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가 감기에 걸려서 소아과에 다녀온 날이 있어요. 콧물이 많다는 이유로 의사 선생님께서 항생제를 처방해 주셨는데요. 저는 조심스럽게 여쭤봤어요. 선생님, 항생제를 꼭 먹어야 할까요?

"월요일까지만 지켜봐도 될까요?"

의사 선생님은 콧물이 많이 차 있어서 축농증 같은 감염성 질환일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월요일까지만 항생제 없이 버텨보고 나아지지 않으면 그때 먹어도 괜찮을까요? 선생님께서는 그러면 좀 더 심해지면 다시 생각해 보자고 하시면서 처방전에서 항생제를 빼주셨어요.

감기와 항생제, 언제 필요할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축농증이라도 항생제 없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가볍게 처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어요. 일반 감기에는 물론 항생제를 쓰지 않고요. 콧물이 나서 축농증이 의심되는 경우라도 두통이나 코 쪽 통증이 심하거나, 나아지는 듯하다가 갑자기 나빠지거나, 증상이 10일 이상 지속되거나, 열이 3~4일 정도 이어질 때 소아과에 가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항생제와 장내 미생물

최근 나온 한 기사에 따르면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요. 한 종의 장내 미생물을 장에서 완전히 없애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항생제는 그런 힘을 가진 세균 킬러이기 때문이죠. 같은 기사에서는 24개월 미만 아기의 항생제 처방률이 99%에 달한다고 밝혔어요. 꼭 먹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이렇게 처방된다면, 부모가 한 번 더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의료진이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라면 절대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감염이 심해지면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으니까요. 다만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데 혹시 몰라서 예방 차원으로 처방받는 것 같다면, 한 번만 더 여쭤보세요. "항생제가 꼭 필요한가요? 조금만 더 지켜봐도 될까요?" 그런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소아과를 두 군데만 더 가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의료진 세 분이 모두 같은 판단을 내린다면 정말 필요한 상황일 가능성이 높겠죠.

정리해 보면

  • 축농증이라도 항생제 없이 낫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며칠 더 지켜봐도 되는지 여쭤봅니다.
  • 두통이나 코 통증이 심하거나 증상이 10일 이상 이어지거나 열이 3~4일 지속되면 소아과를 찾습니다.
  •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예방 차원의 처방인지 한 번 더 확인합니다.
  • 의료진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거부하지 말고 따릅니다.

진단이나 치료가 필요해 보이면 소아청소년과 등 전문가와 상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