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주의력 발달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몬테소리예요. 다미가 만 1.5세쯤 됐을 때부터 제가 꾸준히 공부하며 육아에 적용하고 있는 유아교육 방법론이고, 이 시리즈에서 계속 말씀드리는 실행기능과의 관계가 아주 많이 연구되어 있거든요. 먼저 몬테소리가 왜 주의력에 좋다고 하는지 짚어 보고, 이걸 집에서 할 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다미와의 몬테소리 여정을 곁들여 이야기해 볼게요.

몬테소리가 주의력에 좋다고 하는 네 가지 이유

첫째, 움직임이에요. 몬테소리 활동은 움직임을 최대한 많이 쓰도록 구성돼 있어요. 근육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소뇌는 집중, 장기 기억, 충동 조절, 공간 지각, 전두엽의 인지기능 같은 다양한 인지 처리를 돕는다고 해요. 21개월에서 3세 사이 아이들의 커리큘럼에 소근육과 대근육을 더 적극적으로 쓰도록 했더니 집중력이 향상됐다는 연구도 있고요.

둘째, 통제감(sense of control)이에요. 내 활동이나 삶을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고 느끼는 감각이죠. 몬테소리는 이걸 아주 중요하게 여겨서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해요. 다만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하고 선택지를 제한하죠. 아이들은 어른에게 요청하지 않고도 낮은 교구장에서 원하는 교구를 골라 원하는 만큼 활동해요. 교구를 다루는 방식 자체는 엄격하게 정해져 있지만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서 학습 동기와 흥미, 효율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많아요. 내가 골라서 한 활동이면 누가 시켜서 한 것보다 더 열심히 하게 되거든요.

셋째, 집중력이에요. 특히 일상생활 활동 영역은 3세 이후 커리큘럼에서 강박적으로 느껴질 만큼 많은 단계를 정확히 밟게 되어 있는데, 이 연습을 하다 보면 집중하는 능력이 길러져요. 그래서 기관에 새로 온 아이들은 몇 달 동안 일상생활 활동을 축약된 버전으로 하다가 점차 단계를 늘려 간다고 해요. 또 3세 이상은 세 시간, 3세 미만은 두 시간 동안 간식을 포함한 어떤 스케줄도 없는 자유 활동 시간을 마련해서 집중을 방해하지 않아요.

넷째, 흥미예요. 흥미를 느낄 때 훨씬 효율적으로 배우죠. 몬테소리는 아이들이 어떤 요소에 흥미를 갖는지 관찰해서 커리큘럼과 환경, 교구에 반영했어요. 예를 들어 질서에 민감해지는 시기가 있어요. 만 2세에 정점을 찍고 5세 정도까지 유지된다고 해요. 아이가 무언가를 일렬로 늘어놓거나 크기순으로 놓거나 같은 것끼리 분류하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시죠. 있어야 할 곳에 있고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는 예측 가능한 패턴을 좋아하는 거예요. 이 욕구는 정확한 위치에 놓기, 복잡한 단계를 매번 똑같이 하기 같은 정확함에 대한 흥미로 이어지고, 몬테소리 활동은 이 정확함을 추구하도록 디자인돼 있어요.

교구도 마찬가지예요. 하나의 교구는 한 가지 기능만 해요. 여기서는 뭐가 열리고 저기서는 소리가 나고 동물도 그려져 있는 다기능 장난감은 어린아이가 뭐에 집중해야 할지 헷갈려서 오히려 금방 흥미를 잃는다고 해요. 비싼 교구 대신 어떤 장난감을 사 줄까 고민된다면 조작 방식은 비슷하면서 기능이 화려하지 않은 심플한 장난감을 고르면 기본은 먹고 들어가요. 지도자의 역할도 커요. 아이를 관찰해서 흥미 있어 할 타이밍에 활동을 제시하고, 선반의 교구는 너무 많지 않게 하되 적당히 바꿔 주고, 끌릴 만한 방식으로 배치해 줘야 해요.

