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 어디에 좋다는 건지 궁금하셨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거예요. 지난 두 달 정도 저는 몬테소리의 바다에 빠져 한참 허우적대다 왔어요. 아기를 키우는 엄마니 몬테소리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들었지만, 실제로 몬테소리가 뭔지, 교구 세트를 봐도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비싼지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거부감도 들었어요. 교육이라기보다 돈 냄새가 나기도 했고, 몬테소리라는 한 사람의 말을 무조건 신봉하는 느낌도 있었고요. 그러다 점점 커 가는 다미와 놀아 주는 방식이나 장난감 선택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해하다가, 몬테소리를 한번 제대로 파 보기로 마음먹었어요.

두 달 동안 이렇게 공부했어요

이해도를 높이려고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는 몬테소리 지도사 자격증 수업을 들었어요. 온라인 코스라 수업만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코스에서 다룬 내용과 관련된 논문을 찾아 보충했고요. 이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한 전문가가 쓴 학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고, 부모를 위한 실용적인 책도 함께 봤어요. 그제야 몬테소리가 뭔지, 어떻게 하는 건지, 왜 하는 건지 감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두 달 동안 철저하게 파헤쳐 본 베싸가 몬테소리를 소개할 거냐고요? 네, 할 거예요. 다만 보통 한국에서 하는 식으로는 안 할 거예요. 앞으로 여러 글에 걸쳐 제가 어떻게 몬테소리 육아를 하려고 하는지 풀어 보려고 해요. 먼저 왜 몬테소리 육아를 하기로 결심했는지, 몬테소리 교육의 효과부터 이야기할게요. 한 줄로 말하면 이래요. 몬테소리 교육은 움직임과 통제감을 통해 똑똑하고 자기조절을 잘하는 아이를 만든다.

"마리아 몬테소리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이런 이야기로 시작하지는 않을 거예요. 제일 궁금한 건 몬테소리를 하면 정말 아이에게 좋은지, 뭐가 좋다는 건지잖아요. 우리 아이에게 좋은 게 아니라면 굳이 몬테소리 정신이 뭔지 알 필요도 없으니까요.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에서 나온 학술서에 근거와 함께 아주 상세히 설명돼 있었어요. 이 책은 두 가지 방식으로 효과를 입증해요. 하나는 몬테소리 교육 방식의 특징을 쪼개서 그 특징 하나하나가 아이 발달에 좋다는 연구를 소개하는 것, 다른 하나는 몬테소리 기관에 다니는 아이들과 일반 기관에 다니는 아이들을 비교한 연구를 소개하는 것. 앞의 방식이 "자유 선택이 좋고 소근육 발달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라면, 뒤의 방식은 몬테소리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실제로 더 똑똑해졌는지 데이터로 보여 주는 거죠. 여기서는 첫 번째 방식으로, 몬테소리의 특징 중 두 가지를 살펴볼게요.

움직임: 근육을 쓰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몬테소리 교육은 움직임을 최대한 많이 쓰도록 활동이 구성돼 있어요. 흔히 말하는 소근육, 대근육이에요. 육아하면서 소근육 발달이 중요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근육을 쓰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한지 고민해 보신 적 있으세요? 숟가락질, 젓가락질을 잘하게 되는 게 소근육·대근육 발달의 목적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많은 연구에 따르면 근육의 움직임은 인지 능력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어요.

특히 아기들은 손발을 움직이며 세상을 탐구하기 때문에 손발을 충분히 움직일 기회를 주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해요. 소근육 발달이 빠른 아기들을 추적 관찰해 보면 나중에 공부를 더 잘하는 경향이 있었대요. 어른도 마찬가지예요.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뇌 기능이 더 좋다고 하죠. 문제가 잘 안 풀리거나 머리가 안 돌아갈 때 이리저리 걸어 다니거나 산책을 하면 생각이 정리되고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험, 있으시죠? 움직임이 뇌 활동에 영향을 준다는 거예요. 근육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뇌 영역은 집중, 장기 기억, 충동 조절, 공간 인지 같은 다양한 인지 관련 처리를 돕는다고 해요. 움직임을 통한 뇌 발달이 인지 능력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죠.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12~36개월 아이들의 교육 커리큘럼에서 소근육과 대근육을 적극적으로 쓰도록 했더니 아이들의 집중력이 향상됐다고 해요.

