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에서 세 돌 사이 장난감 추천이에요. 두 돌쯤 되니 다미가 좋아하는 놀이 영역이 어느 정도 정립되어서, 이번에는 월령이 아니라 놀이 카테고리로 나눴어요. 이 글에서는 닫힌 장난감과 열린 장난감을 소개하고, 각 카테고리 안에서는 더 어린 아이가 잘 놀 법한 것을 앞쪽에, 좀 더 커야 잘 노는 것을 뒤쪽에 두었어요.

닫힌 장난감: 정복해야 할 대상

닫힌 장난감은 기능과 목적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고 정해진 방향대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에요. 돌 이전 아이들은 자유롭게 탐색만 하다가, 돌이 지나면 의도적으로 끼워야 할 곳에 끼우고 넣어야 할 곳에 넣으면서 원래 기능에 맞게 놀 수 있게 돼요. 몬테소리 교구나 활동 재료도 대체로 닫힌 장난감과 성질이 비슷해요.

아이들은 닫힌 장난감으로 놀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기쁨을 배우고, 그 목적을 위해 집중하는 연습을 해요. 어른 눈엔 그냥 넣고 끼우는 장난감이 재미없어 보이지만, 소근육이 미숙한 아이에게는 정복해야 할 대상이에요. 이런 성향을 학술 용어로 숙달 지향(mastery orientation)이라고 해요. 가위질을 잘 못하는데 더 잘하려고 몇 번씩 반복해서 자르는 아이가 그 예죠. 마스터하면 흥미를 잃으니, 그때는 조금 더 어려운 소근육 활동을 준비해 줘야 해요.

몬테소리 기관에서 아이들은 계속 이걸 해요. 하나의 활동을 마스터하고, 조금 더 어려운 활동에 도전해서 마스터할 때까지 반복하죠. 그러면서 자기 스킬이 성장한다는 걸 느끼고, 성장과 숙달을 즐기는 아이로 자랄 수 있어요.

열린 장난감: 기대치는 낮추고 시범은 많이

열린 장난감은 성취하거나 마스터하는 부분은 별로 없는 대신, 하나의 장난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가지고 놀면서 확산적인 사고를 하게 돼요. 대표 주자인 블록은 구조물을 만들며 공간 지능이 발달하고, 어떤 조각을 고를지, 맞는 조각이 없으면 뭘로 대체할지 고민하면서 사고력과 문제해결력도 좋아져요. 닫힌 장난감은 마스터하면 금방 흥미를 잃지만 열린 장난감은 훨씬 오래 가지고 논다는 장점도 있어서, 저는 금전적으로 조금 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열린 장난감이 좋냐 닫힌 장난감이 좋냐는 질문은 무의미해요. 의도하는 바와 효과가 다르니 둘 다 적절히 활용하면 돼요. 다만 제 경험으로는 열린 장난감을 정말 잘 가지고 놀게 되는 건 계획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크게 발달하는 만 3세 전후예요. 그 전에도 탐색하고 놀 수는 있지만, 노는 방식이 단순하거나 제한적이라고 느끼실 수 있어요.

열린 장난감은 아이가 잘 놀게 되려면 부모도 창의성을 좀 발휘해야 해요. 인스타그램에서 장난감 이름을 해시태그로 검색해 다른 집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아이디어를 얻어 보세요. 아직 어린 아기와 놀 때는 기대치를 낮추고, 부모가 활용하는 모습을 자꾸 보여 주면 아이도 천천히 감이 생기면서 자기만의 놀이 레퍼토리가 다양해질 거예요.

닫힌 장난감 추천: 짝 맞추기, 지오보드, 퍼즐

달걀 맞추기는 색깔이나 모양을 힌트로 맞는 짝을 찾아내고 방향에 맞게 끼우는 장난감이에요. 처음엔 색깔만 보고 성급히 골랐다가 안 맞으면, 색과 모양 두 룰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죠. 끼울 때도 무작정 시도하다 안 되면 눈으로 보며 돌려 가며 맞추고, 딱 맞으면 성취감을 느껴요. 몬테소리는 이렇게 시행착오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성취감을 충분히 느끼도록 장려해요. 아이가 맞출 때 그 모양의 이름을 말로 알려 주면 더 좋아요. 러닝리소스의 과일 맞추기는 짝 찾기가 훨씬 쉬워서, 달걀 맞추기를 어려워하거나 역할놀이에도 쓰고 싶다면 이걸로 사셔도 괜찮아요.

팁을 하나 드리면, 이런 닫힌 장난감은 완제품 그대로 박스에 넣어 두면 짝을 맞춰 보려는 동기나 성취감을 충분히 느끼지 못할 수 있어요. 몬테소리식으로 아이가 완성하고 싶도록 선반에 진열하면 더 잘 가지고 놀아요. 달걀 맞추기라면 분해한 조각을 왼쪽 바구니에, 맞춰 넣을 케이스를 오른쪽에 두고, 힌트로 완성품을 한두 개 넣어 둬도 돼요.