근거는 있지만 깔끔하지는 않아요

몬테소리 유치원에 다닌 아이들과 일반 유치원에 다닌 아이들의 주의력을 비교한 연구가 꽤 있는데, 결론은 깔끔하지 않아요. 좋아졌다는 연구도,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도 있어요. 교육 효과 연구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거든요. 특히 미국 같은 곳에서는 부모의 성향, 경제적 여력, 교육 수준이 몬테소리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많이 미치고, 몬테소리 기관이라고 이름 붙은 곳의 실제 운영 형태도 제각각이에요. 그래도 메타분석까지 종합해 보면 주의력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느슨한 결론은 내릴 수 있었어요. 제 주관이 좀 들어간 판단이라는 건 유념해 주세요.

하나 더, 이 효과는 어디까지나 기관의 몬테소리 커리큘럼에 대한 거예요. 그걸 집으로 가져온 '몬테소리 육아'의 효과는 당연히 연구된 바가 없어요. 그러면 기관의 환경과 방침을 가정에 그대로 이식하면 되지 않을까요? 안타깝게도 그건 가능하지 않아요. 기관과 가정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몬테소리 육아가 무조건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몬테소리가 담고 있는 핵심 가치관을 들어 보고 내 육아 가치관으로 삼을 만한지 판단해서 취사선택하시면 좋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핵심은 세 가지예요. 아이가 자유롭게 움직이고 손을 많이 쓰게 하는 것, 선택의 기회를 최대한 많이 주는 것, 내적 동기로 성취감을 느낄 경험을 많이 주는 것. 제가 공부한 주의력 지식과 합치되는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 이 가치들을 몬테소리 교실이 어떻게 구현하는지 아이디어를 얻어 제 육아에 적용해 본다는 느낌으로 하고 있어요.

잘못된 적용 하나, 교구부터 사고 본다

몬테소리를 유튜브에서 알린 지 4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교구와 활동 재료에 관한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저는 교구 세트를 산 적이 없고, 단품 두 개를 샀다가 당근으로 되팔았어요. 교구가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가정에서 풀세트가 가치 있는 선택인지에는 회의적이에요. 기관에서는 교구 하나를 수년간 아주 많은 아이들이 쓰지만, 집에서는 아이 한 명을 위해 들이는 거잖아요. 몬테소리 교구는 정해진 한두 가지 방식으로만 조작하게 되어 있고, 몇 주 동안 열심히 해서 마스터하고 나면 아이가 흥미를 잃는 게 일반적이에요. 물론 그래도 갖춰 주고 싶다는 분은 그렇게 하셔도 돼요. 가성비 있는 투자냐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까요.

다만 풀세트를 갖춰도 아이가 영 가지고 놀지 않는다고 느끼실 수 있어요. 기관에서는 잘 가지고 노는 똑같은 아이가요. 몬테소리 기관은 혼합연령이거든요. 처음 들어간 아이는 이미 적응한 형님들이 교구를 집중해서 조작하는 모습을 봐요. 처음에는 그냥 뛰어놀고 싶고 자동차나 굴리고 싶지만, 사람은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에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조금씩 주변을 관찰하다가 물 따르기처럼 관심 가는 것부터 해 보고, 선생님 도움으로 성취감을 맛보고, 다른 아이들이 줄 서서 열심히 하는 걸 보며 자연스럽게 동기가 생기죠.

가정에는 그런 분위기가 없어요. 교구를 예쁘게 깔아 놓고 부모가 개입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하면 아이가 관심이 없는 것도 어쩔 수 없어요. 그냥 인테리어가 되는 거죠. 아무것도 안 해도 알아서 하는 아이라면 좋지만, 아니라면 아이가 흥미 있어 할 것 위주로 조금씩만 꺼내 놓고 자주 바꿔 주세요. 부모가 가서 재미있게 놀아 보고 "어, 이런 게 생겼네. 어떻게 하는 거지?" 하고 혼잣말도 해 보고요. 완전한 자율성에 약간의 격려를 섞어 줄 필요가 있어요.

