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2.03 · 16:03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는 의외로 쉬운 방법
창의력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자존감과 확산적 사고에서 자연스럽게 자란다는 이야기입니다.
창의력이라고 하면 핑거페인팅이나 블록 놀이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베싸도 그랬어요. 그런데 최근 창의성 관련 책들을 여러 권 읽으면서, 우리가 창의력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가 꽤 좁고 편협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오늘은 창의성이 정말 무엇인지, 그리고 아이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해봤어요.
창의력, 우리가 오해하고 있던 것
미국 윌리엄앤메리대학의 김경희 교수님은 세계적인 창의성 연구자 E. 폴 토런스 교수님 밑에서 공부하며 창의성을 연구해온 분이에요. 교수님의 논문을 보면 창의성은 꼭 예술적인 것도, 무에서 유를 만드는 번뜩이는 영감도 아니라고 해요. 오히려 어떤 분야에 대해 많은 지식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개방적이고 유연한 태도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비판적이고 확산적으로 사고해서 현실에 적용하는 종합적인 능력에 가깝다는 거죠. 이 논문은 창의성 발휘의 핵심을 전문성, 동기, 창의적 사고 세 가지로 꼽아요. 즉 좋아하는 일을 열정을 가지고 끈기 있게 하면서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다면 창의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뜻이에요.
창의력은 능력이자 환경입니다
아주대 김경일 교수님은 창의력을 능력보다 환경의 문제로 보고, 그래서 "창의력"보다 "창의성"이라는 말을 더 선호한다고 해요. 교수님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흥미로운데요, 여러 물체를 주고 만들기 과제를 시키되 방식을 세 가지로 나눴어요. 다섯 개를 골라 곧바로 만들라고 한 그룹, 먼저 마음에 드는 다섯 개를 고르게 한 뒤 만들라고 한 그룹,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먼저 물어본 뒤 그걸 만들 물체를 고르게 한 그룹이었죠. 비슷한 아이들인데도 결과물의 창의성은 이 순서대로 뚜렷하게 차이가 났어요. 목적을 자유롭게 상상한 뒤 방법을 찾게 한 그룹이 가장 창의적이었던 거예요. 즉 창의성은 아이가 어떤 맥락과 순서 속에서 과제를 마주하느냐에 따라 발휘되기도, 발휘되지 못하기도 하는 종합적인 결과물이에요.
자존감이 창의성의 토양이 되는 이유
그렇다면 부모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요. 김경희 교수님의 책 "틀 밖에서 놀게 하라"를 읽고 베싸가 얻은 결론은, 특별한 활동을 시켜야 창의성이 자란다기보다 아이를 통제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평가하지 않으면서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면 창의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거였어요. 교육심리학자 도로시 브리그스의 책 "아이를 잘 키우는 자존감 공부"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와요. 아이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율성을 충분히 주고, 아이를 신뢰하고, 의견을 무시하거나 평가하지 않는 존중하는 태도가 창의적인 아이를 만든다는 거예요. 이건 아주 어릴 때부터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어요. 아이가 밥이 초코였으면 좋겠다고 할 때 눌러버리기보다 "그러면 국은 뭘로 만들까" 하고 상상에 같이 빠져주는 것, 놀이할 때 과하게 개입해서 방향을 잡아주려 하지 않고 그저 긍정적으로 반응해주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아이의 창의성이 자랄 토양을 다져줄 수 있어요.
다섯 살 아이는 어른보다 훨씬 창의적이다
스페인의 뇌과학자 알바로 빌바오는 아이의 창의력을 어른이 강화시키는 게 아니라 떨어지지 않게 지켜주는 거라고 말해요. 창의성을 이루는 능력 중 최근 주목받는 게 확산적 사고인데, 벽돌 하나를 주고 쓰임새를 최대한 많이 말해보라고 하면 보통 어른은 15가지 정도를 말하지만 창의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은 200개 가까이 말한다고 해요. 나사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창의력을 측정하던 방식을 고안한 조지 랜드 박사는 1968년에 1600명이 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 확산적 사고력을 테스트했어요. 다섯 살 유치원생은 98%가 높은 창의성을 보였는데, 같은 테스트를 성인에게 하면 2%만 높은 창의성을 보였다고 해요. 아이들은 아직 틀이 없어서 어른이 보기에 엉뚱한 것들도 잘 연결시켜요. 다미가 얼마 전 자기 옷의 토끼 그림과 침대 위에서 날아다니는 새 놀이를 그냥 연결해서 스스로를 "토끼새"라고 부른 것도 비슷한 예고요.
어른이 될수록 창의성을 잃는 이유
김경일 교수님에 따르면 사람은 커가면서 창의적이지 않을 준비를 하게 된다고 해요. 하나는 인지적 구두쇠이기 때문인데, 다양한 선택지를 다 나열하기보다 머리에 바로 떠오르는 소수의 선택지로 효율적으로 판단하는 쪽을 택하게 된다는 거예요. 또 하나는 현상 유지 편향인데,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손실을 입으면 심리적 타격이 더 크게 느껴져서 다음부터는 익숙한 것만 고르게 된다는 거죠. 둘 다 생존에는 유리한 전략이지만, 그만큼 확산적 사고는 줄어들게 돼요. 그러니 부모나 교사의 역할은 확산적 사고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원래 가진 확산적 사고를 최대한 덜 잃도록 지켜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부모가 확산적 사고를 지켜주는 법
확산적 사고는 부모보다 아이가 훨씬 잘하는 영역이라는 걸 기억하면 좋아요. 아이가 놀이 중에 새롭고 확산적인 생각을 보이면 함께 동참하고 긍정적으로 반응해주되, 비이성적이거나 틀렸다고 느껴져도 바로 개입해서 고쳐주고 싶은 충동은 참는 게 좋아요. 그리고 일상의 사소한 문제도 아이와 함께 의논해보세요. 예를 들어 샌드위치를 만들려는데 빵이 없다면 어떻게 할지 아이와 이야기해보는 거예요. 부모보다 아이가 더 많은 방안을 자발적으로 내놓을 텐데, 부모는 그걸 조금 더 발전시키고 현실화하도록 도와주고 기발한 발상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 돼요. 그러면 아이는 자기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자신감과 유능감을 함께 얻게 돼요.
정리해 보면
- 창의력은 예술적 재능이 아니라 전문성, 동기, 창의적 사고가 합쳐진 종합적인 능력이에요.
- 특별한 활동보다 통제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로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세요.
- 아이는 이미 어른보다 확산적 사고에 뛰어나다는 걸 기억하세요.
- 아이의 엉뚱한 생각에 바로 개입해 고치기보다 함께 동참하고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세요.
- 일상의 사소한 문제를 아이와 함께 의논하며 창의적 해결책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