지오보드는 고무줄을 당겨서 끼우는 보드판이에요. 몬테소리 교구는 아니지만 기관에서도 자주 쓰고, 조작하는 데 상당한 소근육과 집중력이 필요해요. 고무줄을 어떤 모양으로든 다 끼우는 걸 목표로 자유롭게 두셔도 되고, 하나를 길게 끼워 나머지도 똑같이 끼우게 가이드를 줄 수도 있어요. 제시 카드는 세 돌 정도 지나면 더 잘 활용할 수 있어요.

닫힌 장난감의 대표 주자는 퍼즐이에요. 앞선 글에서 꼭지 퍼즐이나 도형 퍼즐을 소개했는데, 두 돌 정도 됐으면 직소 퍼즐도 소개해 주면 좋아요. 너무 어려워 흥미를 잃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해서, TOI의 단계별 퍼즐을 추천해요. 직소 퍼즐을 처음 하거나 집중력이 약하다면 두 돌이라도 1단계부터, 집중력이 있는 편이라면 2단계부터 시작해도 괜찮아요. 집중하는 정도는 아이마다 천차만별이라, 30개월에 100피스를 한 시간씩 하는 아이도 있고 세 돌이 다 된 다미는 20피스 정도 해요. 조급해하지 말고 낮은 단계부터 시도하게 도와주세요. 이리저리 돌려 맞는 그림을 찾는 입체 퍼즐도 괜찮았는데, 다미는 4피스로 시작해 한 면을 맞추면 반대편도 맞춰진다는 걸 흥미로워하며 6피스로 넘어갔어요.

닫힌 장난감 추천: 순서와 패턴을 생각하는 놀이

자노드의 크레센도는 다미가 잘 가지고 놀았고 교육적으로도 괜찮은 장난감이에요. 두 돌에서 세 돌 사이 아이에게 상당한 챌린지가 되거든요. 어떤 조각이 다음에 와야 할지 크기를 비교하며 골라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세워야 비탈길이 완성되는지 시도해 봐야 해요. 가장 작은 것부터 순서대로 만들어야 완성되고, 작은 성공을 쌓다가 마지막에 완성하는 장난감이라 도중에 포기할 가능성도 적어요. 다만 아이가 어려워하면 "이렇게 돌려 볼까?" 하고 말로 스캐폴딩을 해 줘야 끝까지 해내는 경우도 있어요.

나사 조이기 장난감은 몬테소리 교구와 상당히 흡사해요. 부모가 공구 쓰는 모습을 많이 봤다면 흥미를 보일 거예요. 각 구멍에 맞는 나사를 찾고 공구를 골라 하나하나 조이는 걸 목표로 해 주세요. 금방 마스터해 흥미를 잃을 수 있지만 소근육과 집중력 발달에 좋아요. 다이소 조립 장난감도 부품을 분해해 바구니에 넣고 드라이버로 조립하게 하면 비슷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다미는 원래 관심이 없었는데 정비소에서 차 고치는 모습을 본 뒤로 흥미를 보이며 잘하더라고요.

패턴을 보면서 구슬을 끼우는 장난감은 지금 어떤 걸 넣어야 하는 단계인지 확인하고 맞는 걸 골라 넣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지 능력이 요구돼요. 실수로 하나를 빼먹으면 다 뺀 다음 다시 시작해야 하니,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도 되고요. 국내에는 패턴 카드에 맞춰 실꿰기를 하는 비슷한 제품이 있는데, 막대에 구슬을 넣는 것보다 조금 더 어려워요. 탱그램(칠교놀이)도 패턴을 보며 완성해 가는 장난감인데, 순서만 생각하면 되는 앞의 두 장난감과 달리 놓는 위치까지 생각해야 해서 가장 어려울 수 있어요. 브랜드별 큰 차이는 없으니 재질이나 색깔, 제시 카드 유무를 보고 고르시면 돼요.

열린 장난감 추천: 자석 블록과 원목 블록

열린 장난감의 꽃은 블록이에요. 참고로 열린 장난감을 더 찾아보고 싶다면 '발도르프 교구'로 검색하는 게 도움이 돼요. 꼭 발도르프 교구를 사야 하는 건 아니지만, 열린 장난감이 추구하는 방향과 발도르프 교구의 방향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먼저 자석 블록이에요. 미국에서는 피카소 타일이, 국내에서는 맥포머스가 더 유명한데, 자유롭게 만들기에는 가운데 구멍이 뚫린 맥포머스보다 심플한 면으로 된 피카소 타일이 활용도가 더 좋지 않나 싶어요. 처음엔 아이가 제한적으로만 노는 경향이 있으니 부모가 노는 방법을 다양하게 보여 주세요. 아이가 역할놀이만 좋아한다면 자석 블록으로 집을 만들어 주는 식으로, 좋아하는 놀이에 끼워 넣으면서 블록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방법도 좋아요. 정육면체 형태의 입체 자석 블록으로는 지오맥이 있어요. 비싼 게 흠이지만 오래 가지고 놀 수 있고, 조각이 크고 안정적으로 높이 쌓을 수 있는 대체품은 저도 못 찾았어요.