저도 처음에는 장난감과 직접 만든 활동 재료를 선반에 늘어놓고 바꿔 주던 시기를 거쳤는데, 책에서 본 것과 실제 사이에 괴리가 있었어요.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교구 비중을 줄였어요. 관찰을 통해 다미가 흥미를 갖는 활동을 파악하고, 확실히 좋아할 것 같고 간단하게 만들거나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 위주로 줬어요.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바깥놀이, 역할놀이, 미술놀이도 다 나름의 방식으로 주의력을 비롯한 여러 능력 발달에 유익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사실 기관에서도 교구의 역할은 생각만큼 절대적이지 않아요. 다른 교육 방식과 두드러지게 다른 게 교구라서 더 잘 보일 뿐이죠. 미술, 음악, 대근육 활동, 책 읽기, 율동처럼 다른 유치원에서도 하는 활동이 커리큘럼에 많이 들어 있고, 실제 기관에 가 보면 비즈 팔찌 만들기, 바느질, 글씨를 따라 쓰며 책 만들기, 퍼즐처럼 다양한 재료를 선생님들이 자주 만들어 바꿔 줘요. 물론 손을 정해진 방식으로 움직인다는 핵심 철학은 그 모든 재료에 녹아 있지만요. 그러니 핵심 가치를 일상에서 조금만 의식적으로 적용하면 교구 없이도 얼마든지 훌륭한 몬테소리 육아를 하실 수 있어요.

베싸네 집에서 실제로 신경 쓰는 것들

아이가 자꾸 뭘 해 달라고 하면 스스로 할 수 있게 환경을 바꿔요. 다미가 유산균을 맨날 까 달라고 하길래 통 안에 가위를 넣어 줬어요. 수건을 꺼내 달라고 하길래 직접 꺼낼 수 있는 낮은 곳에 뒀고, 양말을 늘 신겨 달라고 하길래 발에 끼우는 것까지만 해 주고 저는 제 양말 신으러 갔어요. 요청하지 않더라도 내가 무의식적으로 해 주고 있는 게 뭔지 늘 찾아보세요. 저도 찾아보면 꼭 뭔가 있더라고요.

생활 활동을 함께 많이 해요. 내가 하면 더 빠르더라도 놀이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같이 해 보세요. 동물 피규어를 안 쓰는 칫솔로 같이 씻고, 요리할 때 달걀 풀기, 파를 잘라 냉동실에 넣기 같은 쉬운 일을 자주 맡기고, 창문도 굳이 닦지 않지만 함께 자주 닦아요. 만 3세 이전 커리큘럼에서는 이런 일상생활 활동이 몬테소리의 메인이에요.

가지고 놀 무언가를 살 때는 손을 많이 쓰게 되는지 생각해요. 소근육의 중요성은 이미 많은 현대 연구로 입증돼서 요즘 장난감에 많이 반영돼 있어요. 몬테소리 박사 시절에 만들어진 똑같은 교구가 아니어도 스티커나 동전 넣는 저금통으로도 몬테소리 육아를 할 수 있어요.

열린 놀이와 닫힌 놀이의 균형을 생각해요. 몬테소리에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열린 놀이만이 가장 좋은 건 아니고 구조화된 놀이, 쉽게 말해 닫힌 놀이에도 내적 동기에 의한 성취감, 정확함과 질서를 마스터하는 만족감이라는 이점이 있다는 거였어요. 다미가 만 3세 이전일 때는 부모표 몬테소리로 집에서 닫힌 놀이 재료와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장난감을 많이 썼고, 당근도 많이 활용했어요. 어릴 때는 활동이 워낙 단순해서 재료를 직접 만들기도 어렵지 않거든요. 만 3세 이후에는 몬테소리 유치원에서 구조화된 활동을 많이 하니 집에서는 열린 놀이 위주로 해요. 반대로 아이가 기관에서 주로 열린 놀이를 한다면 집에 퍼즐이나 정해진 대로 만드는 레고, 몬테소리 교구를 두셔도 좋고요.

