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1.03 · 16:07
다미의 책장 공개, 세 돌 미만 아기 그림책 추천
다미 책장의 전집과 단행본을 하나씩 짚어 보며 세 돌 미만 아기에게 어떤 책이 잘 맞는지 이야기해요.
앞선 두 글에서 그림책을 고를 때 기준으로 삼으면 좋은 요소들을 설명드렸어요. 물론 그 요소를 전부 완벽하게 갖춘 책은 거의 없고, 베싸도 그걸 다 따져서 산 책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있는 책 중에서 앞서 말씀드린 포인트를 담은 책 위주로 골라 보여드리니, 우리 집 책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보는 예시로 참고해 보세요.
전면 책장에 중고 전집 위주로
몬테소리 철학에서는 아이가 한번에 너무 많은 선택지에 노출되면 오히려 압도되어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고 봐요. 책이든 장난감이든 옷이든 선택지를 많지 않게 두고, 무엇을 고를 수 있는지 명확하게 보이도록 제시하라는 거죠. 그래서 몬테소리에서는 대체로 전면 책장을 권해요. 베싸네는 일반 책장과 전면 책장을 따로 둘 공간이 없어서, 일반 책장과 슬라이딩 전면 책장이 합쳐진 책장을 골랐어요. 평소에는 전면 책장만 보이게 놓고, 다미가 너무 많이 본 책이나 안 보는 책은 안쪽 책장의 다른 책과 한 번씩 바꿔 주고 있어요. 그래도 다미가 책방에서 들고 나오는 책 때문에 거실과 침대에는 늘 몇 권씩 굴러다니죠.
전집은 사실 아주 꼼꼼하게 골라서 사지 않았어요. 한 전집 안의 책이 다 좋기는 어렵고, 직접 읽어 보지 못한 채 남의 말만 믿고 사야 하니 제대로 비교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검색에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기기도 했고요. 다행히 영유아 전집은 중고 매물이 많고 가격도 저렴해서, 중고로 몇 개 들인 다음 그중 괜찮은 책을 골라 보여주는 전략을 택했어요. 마음에 드는 책이 너무 적으면 통째로 다시 중고로 보내기도 했고요. 그래서 베싸네 책장은 대부분 중고 전집이에요.
사실은 서점에서 한 권씩 보물찾기하듯 단행본을 사고 싶은데, 가까운 곳에 자주 갈 만한 서점이 없더라고요. 영유아 책 시장이 전집 위주라 그런지 웬만큼 큰 서점이 아니면 영유아 책이 별로 없기도 하고요. 베싸는 어릴 때 집 근처 큰 서점과 동네 상가의 작은 책방을 정말 자주 드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음에 이사를 간다면 도서관이나 큰 서점이 아이와 걸어갈 만한 거리에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맨 아래 칸: 영아 테마 동화, 영어책, 새로 산 단행본
가장 최근에 중고로 산 프뢰벨 영아 테마 동화예요. 원래 50권인데 만 3세 미만 아이에게 좀 더 맞는 책 위주로 빼 왔어요. 아이가 자기 일상과 연결 지을 만한 현실적인 내용이 많고, 아기가 주인공으로 자주 나와요. 그림이 사실적인 책도 꽤 있어서 헬렌 옥슨버리의 책도 몇 권 들어 있는데, 다미가 좋아하는 책들이에요. 대부분 이야기책이고 조작북은 많지 않고, 정서 이해나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되는 책도 꽤 있었어요. 단점은 너무 어릴 때 사면 활용하지 못할 책이 많다는 것. 20개월인 다미에게 읽어 주기에도 복잡하고 어려운 책이 절반쯤 돼요. 두었다가 나중에 읽혀도 되니 큰 단점은 아니지만, 돌 무렵에는 조금 이르고 18개월에서 두 돌 사이에 들이면 오래 활용하실 것 같아요.
그 옆의 영어책은 중고로 한번에 산, 많이들 아시는 책들이에요. 다미가 색깔에 관심이 많을 때라 브라운 베어 책은 잘 읽었어요. 그 옆은 지난번 댓글로 추천받고 조금 충동적으로 중고 구매한, 채널 이름과 같은 '베이비 사이언스'라는 영어 전집의 일부예요. 산 이유의 60%는 흔치 않은 실사 책으로 구성됐다는 점, 30%는 이름, 10%는 무당벌레 책 때문이었어요. 다미가 요즘 무당벌레에 집착이 좀 심하거든요. 단점은 중고 가격이 좀 나간다는 점, 베싸는 거의 쓰지 않는 음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는 점, 대부분 이야기책이 아니라 정보 전달에 가깝다는 점이에요. 사진이나 텍스트의 질도 대체로 아쉬워서, 실사가 아니었다면 사지 않았을 거예요. 영어 챈트나 노래를 아이와 함께 부르고 싶은 분, 텍스트에 얽매이지 않고 한국어든 영어든 다양한 문장을 만들어 들려줄 자신이 있어서 실사 책으로 어휘 습득을 돕고 싶은 분에게는 추천할 만해요. 베싸네는 나름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어요.
