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youtu.be
위 상상놀이 관련 영상의 댓글에서 약속드렸던, 상상놀이 관련 추가 컨텐츠입니다.
안녕하세요? 베싸입니다.
두 돌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아이와 부모님은 정말 많은 시간을 상상놀이 속에서 보내게 되죠. 상상놀이에 대해 베싸가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알아두시면 좋은 팁들과, 영상에서 시간 관계상 미처 소개드리지 못했던 지식들에 대해 추가로 소개드리려고 해요.
🌷영상에서 미처 전달드리지 못한 지식들
👉 Goldstein and Learner (2017) 논문에서는, 4~5세 아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어요. 그룹 1의 아이들에게는 주 3회, 한 번에 20분, 총 8주 동안 상상놀이를 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룹 2의 아이들에게는 같은 기간/시간 동안 블럭 놀이를 시켰어요. 그룹 3의 아이들은 같은 기간/시간 동안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그리고 나서, 사회성/마음 이론(타인의 마음 상태에 대해 이해하는 능력)/이타심/감정 파악하기 등 정서지능과 관련된 부분을 측정하였어요.
그 결과, 상상놀이를 했던 그룹 1의 아이들이, 다른 그룹의 아이들에 비해 감정 조절을 더 잘했어요.(이 능력치는, 다른 사람이 고통스러워할 때, 따라오는 개인적인 부정적 감정을 잘 다스리느냐 혹은 감당하지 못하고 울어 버리느냐와 같이 측정합니다. 감정 조절을 더 잘하는 아이들은 타인의 고통을 봤을 때 울어버리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한 뒤 타인을 달래줄 수 있어요.) 또한 또래 관계에서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더 적게 나타났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 Gilpin, brown and pierucci(2015) 논문에서는, 유치원생 아이들 중 판타지 테마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이 더 정서 조절 능력이 뛰어났다고 보고하였어요. 뿐만 아니라 이런 아이들은 감정을 더 잘 구분했고 공감 능력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그 메커니즘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긴 어렵지만, 아마도 현실 테마의 상상놀이를 많이 하다 보면 그 다음 단계로 판타지 테마의 상상놀이에 관심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래서 판타지 테마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상상놀이에 경험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상상놀이 관련 베싸 TIP
👉 아이가 주도하게 해주세요
상상놀이 관련해서 가장 먼저 강조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의 리드를 따르라"는 것입니다. 아이가 부모님과의 상상놀이를 별로 재미있어하는 것 같지 않다면, 어쩌면 부모님은 아이와의 상상놀이를 너무 주도하려고 하거나, 놀이 시나리오에서 나타나는 어떤 행동들을 자꾸 교정하려고 하고 계실 수도 있어요. 영상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놀이는 아이들이 감정을 비롯한 다양한 것들을 마음껏 경험하는 "안전한(safe)"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아기 공룡과 엄마 공룡 피규어를 가지고 놀면서, 아기 공룡이 엄마 공룡 피규어를 막 때리는 놀이를 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아이는 그 놀이가 하고 싶은 거예요. 마음 속에 다양한 심리적인 이유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럴 때 그냥 두지 못하고, "엄마를 때리면 안 돼~" 하면서 아이에게 훈수를 두려고 하면 아이는 상상놀이를 통해 자신이 원했던 심리적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상상놀이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될 수 있습니다. 놀이 안에서 아이는 엄마를 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님은 아이가 실제로 엄마를 때리지 않는 한, 아이의 놀이 장면 속의 어떤 표현을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거나 확대 해석을 하지 마시고, 아이가 주도하게 두세요. 아이가 틀린 지식을 표현하더라도(예를 들어, 냉장고에 모자를 넣는다) 마찬가지예요. 교정하지 마세요. 놀이에서는,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라고 아이가 믿을 수 있게 해 주세요.
때로 아이들은 부모님께 어떤 말을 하라고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기도 합니다. 저는 이것도 그냥 따라 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는 머릿속에 어떤 재연하고 싶은 장면이 있는 것이니까요. 아이가 놀이 속에서 어떤 장면을 재연하고 싶어한다고 해서, 그래서 세세하게 대사 등을 연출한다고 해서, 아이가 뭐든 제멋대로 하고 싶어 하는 아이로 클 것이라는 뜻은 아니예요. 실제로 아이는 뭐든 제멋대로 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지니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욕구를, 놀이에서 안전하고 자유롭게, 풀 수 있게 해 줘야겠죠. 물론 현실에서는 다르지만요. 뭐든 마음대로 하려고 할 때, 그게 허용되지 않는 욕구일 때, 한계 설정을 해 주시면 됩니다.