아이가 시행착오를 하며 낑낑댈 때는 속으로만 조용히 기뻐해요. 예전에는 "어, 그건 잘 안 돼" 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주거나, 다 해내면 "잘했어" 하이파이브 같은 사회적 보상을 주곤 했어요. 지금은 조용히 지켜보며 속으로만 뿌듯해하고, 다미가 다 하고 제 얼굴을 보며 미소 지을 때도 씩 웃어 주기만 해요. 내적 성취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요. 다만 하기 싫은 걸 억지로 참아 가며 해냈을 때는 적극적으로 칭찬해서 그 행동을 강화해 주면 좋다고 생각해요. 상 주기, 벌 주기는 최소화하려고 해요.

잘못된 적용 둘, 상호작용을 너무 꺼린다

몬테소리 기관은 굉장히 조용하다는 말이 많아요. 자유 작업 시간에 아이들이 각자 작업에 열중하고 교사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걸 알고 나면 집에서도 아이는 집중하고 부모는 물러나 있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아이가 자꾸 돌아보며 부모를 찾으면 '내가 몬테소리를 잘못하고 있나' 싶으실 수도 있고요.

이건 어른이 선생님이냐 부모냐의 차이에서 오는 거예요. 아이가 선생님을 대하는 모습과 엄마 아빠를 대하는 모습은 굉장히 달라요. 선생님은 많은 아이를 대하는 사람이고, 엄마는 나 한 명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가정에서는 일대일 상호작용이 훨씬 많고, 아이에게는 "엄마는 나에게 맞춰서 반응해 줄 거야, 엄마와 대화를 많이 하고 싶어" 같은 기대가 있어요. 저는 AMI 보조교사 자격증도 땄는데, 그 과정에서 부모가 배울 게 많다고 느끼면서도 엄마가 완전히 몬테소리 교사가 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미는 몬테소리 유치원에서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까지는 혼자 자기 할 일을 하지만, 참관일에 제가 교실에 있으니 자꾸 저와 상호작용하려고 했죠. 당연한 일이에요.

연결 욕구가 늘 있는 아이에게 가정에서까지 교실 같은 독립성을 강요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적당히 관심을 주며 늘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고, 아이가 정말 집중해서 뭔가 하는 그 1~2분 동안만 숨죽이고 말을 삼가며 지켜보고, 끝나면 다시 활발하게 언어 자극을 주세요. 그냥 캐주얼하게 놀 때는 아이의 행동과 상황을 말로 중계해 주면 좋고요. 또 열린 놀이를 할 때는 활발하게 상호작용하며 어떻게 노는지 모델링해 줄 필요가 더 커요. 그 속에서 아이가 열린 놀이를 더 잘하는 법을 배워 가거든요. 이미 방법을 다 알고 시작하는 몬테소리 활동과는 다르죠.

많은 분이 접하는 몬테소리 콘텐츠는 육아법이라 해도 기관 커리큘럼에서 따온 것이 많아요.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잘 안 된다고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아이디어만 얻어서 해 볼 수 있는 만큼 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정리해 보면

  • 몬테소리가 주의력에 좋다고 하는 이유는 움직임, 통제감, 집중력, 흥미 네 가지예요.
  • 효과 연구는 기관 커리큘럼에 대한 것이고, 그 환경을 가정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어요.
  • 교구보다 핵심 가치가 중요해요. 자유로운 움직임과 손 쓰기, 선택의 기회, 내적 성취감을 일상에서 챙기세요.
  • 아이가 해 달라고 하는 일은 스스로 할 수 있게 환경을 바꾸고, 생활 활동을 함께 하세요.
  • 집에서는 교실 같은 독립성을 강요하지 말고, 집중하는 짧은 순간만 지켜본 뒤 활발하게 상호작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