그러면 몬테소리에서는 어떻게 움직임을 많이 쓰게 할까요. 소근육 활동은 몬테소리의 가장 핵심 역량이라고 볼 수 있어요. 발도르프가 예술적 창의성을 핵심에 둔다면 몬테소리는 소근육 발달을 핵심에 두고 있다고 할 정도예요. 몬테소리 활동 영역 중 특히 일상생활 영역이 소근육 발달에 특화돼 있어요. 위에서 언급한 연구에서도 소근육을 더 적극적으로 쓰게 하려고 일상생활 영역의 비중을 높였고요. 일상생활 활동을 몬테소리 유치원이 아닌 일반 유치원에 적용했을 때도 아이들의 소근육 발달과 집중력 향상에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들이 있어요.

일상생활 활동이 소근육 발달에 특히 좋은 이유는, 아이가 실제적인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을 이루려고 오랫동안 집중해서 손을 움직이게 하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테이블 닦기 활동이 있어요. 행주로 쓱쓱 닦고 끝이 아니에요. 테이블 아래 자리까지 꼼꼼히 물로 적시고, 비누를 묻힌 솔로 꼼꼼히 문지르고, 물로 헹구고, 마른걸레로 닦아요. 몬테소리 기관의 아이들은 이런 일상생활 활동을 자발적으로, 즐겁게, 집중해서, 아주 꼼꼼하게 몇십 분씩 한다고 해요. 그 과정에서 당연히 손을 많이 쓰고 소근육이 발달하죠.

대근육은 어떨까요. 몬테소리 박사는 소근육뿐 아니라 대근육 발달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몬테소리 기관에서는 대근육을 적극적으로 쓰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개인 활동 시간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공간 구성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움직임이 많아요. 이렇게 몬테소리는 신체 활동을 통한 발달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데, 국내에는 교구를 통한 학습 같은 정적인 활동 위주로 알려진 것 같아요.

조금 다른 얘기인데, 요즘 책을 좋아하는 아기로 키우는 게 트렌드가 되어 가는 것 같아요. 아기가 책을 별로 안 좋아하면 걱정도 많이 하시고요. 몬테소리에서도 책은 풍부한 언어 자극을 줄 수 있는 도구로 중요하게 다루고, 미디어가 넘치는 시대에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건 분명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뭐든 지나친 건 좋지 않아요. 책 역시 실제 세상은 아니고 하나의 매체예요. 실제 만져 보고 움직여 보고 조작해 볼 수 있는 세상은 아니죠. 앉아서 하루에 50권, 100권씩 읽기만 한다면 움직임을 통해 세상을 알아 가는 경험은 부족해질 수 있어요. 하루에 몇 권이 적당하다는 지침을 만들어 드리긴 어렵지만, 책을 좋아하면서도 소근육과 대근육을 쓰며 세상을 탐구하고 직접 상호작용하는 데도 관심이 많은 아이가 되도록 부모가 균형을 잘 잡아 주시면 좋겠어요.

통제감: 내 삶을 내가 조절한다는 느낌

통제감은 영어로 sense of control이라고 해요. 내가 어떤 활동이나 삶 전반을 컨트롤할 힘이 있다고 느끼는 느낌이에요. 상황이나 주변 사람들 때문에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면 삶에 대한 통제감은 떨어지겠죠. 반면 내가 하는 활동과 선택을 내 의지대로 바꿀 수 있다면 통제감은 높을 거고요.

아기는 어떨까요. 아기는 아직 능력이 제한적이라 주변 어른이 어떻게 해 주느냐에 따라 통제감이 상당히 낮을 수도, 높을 수도 있어요. 엄마가 정해진 간식 시간에 배고픈지 묻지도 않고, 탈출하기 어려운 하이체어에 앉혀서 간식을 먹여 주는 경우와, 아기가 간식이 들어 있는 서랍에서 먹고 싶을 때 스스로 간식을 꺼내 앉을 수 있는 의자에 가서 앉아 먹는 경우를 비교해 보세요. 첫 번째는 그 상황에 대한 통제감이 상당히 낮은 거고, 두 번째는 높은 거예요.

