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 철학에서는, 어른(교사나 부모)이 아이를 어떤 식으로 대해야 좋은지에 대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책임지게 하기(Making amends)'이다.

한 블로그에서, AMI 몬테소리 교사가 남긴

이러한 에피소드를 읽었다.

3~4세 정도 되는 남자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신입생이어서 아직 몬테소리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단다.

이 유치원에서는 각자 러그를 깔고 그 위에서 작업을 하는데, 이 '작업 공간'은 다른 사람이 함부로 침범해서는 안 되는 일종의 집중의 공간이기 때문에 밟고 다니거나 해서는 안 되는 룰이 있다.

그런데 이 아이가, 다른 친구들과 형누나들(몬테소리는 혼합 연령반임)이 작업을 하는데 교실을 가로질러 가면서 러그를 마구 밟고 다녔단다.

몬테소리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훈육법이
좋다고 보기 때문에, 교사는 아이에게
"러그를 밟지 마!"라고 하기보다,

"러그가 없는 곳으로 다니자, 다른 친구들의 주의가 흐트러진다" 라는 식으로 설득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아이는 여전히 러그를 밟고 다녔다.

그래서 교사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런 룰이 만들어졌음을 공표했다.

'러그를 밟은 사람은, 그 러그를 청소해야 한다'.

다음날, 아이는 여전히 러그를 밟고 다녔다. 교사는 아이가 러그를 밟는 것이 발견되자, 바로 아이에게 다가가서, 러그를 청소하게 했다. 몇십 분 뒤, 아이는 또 러그를 밟았다. 교사는 또 아이에게 다가가, 러그를 청소하게 했다. 이런 일은 몇 번이나 반복되었다.

다음 날 교사는 교실에 들어서다가, 아이가 또다시 러그를 밟으려고 돌진하는 모습을 보고, 거의 포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그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자기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던 이 아이가, 러그 바로 앞에서 마치 만화처럼 딱 멈췄다. 너무 빠른 속도로 돌진하고 있기에 멈출 수 없었던 아이는, 멈추는 대신 다리를 넓게 벌려 러그를 뛰어넘었다. 아이는 자신이 러그를 밟았는지 뒤를 돌아보고,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뛰어갔다. 그 뒤로 아이는 러그를 한 번도 밟지 않았다.

몬테소리를 하든 아니든, 부모로서

아이에게 이 세상에 어떤 룰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은 중요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여러 육아 방식 중

아이의 자기조절력과 사회성에 가장 좋은 것은,

따뜻하고 섬세하게 아이의 요구에 반응해주지만,

룰을 가르칠 때는 제대로 가르치는 방식이었다.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무조건 하게 두는 것도,

부모가 원하는 방식을 강압적으로 따르게 하는 것도, 아이의 자기조절력과 사회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만 1세 정도 되면 아이들은 이 세상에 지켜야 할 룰이 있다는 것을 서서히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자기를 조절하고 룰을 지키려고 노력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습 기회를 주어야 한다.

룰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몬테소리에서 좋아하는 한 가지 훈육 방법은,

'책임지게 하기'이다.

훈육의 대상이 되는, 잘못된 행위를 했을 때

그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물 따르는 활동을 하다가

물을 바닥에 쏟고 손으로 마구 휘젓는다.

이럴 때, '바닥에 쏟으면 안 돼!'라고 하기보다,

물을 스스로 닦음으로써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몬테소리 방식이다.

물론 아직 어린 아기들에게는, 수건을 주면서

'물 닦아'라고 해도 도망가버리는 등 별 소용이 없을 수 있다.

그렇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아이가 도망가더라도 다시 와서 물을 닦으라고 다시 한번 장려해줄 수는 있다.

아이들은, 부모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금방 캐치할 수 있고, 반복적으로 부모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서서히 자신도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즉, 부모님이 아이가 도망가더라도 반복적으로,

'네가 물을 흘렸으니, 닦아야 하는 거야'라는

메시지를 부드럽게 전달해 준다면,

언젠가는 아이도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하기 시작할 것이다.

또한 아이가 닦지 않는다 해도,

마른 행주들이 담겨 있는, 아이가 접근 가능한

바구니 등에서 행주를 가져오는 것만이라도

시킬 수도 있고, 부모가 다 닦은 뒤 젖은 행주를

싱크대에 가져놓으라고 시킬 수도 있다.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할 때,

아이가 100%를 담당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아이의 수준과 의지에 맞게 해주면 된다. 아이가 0%만 하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육아는 장기전이다. 책임을 가르칠 기회는 아직 많이 있다.

항상 아이가 뭔가 잘못해서 훈육해야 할 때,

'어떻게 하면 책임지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아이가 엄마를 꼬집어서 아프게 했다면,

아프다는 것을 화내지 않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엄마를 위로하도록 할 수 있다.
친구의 장난감을 뻇어서 친구가 운다면,
친구의 감정 상태를 설명해주고,

친구에게 장난감을 돌려주고, 눈물을 닦을 수 있게 휴지를 건네주도록 할 수 있다.

테이블에 그림을 그렸다면, 잠시 그림그리기를 중지하고 테이블을 먼저 닦게 한 뒤 그림그리기를 재개할 수 있다.

선반에서 교구를 다 꺼내서 집어던졌다면,
다시 정리해서 원래 자리에 넣어놓되
그 과정에서 최대한 아이를 참여시키려고

노력하는 부모의 의지라도 보여주어야 한다.

반복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아이는,

'내가 한 행동에는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구나'

라는, 사회성의 가장 기본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하나 팁이 있다면, 아이가 어리다면,
그 룰을 아이의 인상에 더 남기기 위해

그 룰대로 엄마나 아빠가 행동하는 모습, 예를 들어 아빠가 실수로 물을 흘리면 아이가 행주를 가져오게 되어 있는 바로 그 장소에서 행주를 가져다가 닦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면서 ‘내가 흘렸으니 내가 닦아야겠네’ 등 말로도 설명해주면, 아이가 룰을 중요하게 인식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 잊지 말자.

주전자로 물 따르다가 흘린 것을 수건으로 닦는 다미

물 닦자고 하면 도망가기 바빴던 다미도,

어느 날부터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수건을 가져오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조급해 할 게 아니구나,

아이들은 수십번 반복해서 말해줘야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하며 육아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