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0.02 · 10:02
아기 발달을 위한 장난감 고르기, 열린 장난감을 찾으세요
아기 발달 단계에 맞고 여러 방식으로 놀 수 있는 열린 장난감을 고르고, 전자 장난감 비중은 낮추세요.
아기가 6개월쯤 넘어가면 장난감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지 않으셨나요. 하루 중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데, 크면서 어떤 장난감은 쳐다보지도 않게 되니 자꾸 새로 사게 되고, 어느 순간 우리 집이 장난감 가게인가 싶어지죠. 아기 장난감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거나 방금 잔뜩 사들이셨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거예요.
엄마 눈에 재밌어 보이는 장난감의 함정
누군가 아기 장난감을 하나 사 준다고 하면 어떤 걸 고르시겠어요. 많은 분이 불빛이 반짝이고 소리가 나는 쪽을 고르실 것 같아요. 예전의 베싸도 그랬고요. 엄마 눈에는 그게 더 재밌어 보이잖아요. 그런데 엄마 입장에서 장난감을 자꾸 고르다 보면 아이가 수동적으로 학습하고, 창의적으로 놀거나 생각할 줄 모르고, 언어와 인지 발달도 떨어질 수 있다고 해요.
실제로 한 연구에서 6개월과 12개월 때 집의 놀이 환경은 36개월 때 IQ와 상관관계가 있었어요. 구체적으로는 적절한 놀이 도구, 즉 장난감이 제공됐는지와 엄마의 놀이 참여도가 중요했고요.
아기에게 장난감은 세상을 알아가는 도구예요
아기의 세상에서 장난감은 놀이의 도구이고, 놀이는 아주 어린 아이가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가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예요. 놀이를 하며 아이는 자기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다른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자기 행동이 물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떻게 조작해야 원하는 효과를 얻는지 배워요.
제가 놀이라고 뭉뚱그려 말했지만, 한 논문에 따르면 아기의 놀이는 탐구와 놀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요. 돌 전까지는 아기의 놀이 대부분이 탐구에 집중되어 있고, 12개월이 지나면 탐구를 마친 대상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본격적으로 즐거움을 추구하는 놀이를 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엄마와 함께 놀 수도 있게 돼요. 그전에는 아기가 혼자 탐구하는 것을 엄마가 도와줄 뿐이에요. 그리고 탐구에는 특징이 있어요. 대상 물체가 아기의 발달 단계에 비해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복잡하거나 매력적이지 않으면 탐구는 중단되고 놀이로 이어지지 않아요.
여기서 장난감을 고를 때 고려할 첫 번째 요소가 나와요. 우리 아이의 발달 단계와 스킬에 맞는 장난감을 골라야 한다는 것. 아기는 현재 자기 상태에서 배울 수 있는 활동에 집중해요. 그러니 아기 상태에 잘 맞는 장난감을 골라야 더 잘 배우고, 그 장난감에 더 오래 열심히 집중하죠. 아기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령별로 습득하는 탐구 스킬은 대체로 정해져 있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이 스킬들을 연습하고 마스터해 가며 발달해요. 장난감을 고를 때는 지금 우리 아기가 배우기 시작하는 스킬, 그다음에 익힐 스킬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시면 돼요. 다미는 지금 7~8개월이라 손으로 잡고, 담고, 흔들어 볼 수 있는 장난감을 골라 주고 있어요.
