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에 올라간 글입니다.
베프님들 안녕하세요? 베싸입니다.

지난 주말에 잠깐, 키즈카페에 갔었어요. 베싸는 영상 편집을 하느라 놀아주진 못했고, 대신 남편이 다미를 쫓아다니며 놀아줬는데요.

집에 가는 길에 남편이 이런 이야길 해줬어요.

다미보다 조금 큰 아이가 장난감 음식 모형을 들고 혼자 옆에서 왔다갔다하더래요.

그래서 남편이 "우와~ 그거 맛있겠다." 한마디 해 줬더니, 아이가 갑자기 말을 막 하기 시작하더니, 집에 가는 순간까지 계속 따라다니면서 한시도 쉬지 않고 남편에게 말을 걸었다는 거에요.

(헤어질 땐 수줍게 젤리를 내밀었죠)

그 아이가 와중에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대요.

"우리 엄마는 맨날 배 아프다고 누워서 핸드폰 해요."

물론 모든 가정은 저마다 사정이 있는 것이니 저희가 함부로 판단할 순 없겠지만, 아이만 두고 봤을 때는, 어른의 관심이 고픈 아이였어요.

혼자 잘 노는 것 같아 보여도, 누군가가 자신의 말에, 행동에 반응해 주기를 간절히 기다렸던 아이라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짠해지더라고요.

아이에게 집중해주고 반응해주는 것.

이건 아동 발달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이예요.

해외에서는 반응 육아, Responsive Parenting이라고 하는 용어로 널리 알려지고 있구요.

집중해주고 반응하는 양육자를 통해 아이는,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주 양육자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놀라운 속도로 언어를 배워 나가고,
이 세상을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 집중하는 능력,

상대방을 배려하고 끈기있게 무언가를 추진해 나가는

여러 기본 중의 기본 능력들을 길러 나갑니다.

(금방 짜증내는, 끈기 없는 아이와
부모의 양육태도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어제 인스타에 포스트로 올리기도 했는데,

아직 못 보셨다면 한번 읽어보세요. 아래 링크)

사실 반응육아의 중요성에 대해서,
한국사회에서 좀 덜 알려진 것 같아서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는 편인데요.
가끔 그런 말을 듣습니다.
안그래도 육아로 힘든 부모님들한테
더 무거운 짐을 얹어 주는 것 같다고요.

그럴 수 있죠. 그게 제 목적이기도 하니까요

(으잉?)
어떻게 육아할 것인지나 육아의 우선순위는
각 가정에서 선택해서 정할 영역이지요.
반응육아 하세요! 24시간 반응해주세요!

아무도 베프님들께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어요.

하지만, 내가 어떻게 육아할 건지 정하더라도,

나의 행동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고 나서 행동으로 옮기는 것과, 불편하고 부담스럽고 짐이 되는 말에는 아예 귀를 닫아버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디테일에서 엄청난 차이가 날 겁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나는 육아보다 일이 우선이다, 라는 큰 방향성을 정했다고 해볼게요.

워킹맘, 워킹대디가 되겠죠.

큰 틀에서는 반응육아를 하기 좀더 어려워졌을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거고요.

하지만...

아이에게 반응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면, 일단 마음에 부담감과 죄책감이 생길 거예요.

그러면 방법을 찾겠지요.

그게 하루 5분, 10분에 불과하더라도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을 확보할 수도 있고요.

조부모님이 힘드셔서 상호작용을 잘 못해주신다면, 돈이 좀 들더라도 반응을 잘 해주시는 시터님을 찾아서 고용할 수도 있고요. 주말에 아이와 보내는 시간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죠.

아이에게 반응이 중요하다는 걸 모른다면?

마음은 좀더 편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뭔가 빚진 그 느낌도 훨씬 덜할 거고요.

하지만 동시에,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게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반응육아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좀 부담스럽고, 죄책감이나 불안감, 이런 불편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지만, 굴하지 않고 꾸준히 반응육아를 외칠 거예요.

왜냐하면 첫째, 육아는 1~2년 하고 말 거 아니거든요.

반응육아를 하는 것은 아이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처음 3년 정도 힘들여서 잘 가르쳐 주는 것과 같아요. 이걸 건너뛰고 시기가 지나면 더 이상 가르쳐주기 어렵고, 평생 부모가 물고기를 잡아주거나, 물고기 못 잡는 아이를 보면서 스트레스 받겠죠.

부담스럽고 힘들어도, 지금 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베프님들의 가정에 더 큰 행복을 줄 거라 확신해요.

둘째, 중요성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 마음 속에 '이거 해야 하는데'라는 부담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행동이 크게 달라지거든요.

연애할 때, 상대방한테 매일 전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있다면 부담스럽겠죠. 못하면 죄책감도 들고. 하지만 이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내 행동에 변화가 와요.

상대에게 더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게 되고,

관계도 더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고, 그런 거죠.

육아하는 것, 힘들죠?

정말 힘듭니다. 제가 살면서 엄청 많은 일들을 해본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제가 해본 일 중엔 제일 힘들어요.

잘 하려면 더 힘듭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기본적으로, 아이에게 집중하고 반응해줘야 하는 수제 노동력을 갈아 넣어야 비로소 결과가 좋거든요.

기계가 대신할 수도 없고, 영상이나 음원, 전자 장난감도 대신할 수 없고,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쉴 수도 없죠. 방학도, 휴가도 없고요.

그래서 가끔 우리는 그냥... 편하고 싶기도 해요.

쉽게 해도 된다는 말을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쉬울 수 없는 일이예요.

사람을 잘 키워내는 게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쉬운 다이어트법, 쉬운 공부법, 쉬운 성공,

누구나 그런 걸 꿈꾸지만 사실은 살다 보면

갑자기 깨닫게 됩니다. 그런 건 없다는 것을.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빈 조언이라는 걸요. 결국엔 불편하고 힘들지만 정석적인 방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해나가야 하죠.

아이가 스스로 삶을 잘 개척해 나가기 위한 능력들을 길러 나가는 방법에도, 쉬운 방법은 없어요.

어릴 때, 부모가 아이에게 섬세하게 반응해주는 것. 이게 다소 어렵고 노동집약적이긴 하지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베싸는 육아와 관련되는 여러 공부들을 하고, 실제로 육아 중에 공부한 내용들을 실천하며, 부모의 양육 태도가 생애 초기 아이의 발달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걸 반복적으로 깨닫고 있어요.

이런 건 문화적인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옛날엔 다 이렇게 키웠어~ 뭘 그렇게까지 해'

이런 종류의 육아 문화가 기본이 되어 버린다면

수많은 아이들의 빛나는 가능성이 닫힐 것이고

우리 사회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게 될 거예요.

그래서 반응육아나 긍정육아 등, 수많은 연구들을 통해 진짜 의미 있다고 반복적으로 밝혀진 요소들이, 우리 사회의 '육아 문화'의 핵심이 되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거예요.

물론 베싸TV 컨텐츠들을 앞으로 열심히 만들면서 이런 일들을 계속 해나갈 거고요.

그 외에, 올바른 육아 문화의 정착과, 베프님들의 적극적인 행동 변화를 위해 준비중인 게 하나 있어요.

바로, "1095"라는 브랜드입니다.
1095가 뭔지 궁금하시죠?

앞으로 천천히, 한 겹 한 겹 베프님들께 소개드릴 예정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

오늘은 여기까지. 베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