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할 때 아이에게 뭔가를 절대로 가르치려고 하지 말라." 이 조언을 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제가 보기에 이건 조언이 나온 맥락이 빠진 채 극단적으로 잘못 퍼진 사례 같아요.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그 조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해요.

놀이의 흐름을 과도하게 방해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이 조언의 뜻은 아이 놀이의 흐름을 부모가 과도하게 방해하지 말라는 거예요.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뭔가 가르쳐 주고 싶은 의욕이 너무 앞서서, 아이가 놀이를 주도하게 두고 거기에 섬세하게 반응해 주기보다 놀이 흐름을 툭툭 끊으면서 질문을 던지고, 아이가 뭔가를 아는지 모르는지 자꾸 확인하려 하고, 수가 어떻고 크기가 어떻고 하는 인지적 개념을 열성적으로 가르치려고 해요. 이건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아이에게 놀이가 긍정적이고 자기가 주도하는 경험이 아니라 가르침 받는 시간, 하고 싶은 것보다 부모 마음대로 이끌려 가는 시간이라는 부정적인 경험으로 다가올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와 함께 놀거나 생활하면서 아무것도 가르치려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극단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요. 부모는 사실 아이와 함께하는 매 순간 뭔가를 가르쳐 주고 있어요. 행동으로도 가르치고 말로도 가르치죠. 그리고 이걸 잘하는 게 아이 발달에 굉장히 중요해요.

부모는 매 순간 가르치고 있어요

아이의 초기 언어 발달에서 아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포인팅과 라벨링이에요. 어른이 아기를 안고 어떤 대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아이의 집중을 유도해요. "봐, 이건 컵이야. 컵에 물이 들어 있어." 이런 식으로요. 부모와 아이가 이렇게 뭔가에 함께 집중하는 것을 공동 주의라고 하는데요. 어린아이는 뇌 발달 단계상 어른처럼 특정 대상에 자연스럽게 집중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어른이 "봐, 여기에 집중하는 거야" 하고 도와줘야 해요. 시선이나 손가락질 같은 사회적 신호를 주는 거죠. 그렇게 아이의 집중을 유도한 다음 "이건 컵이야" 하고 말을 걸어 주면, 아이는 지금 집중하고 있는 대상과 '컵'이라는 말소리의 연관 관계를 배워 나가요.

이런 생활 속 경험 하나하나,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 모든 것이 다 가르침이에요. 부모는 당연히 아이에게 늘 뭔가를 가르쳐야 하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하고 있어요. 가르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실 필요는 전혀 없어요.

중요한 건 반응육아를 방해하지 않는 것

중요한 건 이 가르침이 반응육아를 방해하지 않는 거예요. 아이와의 삶 속에서 기회가 왔을 때 자연스럽게 하면 되고, 아이가 뭔가에 흥미를 가졌을 때 거기에 반응해서 가르침을 주면 돼요. 아이와 함께 과자를 먹으면서 "하나, 둘, 셋. 여기서 하나를 빼면 둘" 하고 숫자를 생각해 보는 이야기를 한다거나, 아이가 관심을 보이며 읽어 보려고 할 때 "1, 2, 3" 하고 숫자를 읽어 준다거나, 뭔가 나눠 먹을 때 "짧은 건 엄마 주고, 긴 건 너 먹고" 하면서 길이 비교 같은 개념을 자연스럽게 가르쳐 줄 수도 있죠. 이렇게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뭔가를 가르쳐 줄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몬테소리의 유명한 문구 중 하나가 "Follow the child", 아이를 따라가라는 거예요. 아이가 뭔가에 흥미를 가지고 기꺼이 배우려고 할 때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개념을 가르쳐 주는 것은 아이의 배움의 욕구를 채워 주는 굉장히 소중한 기회이지, 잘못된 것이 아니에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정리해 보면

  • "가르치지 말라"는 아이가 주도하는 놀이의 흐름을 끊지 말라는 뜻이에요.
  • 질문을 던지고 아는지 확인하고 개념을 주입하느라 놀이를 가르침의 시간으로 만들지 마세요.
  • 부모는 손가락질과 말 걸기처럼 매 순간 자연스럽게 가르치고 있고, 그게 발달에 꼭 필요해요.
  •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순간에 반응하며 가르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