관의 운영 방침은 혼합 연령입니다.
아이가 처음 기관에 들어가면, 자유 작업 시간에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소위 '형님'들이 이미 적응하여 여러 교구들을 집중해서 조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처음엔 자기는 그냥 누워 있고 싶고, 나가 뛰어놀고 싶고, 자동차를 굴리며 놀고 싶을 것입니다.
기관은 공동체입니다. 사람은 공동체에 속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죠. 조금씩 조금씩 아이도 주변을 관찰하고, 그 분위기에 맞게 이것저것 해보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가장 관심을 끄는, 뭐 물 따르기나 그런 것부터 하겠죠. 그 속에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성취감을 맛보고, '아, 이런 거구나?' 하며 다른 것도 해보고, 다른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걸 보며 자기도 관심이 생깁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되는 거예요.
하지만 가정은 어떤가요? 그런 분위기가 없습니다.
그러니 집에서 교구를 깔아놓고 몬테소리 스타일로 부모가 개입 없이 얌전히 기다렸을 때, 아이가 별 관심이 없는 것도 사실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아이에 따라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기도 해요. 그러면 좋은 거죠.
하지만 아닌 경우라면,
교구가 있더라도 아이가 흥미 있을 만한 것 위주로 조금씩만 꺼내놓고,
자주 바꿔주고,
부모가 가서 재미있게 가지고 놀아보고,
"어, 이런 게 생겼네! 이거 어떻게 하는 거지?" 혼잣말도 해보고,
완전한 자율성과 약간의 격려를 조금 혼합해서 해줄 필요는 있습니다.
저도 몬테소리 육아를 시작하면서, 선반에 교구는 아니지만 직접 구성한 활동 재료들을 만들어서 늘어놓고 바꿔줄 때, 이런 시기를 거쳤어요. 책에서 읽은 것과 현실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죠.처음에는 책에서 배운 대로 어른이 주도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만, 나중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아이의 흥미를 유도했답니다. 다만 아이가 하고 싶지 않아 한다면 절대로, '한번만 해보자'는 식으로 강요하진 않았어요.
이번 [베싸소리 육아] 2편에서는 부모님들이 몬테소리 육아 환경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3편에서는 가정에서 해볼 수 있는 다양한 연령별 '몬테소리' 놀이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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