사운드북 두 권은 다미가 음악을 틀어 놓고 춤추는 걸 좋아해서 여기 두었고요. 콩순이 낱말카드는 서점에서 우연히 샀는데 잘 쓰고 있어요. 하나씩 빼서 바닥에 놓으면서 그 단어와 관련된 이야깃거리가 있으면 말해 주는 식이에요. 비행기가 나오면 "저번에 할아버지가 비행기 타고 가셨지" 하고요.
그 옆은 이번에 책 고르기 리서치를 하면서 새로 산 책들이에요. 최대한 단순하고, 그림체가 사실적이고, 다미의 일상과 연결되는 현실적인 내용 위주로 골랐는데 다미가 대체로 좋아해서 다 잘 읽고 있어요.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인 달님 안녕 보드북 세트 네 권은 아주 단순하다는 게 장점이에요. 배경이 단순하고 무엇보다 모든 페이지의 배경이 같아서, 어린 아기도 이야기의 연결을 이해하기 쉽겠다 싶었어요. 네 권 중 두 권은 사실성과 현실성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서 다미가 특히 몰입해서 읽었고요. 막 돌 지난 아기부터 두 돌 정도까지 잘 볼 것 같아요. 함께 산 단행본 중 키위북스의 '난 정말 행복해'는 아기가 공감하기 좋은 내용으로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이해하도록 돕는 책이라 좋았어요. 나머지 단행본도 사실적이고 현실적이고 단순한 점을 보고 골랐는데 전부 다미가 좋아해 줘서 기뻤어요. 돌 무렵부터 세 돌 사이에 다 괜찮을 것 같아요.
2층: 어린 아기용 전집과 자연관찰·생활습관 책
프뢰벨 영아다중 토탈 시스템이에요. 프뢰벨을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프뢰벨 전집이 둘이 됐네요. 다미가 6개월쯤일 때 처음으로 중고로 산 전집이고, 영아 테마 동화보다 더 어린 아기를 겨냥한 책들이에요. 단점은 어린 아기용치고 내용의 현실성이나 그림의 사실성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것. 배경이나 색깔도 좀 더 단순했으면 좋았을 거예요. 단순한 책도 있긴 한데 많지는 않아요. 다미는 어릴 때 가장 단순한 책을 좋아했는데, 배경이 복잡한 책은 그림의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알기 어려워서 흥미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새 제품으로 사려고 하면 교구 등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점, 다중지능 이론을 이른바 갖다 붙인 점도 마음에 안 들고요. 장점이라면 산 지 1년이 된 지금 보면 그래도 한 번씩은 다 봤고, 다미가 어릴 때 집착했던 책도 있었다는 것. 첫 전집으로 강력 추천하느냐고 물으시면 아니지만, 메인 책이 이미 꽤 있다면 추가로 들이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리뉴얼된 버전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송아리 자연관찰 동화는 다미가 동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 사 줬어요. 가성비 좋은 소전집이라 새 제품으로 샀고, 자연관찰 책이 흔히 그렇듯 실사이고 이야기책이 아니라 정보 전달에 가까워요. 사진은 괜찮은데 텍스트는 세 돌 미만에게는 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을 잘 설명해 주는 내용이 아니라서 아기가 텍스트만 듣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베싸는 그냥 사진을 보여주면서 말을 만들어 설명해 주고 있어요.
블루래빗 인성 발달 그림책은 출산했을 때 선물로 받은 것 같아요. 생활습관 책은 습관을 잡아 주는 효과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그보다 아기가 현실에서 겪는 내용이 주제로 나오고 동물이 아닌 사람 아기와 가족이 등장하는 책이 많다는 점에서 괜찮아요. 다미는 아주 어릴 때는 별 관심이 없다가 18개월 무렵부터 대체로 좋아하고 잘 보고 있어요. 아기의 평소 생활과 연결 지어 대화할 거리를 만들어 나가시면 좋아요. 다미는 요새 변기에서 대변을 많이 누는 편인데,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우리 집 화장실은 어디 있고 변기 뚜껑은 무슨 색이고 엄마가 어떻게 도와주는지 함께 이야기하면 잘 듣고 열심히 반응해요.
