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3.10 · 21:10
만 5세 전, 아이의 두뇌 발달을 만드는 건 부모와의 대화예요
데이나 서스킨드 박사가 말하는 만 5세 전 두뇌 발달의 핵심은 부모와 나누는 3T 대화예요.
얼마 전 데이나 서스킨드 박사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서스킨드 박사는 시카고 대학교 소아외과 의사이자 3천만 단어 이니셔티브를 이끄는 연구자로, 생후 5년 동안 부모와 보호자가 아이의 두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오래 연구해 왔어요. 만 5세 전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인터뷰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 볼게요.
두뇌 발달의 핵심은 '언어가 풍부한 환경'
서스킨드 박사가 강조하는 건 언어가 풍부한 환경이에요. 아이가 태어난 첫날부터 부모나 보호자와 활발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환경을 뜻하는데, 박사님 연구팀은 이걸 '3T'라는 세 가지 도구로 정리했어요. 관점 맞추기(Tune in), 더 많이 말하기(Talk more), 차례 지키기(Take turns)예요.
관점 맞추기·더 말하기·차례 지키기
관점 맞추기는 아이가 무엇에 관심 있는지 살펴보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예요. 더 많이 말하기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풍부한 어휘로 이야기하는 거고요. 가장 중요한 건 차례 지키기라고 하셨는데, 아이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는 것도 대화의 일부로 보고 반응해 주는 거예요. 결국 핵심은 단어를 많이 알려주는 게 아니라 태어난 첫날부터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거라고 하셨어요.
감각 자극과 언어, 꼭 나눠야 할까
아이가 집에서 부모와 상호작용하는 것과 밖에 나가 다양한 걸 만지고 느끼는 감각 경험, 이 중 하나를 우선해야 하는지 여쭤봤어요. 박사님은 둘이 경쟁 관계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공원에서 꽃을 발견했을 때 아이가 손으로 가리키면 그 순간 언어를 더해 이야기하면 감각 경험과 언어 환경을 동시에 채울 수 있다는 거예요. 빨래를 개거나 요리를 하거나 버스를 타는 순간에도 마찬가지고요. 중요한 건 장소가 아니라 아이와 상호작용하려는 마음가짐이라고 하셨어요.
코로나로 집에만 있어도 괜찮을까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집에만 있어야 했던 시기, 감각 경험이 부족해질까 봐 걱정하는 부모가 많았다는 이야기도 나눴어요. 박사님은 집 안이나 마당에서도 감각 경험은 충분히 할 수 있으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어요. 오히려 그 시기 발달 지연은 아이가 밖에서 놀지 못해서라기보다 부모가 짊어진 스트레스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고요. 부모의 스트레스는 3T를 실천하기 어렵게 만들고, 그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지기 쉽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부모에게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하는 대신, 사회가 부모의 정신 건강과 형편을 더 잘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말이 늦은 아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
말이 늦게 트이는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들 이야기도 전했어요. 박사님 본인도 딸은 일찍부터 완전한 문장으로 말했지만 아들은 늦게 텄다고 해요. 먼저 확인할 건 생물학적인 원인인데, 언어치료사나 의사를 만나 의학적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고 하셨어요. 문제가 없다면 아이마다 속도와 시기가 다른 게 자연스럽다고요. 기질과 유전적인 차이도 있으니,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역시 말하기·경청하기·차례 지키기를 꾸준히 해 주는 거라고 하셨어요.
영어 노래, 그림책 그대로 읽어주기
한국 부모들이 영어 노래나 그림책으로 아이에게 영어를 접하게 해 주는 것에 대해서도 여쭤봤어요. 박사님은 어린 아이의 뇌는 신경가소성이 커서 여러 언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게 좋다고 하셨어요. 다만 아이는 보호자의 모국어로 대화할 때 가장 잘 배운다고, 단어뿐 아니라 억양과 감정까지 담겨야 효과가 크다는 연구도 있다고 하셨고요. 그러니 영어 콘텐츠를 들려주는 건 괜찮지만 그게 전부가 되지 않게 하면 된다는 뜻으로 이해했어요.
책을 읽어 줄 때 대화식으로 못 읽고 그냥 텍스트 그대로 읽어 주게 된다는 고민도 전했는데, 박사님은 그냥 읽어 주는 것도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하셨어요. 대화식 읽기는 결국 책을 도구 삼아 관점 맞추기·더 말하기·차례 지키기를 실천하는 것뿐이라고, 아이가 그림에 관심을 보이면 물어봐 주고 페이지를 건너뛰고 싶어 하면 그래도 괜찮다고요. 안아 주고 책장을 만지게 하는 것 같은 감각적인 교감도 언어만큼 중요하다고 덧붙이셨어요.
조용한 부모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말이 적고 내성적인 부모는 수다스러운 부모보다 불리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도 드렸어요. 박사님은 '충분히 좋은 육아'면 된다고, 조용한 부모를 둔 아이 중에도 똑똑한 아이가 많다고 하셨어요. 책 읽기를 좋아하는 조용한 엄마가 그 사랑을 아이에게 전해 주는 것도 얼마든지 좋은 언어 환경이 될 수 있다고요. 아이가 자랄수록 지금 눈앞의 것뿐 아니라 어제 있었던 일이나 앞으로의 일처럼 맥락을 벗어난 이야기도 나누면 좋다고 하셨는데, 결국 스스로 즐겁게 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게 먼저라고 하셨어요.
정리해 보면
- 아이와 관점 맞추기·더 많이 말하기·차례 지키기, 이 3T를 일상에서 실천하세요.
- 언어 환경은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 빨래를 개고 요리를 하는 일상 어디서든 만들 수 있어요.
- 아이보다 부모의 스트레스를 먼저 돌보세요.
- 말이 늦되면 언어치료사나 의사를 통해 의학적인 원인부터 확인하세요.
- 그림책은 대화식으로 못 읽어 줘도, 그대로 읽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