몬테소리에서는 아이들이 삶에 대한 통제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하되, 아이들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어른이 환경을 구성하고 선택지를 제한해 줘요. 간식 이야기로 돌아가면, 아기가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는 간식 서랍에 과자가 넘치게 들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날 딱 먹을 만큼의 건강한 간식만 들어 있어요. 그날 간식을 다 먹었다면 떼를 써도 그날은 더 없고요. 자유를 주되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아이가 지는 거예요. 이런 경험을 하다 보면 아이는 스스로를 조절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해요. 간식을 한 번에 다 먹어 버리면 더 먹을 수 없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거죠.

활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몬테소리 활동 시간에 아이들은 어른에게 요청하지 않고 자유롭게 교구를 꺼낼 수 있는 낮은 교구장에서 원하는 교구를 골라 원하는 시간만큼 활동할 수 있어요. 교구를 다루는 방식 자체는 엄격하게 정해져 있지만요. 어른이든 아이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 있을 때 학습 동기와 흥미가 강화되고 학습 효과도 높아진다는 연구가 많아요.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영향력 아래에 있어 통제감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더욱 그런 경향이 강하다고 해요.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무엇이든 네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도 좋다"고 하고 다른 그룹에는 "그림을 그려라"라고 했더니, 스스로 선택한 그룹의 아이들이 더 오래 그렸다고 해요. 본인이 선택한 활동이라면 누가 시켜서 한 활동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거예요.

몬테소리의 일상생활 활동도 아이에게 삶의 통제감을 줘요. 일상생활 활동은 교구를 가지고 하는 활동과 달리 세상에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활동이기 때문이에요. 더러워진 테이블을 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힘으로 깨끗하게 만들 수 있어요. 목이 마를 때 어른에게 부탁하지 않고 스스로 테이블에 가서 물을 컵에 따라 마시며 갈증을 해소할 수 있고요. 통제감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일상생활 활동은 교구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활동보다 큰 만족을 줄 수 있어요. 아이들이 일상에서 엄마 아빠가 하는 걸 열심히 따라 하려 하고 혼자 해 보려고 떼쓰는 것도 그래서일지 몰라요.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일상생활 영역을 왜 몬테소리의 꽃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시나요.

돌 지난 아기를 키우는 부모님이라면 삶의 통제감을 찾으려는 아이의 눈물겨운 노력을 느낄 때가 있으실 거예요. 부모에게 이래라저래라 해서 부모가 아이 뜻대로 행동해 주면 기뻐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못 입게 하면 저항하기도 하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라는 표현이 자아를 확립해 가는 시기의 아이에게 삶에 대한 통제감을 주는 것은 다른 어느 시기보다 더 중요할 수 있어요. 통제감을 느끼도록 돕는 건 교육기관을 통해서도 이루어지겠지만, 상호작용이 많은 부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해요. 이런 점에서 몬테소리가 육아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집에서 아이에게 통제감을 주는 쉬운 방법

어렵지 않아요.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아기라면 뭔가 해 주기 전에 한번 물어보세요. "노란색 접시 줄까, 파란색 접시 줄까?" "오늘 날씨 좋은데 한번 나가 볼까?" 평소 삶의 통제감이 부족한 아이라면 이런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도 떼쓰기가 줄어들기도 한다고 해요.

정리해 보면

  • 근육의 움직임은 인지 능력과 밀접해서, 손발을 충분히 움직이게 하는 것 자체가 두뇌 발달이에요.
  • 몬테소리의 일상생활 활동은 실제 목적을 위해 오래 집중해 손을 쓰게 하고, 일반 유치원에 적용해도 효과가 있었어요.
  • 책도 하나의 매체예요. 책 읽기와 몸으로 세상을 탐구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주세요.
  • 스스로 고른 활동에 아이는 더 오래, 더 열심히 몰입해요.
  • 무언가 해 주기 전에 아이에게 먼저 물어보세요. 선택하는 경험이 통제감과 자기조절을 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