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0.03 · 4:45
휴대폰 전자파, 아기에게 얼마나 해로울까
휴대폰 전자파가 아기에게 해롭다는 제대로 된 근거는 아직 없어요. 걱정되면 머리에서 멀리 두세요.
아기 옆에서 휴대폰을 쓰면서 이래도 괜찮은지 걱정해 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앞선 글에서 백색소음의 위험성을 다뤘는데, 휴대폰으로 백색소음을 틀어 주거나 수유 중에 인터넷을 하다 보면 휴대폰 전자파가 마음에 걸리죠. 사람들의 휴대폰 사용 시간이 급격히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자파의 유해성 논란이 있었고 연구도 많이 이루어졌어요.
아기는 어른보다 전자파를 더 흡수해요
아기는 두개골이 더 얇고 뇌 조직이 전자파를 더 잘 흡수하기 때문에 어른보다 두 배 이상의 전자파를 흡수한다는 것이 밝혀졌어요. 그래서 전자파 때문에 아기의 발달에 문제가 생기거나, 뇌 기능이 떨어지거나, 문제 행동이 생기거나, 뇌종양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등의 가능성이 제기됐죠.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가능성이 제기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근거는 하나도 없어요. 이 주제의 연구들을 살펴본 메타분석 논문들도 하나같이 전자파가 위험하다고 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리고 있어요.
쥐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몇 개 있어요. 한 연구에서는 우리 바로 위에 휴대폰을 놓고 아기 쥐들을 전자파에 노출시켰더니 아드레날린 같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수치와 멜라토닌 같은 호르몬 수치가 변했어요. 전자파에 노출된 쥐에게 종양이 생겼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
그렇지만 이 결과를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아요. 앞선 글에서 소개한 백색소음 쥐 실험과 달리, 전자파는 흡수되는 양을 몸무게에 비추어 봐야 하기 때문이에요. 쉽게 말해 전자파에 노출된 쥐에게 종양이 생겼더라도, 사람은 훨씬 무거워서 종양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포브스에 실린 한 글에서는 대학교수가 휴대폰 전자파 에너지가 물리적으로 얼마나 미미한지 설명하는데요. 내용이 어려워서 다 소개하기는 힘들지만, 25g 정도밖에 안 되는 쥐가 휴대폰 전자파에 노출되는 정도로 사람이 노출되려면 사람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해요. 휴대폰 전자파는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전자파보다 훨씬 약하고요.
호주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휴대전화가 급격히 보급됐는데도 뇌종양 발병률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자료도 있어요. 쥐 실험이 사람에게 바로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죠.
그래도 걱정된다면 머리에서 멀리 두세요
전화를 많이 한 청소년들의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연구를 들어 보신 분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베싸가 논문을 다 읽어 보니 이걸 전자파의 영향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워 보였어요. 휴대전화를 가까이하는 아이들은 자극적인 영상 시청이나 게임처럼 기억력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전반적으로 더 높을 수 있는데, 이 논문은 그런 부분을 충분히 걸러 내지 못했거든요.
휴대폰 전자파로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은 아니라서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베싸의 개인적인 판단은 안전한 것 같다는 쪽이에요. 휴대폰 보급률이 급격히 늘어난 뒤 몇십 년 동안 WHO를 비롯해 인류의 건강을 염려하는 많은 사람이 큰돈을 들여 연구했지만, 아직까지 휴대폰 전자파 방출량을 더 규제하거나 아이들 근처에서 휴대폰을 쓰지 말라는 문구를 제조사에 강제하는 나라는 선진국을 포함해 하나도 없거든요.
그럼에도 걱정이 되신다면 휴대폰을 아기 머리 가까이에 두는 것만 피해 주세요. 전자파는 뇌에서 멀어질수록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들거든요. 참고로 전자파 차단 스티커나 케이스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차단 효과가 없다고 해요.
정리해 보면
- 아기가 어른보다 전자파를 더 흡수하는 건 맞지만, 그래서 해롭다는 제대로 된 근거는 아직 없어요.
- 쥐 실험 결과는 몸무게 차이 때문에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워요.
- 휴대폰이 보급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전자파를 더 규제하는 나라는 없어요.
- 그래도 걱정된다면 휴대폰을 아기 머리에서 멀리 두세요.
- 전자파 차단 스티커나 케이스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