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하루 한 알 달걀 이유식이 아이의 성장과 두뇌 발달에 좋았다는 연구를 소개했죠. 그럼 실제로 어떻게 먹이면 될까요. 사실 베싸는 요리를 잘 안 해요. 다미 이유식도 초기에는 만들어 먹였지만 지금은 요리가 필요 없는 시리얼과 시판 이유식을 주고 있거든요. 그래도 매일 달걀을 주려면 요리를 좀 하긴 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만들어 본 레시피 일곱 가지를 정리했어요.

흰자와 노른자, 들어 있는 영양소가 달라요

요리에 따라 노른자만 들어가기도 하고 달걀 전체가 들어가기도 하죠. 흰자에 풍부한 것은 단백질, 마그네슘, 칼륨, 리보플라빈과 니아신 같은 비타민B군이에요. 모두 성장을 돕는 영양소죠. 노른자에는 칼슘, 철분, 그리고 흰자에는 없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지용성 비타민, DHA, 콜린이 풍부해요. 영양소의 작용이 워낙 복잡해서 딱 가르기는 어렵지만, 흰자는 대부분 신체 성장에, 노른자는 대부분 두뇌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으로 보여요.

하나하나 찾아보니 노른자에 든 영양소는 한국의 전형적인 이유식 식단으로는 충족되기 어려운 경우가 더 많았어요. 둘 다 먹이면 좋지만,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노른자 위주로 먹이시는 게 좋겠어요.

냄새 안 나게 삶는 법

아기가 싫어하지 않도록 냄새가 나지 않게 삶아야 잘 먹겠죠. 삶은 달걀 냄새를 막으려면 시간과 온도를 잘 조절해 줘야 해요. 물에 삶는다면 너무 팔팔 끓지 않도록 약불로 하고, 시간은 15분을 넘기지 마세요. 찜기를 쓰는 경우에도 15분 정도로 맞추면 괜찮더라고요.

초기, 미음에 섞어 주는 세 가지

흰자를 갈아 넣은 미음

앞선 글에서 4~6개월 사이에 달걀을 먹이면 달걀 알레르기가 생길 확률이 낮아진다고 말씀드렸죠. 달걀 알레르기는 대부분 흰자의 단백질이 원인이라 흰자를 먹여야 하는데, 이 시기 아기가 먹을 수 있는 질감으로 흰자를 요리해 주기가 쉽지 않아요. 흰자 단백질은 열을 가하면 굳어지고, 그렇다고 익히지 않은 흰자를 주는 건 위험하니까요.

한 가지 방법은 삶은 달걀을 미음과 함께 갈아 주는 거예요. 베싸는 브로콜리 미음에 흰자 2분의 1개를 갈아 넣고, 아주 곱게 갈리지 않아서 체에 한번 내렸어요. 보기에는 그냥 브로콜리 미음과 비슷하고 달걀 향이나 맛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다미도 거부감 없이 잘 먹었고요. 연구에서는 아기들에게 달걀 흰자 분말을 매일 먹였지만, 아기에게 먹일 만큼 안전성이 입증된 흰자 분말을 국내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아요. 알레르기 예방을 위해 흰자를 소개해 주고 싶으시다면 삶은 흰자 소량을 채소 미음과 갈아 주는 게 가장 현실적이에요.

노른자 미음

노른자를 가장 손쉽게 주는 방법이에요. 삶은 달걀에서 노른자를 뺀 뒤 포크로 열심히 으깨고, 모유나 분유와 섞어 미음 정도의 질감으로 만들어 주면 돼요. 저는 3스푼 정도 넣으니 적당했어요.

노른자 퓨레

노른자는 어떤 퓨레든 그냥 섞어 주기만 하면 돼요. 해외 웹사이트에서 본 레시피를 참고해서 노른자 1개, 아보카도 4분의 1개, 찐 고구마 2스푼을 믹서에 갈았어요. 아기가 조금씩 덩어리진 음식을 먹을 때가 되면 여기에 흰자를 잘게 다져서 섞어 주시면 되고요. 감자, 브로콜리, 단호박 등 다양한 퓨레에 노른자를 으깨 섞기만 해도 두뇌에 좋은 영양소를 간편하게 먹일 수 있어요.