배터리 장난감에 너무 기대지 마세요
두 번째 요소는 배터리가 들어가는 장난감에 너무 의존하지 않는 것이에요. 요즘은 소리 나고 불빛 나고 혼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배터리 장난감이 참 많죠. 베싸도 살면서 AA, AAA 배터리를 이렇게 많이 사 본 적이 없어요. 전자 장난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 열린 장난감이 아니에요. 전자 장난감은 대부분 기능이 정해져 있어요. 특정 버튼을 누르면 미리 세팅된 음악과 불빛이 나오는 식이죠. 반면 열린 장난감은 하나를 가지고 여러 가지로 놀 수 있어요. 나무 블록이라면 쌓아도 보고, 늘어놓아도 보고, 담아도 보고, 더 크면 성을 만들 수도 있잖아요. 앞서 말한 논문의 저자에 따르면 아이들은 정해진 방식으로만 작동하는 장난감, 즉 열린 장난감이 아닌 장난감에는 흥미를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해요. 열린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아이는 장난감을 만든 사람의 의도대로 노는 게 아니라 스스로 놀이 방법을 생각해 내고 실행하니까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놀이가 가능해요. 또 기능이 정해진 장난감보다 열린 장난감으로 놀 때 아이는 자기 발달 수준에서 약간 어렵지만 해볼 만한 난이도로 놀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블록을 예로 들면 쌓기를 해 보려는 시기에는 쌓으려 하고, 뭔가 만들어 보려는 시기에는 열심히 만들어 보는 거예요.
반면 전자 장난감은 할 수 있는 활동이 정해져 있어서, 그 활동에 필요한 스킬을 이미 마스터했더라도 불빛이나 소리를 위해 계속 같은 활동을 하게 돼요. 같은 장난감이라도 집중하는 이유가 다른 거예요. 전자 장난감을 갖고 놀 때는 버튼만 누르면 온갖 자극이 펼쳐지니 그 자극에 집중하는 것이고, 열린 장난감을 갖고 놀 때는 자기 스킬을 시험하고 새로운 스킬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배움의 과정에 집중하는 거죠.
둘째, 놀아주는 사람의 참여도가 떨어지기 쉬워요. 36개월 IQ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장난감의 적절성과 부모의 놀이 참여도를 말씀드렸죠. 스스로 움직이고 소리 내고 불빛 내는 장난감으로 아기와 놀아줄 때와 전통적인 장난감으로 놀아줄 때를 비교해 보세요. 전자 장난감이라면 아기를 장난감에 맡겨 두고 지켜보고만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을 거예요. 미국소아과학회 리포트에 따르면 아이는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함께 놀아줄 때, 어떻게 하는지 보여 주고, 아이의 행동에 다양한 반응과 피드백을 주고, 특정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때 놀이로 가장 잘 발달해요. 전자 장난감은 전반적으로 부모의 놀이 참여도를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 어떤 장난감이든 꼭 같이 놀아주세요.
부모가 전자 장난감으로 놀아줄 때와 전통적인 장난감으로 놀아줄 때를 비교한 실험에서는 전자 장난감일 때 부모의 언어 활동이 훨씬 줄었어요. 전자 장난감에 너무 의존하면 아이 언어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언어 인풋이 줄어드는 거예요. 참고로 영상이나 장난감에서 나오는 말소리는 아기의 언어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요. 아기들은 가상과 실제를 구분할 줄 알고, 실제 세상에서 배우기 때문이에요.
셋째, 지나친 자극이에요. 유니세프 홈페이지의 한 포스트에 따르면 아기가 자극을 처리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계속 새로운 자극을 주면 무언가에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져요. 또 배움이 아니라 화려한 자극으로 집중하는 버릇을 들이면 지루함을 참거나 스스로 여러 활동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늘 외부 자극에 의존하게 된다고 해요. 심심하면 어쩔 줄 모르고 엄마를 괴롭히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혼자 무언가를 사부작사부작 하는 아이도 있잖아요. 그런 차이인 것 같아요. 이 포스트는 사실 전자 장난감보다 유튜브 같은 영상에 초점을 둔 글이라 전자 장난감에도 해당되는 내용만 가져왔어요. 전자 장난감의 지나친 자극이 어린 아기에게 주는 영향을 직접 다룬 연구는 아쉽게도 아직 없어요.
정리해 보면
- 아기의 발달 단계와 지금 익히는 스킬에 맞는 장난감을 고르세요.
- 정해진 방식으로만 작동하는 전자 장난감보다 여러 방식으로 놀 수 있는 열린 장난감을 주로 주세요.
- 전자 장난감 앞에서는 부모의 놀이 참여와 말이 줄어드니, 어떤 장난감이든 꼭 같이 놀아주세요.
- 자극을 처리할 시간 없이 새 자극만 이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니 화려한 자극에 기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