원목 블록은 워낙 종류가 많아 딱 집어 추천하긴 어려워요. 돌 전 장난감으로 추천했던 그림스 블록도 한 종류죠. 취향껏 고르시되, 처음엔 심플한 나무색이 많은 게 다른 블록과 섞어 놀기 좋아요. 가볍게는 젠가도 좋고, 해외에서 유명한 카플라 블록은 높이·가로·세로 비율이 1:3:15로 통일돼 있어 만들기에 수학적 이점이 있다고 해요. 처음부터 멋진 걸 만들지는 못하니, 집이나 침대처럼 간단한 걸 만들어 상상놀이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점차 복잡한 걸 함께 만들도록 유도해 주세요.

블록은 저렴한 걸로 시작하고, 아이가 흥미를 갖고 잘 논다 싶으면 조금 더 투자해 보셔도 괜찮아요. 몇 년씩 가지고 놀 수 있어 '아이와 함께 자란다'고 표현하는 장난감이고 발달에 유익한 점도 많아요. 다양한 블록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몇 시간씩 몰입하는 아이를 볼 때가 있는데,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능력이 발달해요. 다미 세 돌 선물 후보로는 그림스 라지 스텝 피라미드와 독일 글뤽스케퍼의 레인보우 슬랫을 놓고 고민 중이에요.

끼우는 블록과 루즈 파츠

전통적인 끼우는 블록도 괜찮아요. 레고 듀플로가 종류가 가장 다양한데, 처음 살 때는 특이한 조각이 많은 테마 제품 말고 가장 단순한 걸로 사시길 추천해요. 테마가 정해진 걸로 사면 놀이 레퍼토리가 제한되기 쉽거든요. 다미는 두 돌 전에는 코블럭을 가지고 놀았는데, 끼우기가 쉬워서 돌 정도의 어린 아이에게도 괜찮고 입에 넣어도 돼요. 다만 쉬운 만큼 잘 빠지고, 크면서 자유롭게 놀기에는 제한점이 생기더라고요.

루즈 파츠(loose parts)는 번역하면 '느슨한 부품들'이에요. 모양이나 기능이 딱 정해지지 않아 이렇게도 저렇게도 쓸 수 있는 것들로, 나뭇가지, 조약돌, 조개껍질 같은 자연물부터 커튼 고리, 코르크 마개, 실크 스카프, 재활용품까지 다 해당돼요. 말하자면 궁극의 열린 장난감이죠. 해외에서는 루즈 파츠 놀이가 발달에 좋다는 지식이 확산되면서 몬테소리·발도르프 스타일 육아와 교육기관에서 특히 유행해요. 옛날에는 자연에서 놀면 널려 있었지만, 아이들이 자연을 접하는 시간이 줄면서 장난감의 하나로 편입된 게 아닐까 싶어요.

익숙하지 않을 때는 부모도 어떻게 가지고 놀게 하지 싶겠지만, 갈수록 다양한 방법을 스스로 떠올리게 될 거예요. 확산적 사고가 뛰어난 나이라 아이가 더 잘할 수도 있고요. 그림스나 그라팟 같은 브랜드 제품을 살 수도 있지만 꼭 안 사도 괜찮아요. 'loose parts'로 검색해 감을 잡은 다음 다이소나 동대문시장에서 될 만한 것들을 모으거나, 뒷산이나 바다에서 나뭇가지·조약돌·솔방울을 모아 보세요. 통에 정리해 뒀다가 상상놀이나 블록놀이, 미술놀이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 보시면, 부모도 조금씩 감을 익혀 갈 거예요.

정리해 보면

  • 닫힌 장난감은 목표를 달성하고 스킬을 마스터하는 기쁨, 즉 숙달 지향을 키워요.
  • 열린 장난감은 확산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키우고 훨씬 오래 가지고 놀아요. 어느 쪽이 좋냐는 질문은 무의미해요.
  • 열린 장난감은 만 3세 전후에 잘 다루게 되니, 그 전에는 기대치를 낮추고 부모가 노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세요.
  • 닫힌 장난감은 완제품 그대로 두지 말고 분해한 조각과 완성할 자리를 나란히 진열하세요.
  • 블록은 저렴하고 단순한 것으로 시작하고, 자연물과 생활용품으로 루즈 파츠를 모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