6개월 이후, 달걀을 통째로

달걀을 풀어 넣은 미음과 죽

평소 만들던 미음이나 죽에 마지막에 달걀 전체를 풀어 넣는 방법이에요. 흰자가 익으면서 약간 덩어리가 생기니까, 덩어리를 먹을 수 있는 6개월 이후에 주세요. 베싸는 집에 있는 시판 이유식으로 해 봤어요. 열에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도록 최대한 약불로 미음을 살짝 익힌 뒤 풀어 둔 달걀을 넣고, 2~3분 정도 저어 가며 약불로 익혀요. 너무 살짝만 익히면 살모넬라균 때문에 식중독 위험이 있으니 충분히 익혀 주세요. 미음 대신 죽이나 진밥으로 바꾸기만 하면 다음 단계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어요.

스크램블드에그

단독으로 줘도 좋고, 밥을 먹기 시작한 뒤에는 밥에 섞어 줘도 좋아요. 달걀 1개를 믹서로 섞으면 더 고르게 섞여서 질감이 좋다고 해요. 팬에 무염 버터 2분의 1티스푼을 녹이고, 섞은 달걀을 부어 약불로 저어 가며 익혀요. 마지막에 맛과 촉촉함을 위해 아기 치즈를 약간 넣고 녹을 때까지 섞어 주세요.

아기 이유식에 오일이나 버터를 꺼리는 분들이 있는데, 이 시기 아기들은 열량의 25% 이상, 최대 50%까지도 지방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고 해요. 뇌의 60%가 지방으로 되어 있거든요. 다만 아기가 우유 알레르기가 있거나, 모유수유하는 엄마가 우유를 먹지 말라는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버터 대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쓰세요.

간식으로 좋은 두 가지

달걀 바나나 팬케이크

철분 강화 시리얼을 쓰면 철분까지 잡을 수 있는 식단이에요. 시리얼을 먹이지 않는다면 보통의 쌀가루나 통밀가루를 써도 좋아요. 달걀 1개, 바나나 반 개, 오트밀 시리얼 혹은 쌀가루 15g을 믹서로 잘 섞어요. 분유나 모유를 30ml 정도 추가해도 좋고요. 프라이팬을 약불로 해서 잘 구워 주세요. 코팅이 잘된 팬이라면 기름 없이, 아니면 기름이나 버터로 살짝 코팅하면 돼요. 잡고 먹을 수 있게 주셔도 되고 조금씩 떼어서 입에 넣어 주셔도 돼요.

달걀 한 알로 꽤 많이 나오기 때문에 한 끼에 먹이기는 어려울 거예요. 바나나 때문에 달콤해서 간식으로 오며 가며 조금씩 먹이면 좋겠더라고요.

사과 달걀 오트밀

역시 철분 강화 시리얼을 활용하는 레시피예요. 사과 2분의 1개를 30분 정도 푹 찐 뒤 으깨서 퓨레로 만들어요. 삶은 달걀은 잘게 다져 주는데, 저는 노른자는 포크로 으깨고 흰자는 다지기로 다졌어요. 오트밀 시리얼에 물을 섞어서 준비하고, 으깬 달걀 한 알, 사과 퓨레 60ml, 오트밀 30ml를 넣고 잘 섞어요.

다미가 이날 달걀을 하도 많이 먹어서 먹이지는 못했는데, 제가 먹어 보니 이날 만든 것 중 제일 괜찮았어요. 사과의 상큼한 맛이 달걀의 약간 텁텁한 느낌을 잘 가려 주거든요. 양이 많아서 한 끼에 다 먹기는 어려우니 두 번 정도 나눠 먹이면 좋겠어요.

요리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저보다 훨씬 능숙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달걀을 이유식에 넣을 수 있으실 거예요.

정리해 보면

  • 흰자는 신체 성장, 노른자는 두뇌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가 많아요. 하나만 고른다면 노른자부터 먹이세요.
  • 달걀은 약불에서 15분을 넘기지 않고 삶아야 냄새가 덜 나요.
  • 초기에는 삶은 달걀을 미음이나 퓨레에 갈거나 으깨 넣고, 6개월 이후에는 죽에 풀거나 스크램블로 주세요.
  • 알레르기 예방이 목적이라면 삶은 흰자 소량을 채소 미음과 갈아 주는 게 현실적이에요.
  • 팬케이크와 사과 오트밀은 양이 많으니 간식으로 나눠 먹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