"다 맞춰주면서 놀다 보면 친구들이랑 놀 때 적응이 어렵지 않을까요?" 아이들은 점차 또래 관계에서 이런, 자기가 완전히 주도하는 놀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친구들과 마찰을 빚겠지요. 그런 경험을 통해 아, 내가 원하는 대로만 놀이를 이끌어나갈 수 없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고 친구와 조율하려 할 거예요. '이번엔 내가 원하는 대로 하자, 다음엔 너가 원하는 대로 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아이들의 사회성이 자랍니다. 그래서 유치원에 입학할 정도의 나이가 되면 또래들과 노는 경험이 중요해져요. 지금부터 '준비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요.
👉 상상놀이를 잘 못하는 아이라면
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즐기게 되는데는, 부모의 충분한 모델링이 필요합니다. 상상놀이의 시초는 보통 이런 것으로 나타나는데요. "자는 척 하기". "먹는 척 하기." 부모님도 아이와의 일상 속에서, 지금 맥락을 벗어난 상황을 가정하면서 어떤 척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실 수 있어요. 이게 상상놀이의 모델링이 되고 아이들은 곧 모방하죠.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 과일 모형을 탐색만 하고 있을 때, 어떤 부모님은 지켜만 보기도 하고 어떤 부모님은 장난감 과일을 입에 갖다 대며 "얌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후자의 경험을 많이 하는 아이들이 더 '~척 하기 놀이'의 의미를 빨리 깨닫고, 자주 하게 되겠죠?
상상놀이의 그 다음 단계는 내가 다른 어떤 누군가가 되는 것입니다. "내가 엄마야." "내가 아기야." 부모님도 얼마든지 모델링해주실 수 있죠. 저는 평소 다미와 놀면서 이런 종류의 모델링을 많이 했어요. 인형에 빙의해서 다미에게 말을 걸어 주는 거예요. "다미야 안녕? 난 고양이야~" 제가 저로서 다미에게 말을 걸지 않고, 인형이 된 척 말을 거는 거예요. 자연스럽게 아이는, "~되는 놀이"를 모방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단순한 단계의 상상놀이를 거쳐 아이는 점차 다양한 놀이 레퍼토리를 가지고 상상놀이를 하기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아주 단순한 장면을 몇 번이고 재연하는, 지루한 상상놀이의 시기를 경험하셔야 할 거예요.(대략 두 돌~네 돌 사이. 아주 지겹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놀이의 길이가 길어지고, 다양한 테마들을 통합하며 조금 더 흥미로운 서사를 가진 상상놀이를 하실 수 있게 되실 거예요.
👉 dress-up box를 마련해보세요
이건 저도 to-d0 리스트에 있는 건데요. 미국 가정에 많이들 있는 놀이 환경 중 하나가 dress-up box예요. 여기에 예를 들어 뭐 망토나 치마처럼 묶을 수 있는 보자기/실크도 있고, 요술봉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막대도 있고, 해적인 척 할 수 있는 두건도 있고, 날개 같은 것도 있고, 장난감 칼, 귀 모양의 머리띠나 가발 등등 다양한 것들이 있죠. 다양한 조합을 통해 아이들은 "나는 고양이 해적이다!" "나는 날개 달린 슈퍼맨이다!" 등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볼 수 있어요. 뭔가 자신을 비쥬얼하게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특별히 있는 아이들이 있는데 다미의 경우가 딱 그래요. 악세서리나 신발, 옷에 관심이 정말 많거든요. 이런 아이들에게는 dress-up box가 하나 있으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상상놀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이건 특히 형제자매가 있는 가정에서 유용할 것 같아요.
👉스몰 월드 플레이
위의 dress-up box는 자신이 무언가가 되는 상상놀이죠. 반면 작은 피규어나 인형을 위한 장면들을 만들고 그 안에서 피규어나 인형에 빙의해서 노는 스몰 월드 플레이도 상상놀이의 한 장르가 될 수 있어요. 스몰 월드 플레이는 제가 '플레이테이블' 영상에서도 한 번 소개드린 적 있죠? 스몰 월드 플레이 안에서 아이들은 마치 영화 감독처럼, 여러 장면들을 연출하기 위해 어떤 소품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계획하고 실행해야 해요. 장면을 연출한 이후에는 물론 피규어나 인형이 되어 자유롭게 상상놀이를 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미와 잘 해보고 싶은 놀이 분야예요. 앞으로 제가 다양한 아이템들도 소개드리고, 다미와 연출한 장면들을 많이 공유드릴 계획이예요!
출처
Goldstein, T. R., & Lerner, M. D. (2018). Dramatic pretend play games uniquely improve emotional control in young children. Developmental science, 21(4), e12603.
Gilpin, A. T., Brown, M. M., & Pierucci, J. M. (2015). Relations between fantasy orientation and emotion regulation in preschool. Early Education and Development, 26(7), 92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