3층: 가장 추천하고 싶은 돌잡이 시리즈
돌잡이 한글과 돌잡이 수학이에요. 상당히 옛날 버전을 중고로 샀는데, 아쉽게도 최근 리뉴얼되면서 실사가 많이 빠지고 조작이 많이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예전 버전 기준으로는 가지고 있는 전집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전집이에요. 특히 돌 정도 된 어린 아기에게요. 실사가 많이 들어가고 단순한 편이고, 내용도 아기의 삶을 잘 반영해요. 수학 시리즈도 군데군데 실사를 활용해 일대일 대응 같은 기초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요. 이야기책이라기보다 어휘 습득이나 개념 이해 쪽에 가깝고, 일상에서 아기가 들었을 법한 말이 많이 나와요. 다미는 한글과 수학 시리즈 모두 거의 빠짐없이 잘 읽었어요.
단점이자 장점은 책 한 권이 서너 페이지로 아주 짧고 텍스트도 적다는 것. 몇 초 만에 다 읽어 버렸네 싶으실 수 있어요. 하지만 책을 읽어 줄 때는 텍스트에 집착하기보다 부모가 책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문장을 만들고 아이와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게 어차피 언어발달에 좋기 때문에, 이 점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어요.
그 옆의 아람 베베톡 소전집도 중고로 샀는데, 다미가 거의 다 좋아하고 몇 권은 너무 많이 읽어 달라고 해서 베싸가 좀 힘들었어요. 장단점이 뚜렷해요. 장점은 그림체가 사실적인 편이고 배경이 단순해서 아이가 이해하기 쉽다는 것, 전부 이야기책이라는 것. 단점은 주인공이 대체로 동물이고 아기의 삶을 반영한다기보다 창작 동화에 가깝다는 것. 그래도 돌잡이처럼 아기의 현실을 잘 반영하는 책이 충분히 있다면 추가로 들이기에는 괜찮아요.
돌 전 아기가 잘 본 책들
지금은 책장에서 빠졌지만 다미가 돌 전에 잘 읽었던 책들이에요. 문의가 많았던 블루래빗의 아기 인지책 시리즈, 그리고 이마트에서 산 기탄출판의 똘망똘망 아기사진책 두 권이에요. 특히 붕붕 책은 다미가 잠자리에서 수십 번씩 읽어 달라고 해서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돌 전 아기에게는 이렇게 실사이고 배경이 없거나 단순한 낱말책이 맞는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고 산 시리즈도 하나 있는데, 돌에서 세 돌 사이 아기에게 좋은 그림책의 요소를 따져 보면 좋은 책은 아니에요. 다만 돌 전 아기에게는 단순한 책 말고도 이런 약간의 자극이 있는 책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돌 전 아기는 책 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책에 관심을 갖게 하는 용도로 쓸 수 있거든요. 다미는 돌 전에 이 시리즈를 엄청나게 좋아했고 외출할 때도 들고 다녔어요. 어린 아기는 내용에 의도를 갖고 집중한다기보다 외부 자극에 단순하게 반응해서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움직임이나 효과음이 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돌 전에는 움직이거나 소리 나는 책을 더 좋아할 수 있죠. 책 내용 자체에 집중시키기는 더 어렵지만, 아이가 책과 친하지 않아 고민이라면 중간 단계로 이런 약한 자극이 있는 책도 적당히 괜찮아요. 동물 울음소리나 생활가전 소리가 나는 과하지 않은 사운드북, 움직임이 약간 있는 팝업북도 돌 전에 다미가 잘 봤어요. 다만 이런 자극이 있는 책은 돌 이후부터 서서히 줄이고 단순한 낱말책을 시작해서, 책의 그림과 내용 자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베싸가 아주 많은 책을 접하고 꼼꼼하게 비교해서 산 게 아니기 때문에, 여기 있는 책보다 훨씬 좋은 책이 아마 많이 있을 거예요.
정리해 보면
-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아이가 압도되니 전면 책장에 몇 권만 두고 한 번씩 바꿔 주세요.
- 전집은 중고로 들여 괜찮은 책만 골라내는 것도 방법이에요.
- 세 돌 미만에는 단순하고, 그림이 사실적이고, 아기의 일상을 반영한 책이 잘 맞아요.
- 텍스트가 적은 책도 부모가 문장을 만들어 대화를 이끌면 언어발달에 오히려 좋아요.
- 돌 전에는 소리나 움직임이 있는 책으로 관심을 끌되, 돌 이후에는 서서히 줄여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