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싸TV 영상 · 2022.06 · 17:09
두 돌 이후 신체놀이가 중요한 이유, 그리고 놀잇감 추천
잘 뛰어다닌다고 끝이 아니에요. 균형 잡기, 공 받기 같은 기본 운동 스킬을 연습하는 놀잇감이 두 돌 이후에 필요해요.
아이가 잘 걷고 뛰게 되면 대근육 발달이나 신체놀이에는 소홀해지기 쉬워요. 운동선수로 키울 꿈이 있는 게 아니라면 막연하게 '뛰어놀면 잠은 잘 자겠지' 정도로 생각하기 쉽죠. 그런데 두 돌 이후 신체놀이는 생각보다 중요하고, 집과 밖에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꽤 있어요.
대근육 발달도 인지 능력과 이어져 있어요
소근육 발달이나 눈-손 협응 능력이 인지 능력과 밀접하다는 이야기는 여러 번 드렸는데, 대근육은 어떨까요. 소근육만큼 많은 연구로 입증된 건 아니지만, 어린아이의 대근육 발달과 인지 능력 사이의 연관성을 보고하는 연구들이 있어요. 요즘은 미디어, 도시 환경, 미세먼지 같은 여러 이유로 신체 활동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어서 많은 전문가가 우려하고 있고요.
신체 활동에도 두 종류가 있어요. 그냥 몸을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활동과, 연습하고 훈련할수록 더 잘하게 되는 기본 운동 스킬을 연마하는 활동. 예방의학 저널에 실린 한 논문에서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이 둘을 나눠 효과를 살펴봤는데요. 전자는 등산이나 뛰어다니기처럼 그냥 에너지를 쓰는 활동이고, 후자는 균형 잡기, 공 정확히 받기, 더 높이 점프하기처럼 특정 스킬을 연습하고 거기 필요한 근육을 발달시키는 활동이에요. 연구자들은 둘 다 인지 능력 향상에 의미가 있지만 후자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결론 내렸어요.
아이들은 지금 기본 운동 스킬을 연습하는 중이에요
생애 초기는 기본 운동 스킬이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해요. 아이들이 틈만 나면 미친 듯이 기어오르려 하고, 연석 위를 걸으며 균형을 잡고, 횡단보도의 흰 선만 밟으려고 점프하는 행동은 이 스킬을 마스터하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의 표출일지도 몰라요. 언뜻 보면 잘 뛰어다니니까 운동신경이 대강 다 발달한 것 같지만, 아이와 공차기를 한번 해 보시면 바로 느끼실 거예요. 아직 한참 연습이 필요하고, 그 연습 과정에서 뇌가 발달해요.
기본 운동 스킬이 잘 발달한 아이는 조금 더 크면 스포츠도 더 잘 즐길 수 있게 돼요. 저는 스포츠를 즐길 나이가 되면 팀 스포츠를 하는 게 아이에게 아주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릴 때 신체 활동보다 책을 많이 읽었고 운동신경도 좋은 편이 아니라 팀 스포츠에 별로 참여하지 않았는데, 그게 좀 아쉽거든요. 스포츠를 하면서 아이들은 어떤 스킬을 꾸준히 연습해 성장하는 경험을 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성장 마인드셋을 키워요. 졌을 때의 감정을 다스리는 연습도 하고, 팀 스포츠라면 사회성, 빠른 판단력, 문제해결력까지 기를 수 있죠. 선천적으로 수줍음이 있는 아이들이 스포츠를 하면서 불안감이나 수줍음이 상당히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미국에서는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전형적인 엄마를 '사커맘'이라고 부를 정도로 스포츠를 적극적으로 시키더라고요.
밖에서: 킥보드, 밸런스 바이크, 두발자전거
놀이터, 뒷산, 숲, 넓은 운동장이나 공원 잔디밭. 어디든 자주 나가는 게 기본이에요. 꼭 아이를 위한 공간이 아니어도 넓은 곳에 가기만 하면 신체 활동 수준이 확 올라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유모차는 가급적 두고 가시고요. 야외 활동에 좋은 아이템도 몇 가지 있어요.
킥보드는 두 돌에서 세 돌 사이 아이를 키우신다면 이미 많이들 갖고 계실 텐데, 방향 전환이 잘 되고 잘 넘어지지 않게 묵직한 걸로 고르시면 돼요. 스킬이 필요 없어 보이지만 타는 아이를 잘 살펴보면 미세하게 방향을 바꾸고 속도를 조절하는 등 연습할 만한 스킬이 있어요.
밸런스 바이크는 페달 없이 두 발로 밀며 균형을 잡아 타는 자전거예요. 아이마다 다르지만 보통 두 돌 정도부터 잘 타는 것 같아요. 진짜 두발자전거처럼 적극적으로 연습을 도와줄 필요는 없고, 발이 땅에 닿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조금씩 타다 보면 균형을 잡아야 하는 순간을 경험하면서 타는 법을 익히게 돼요. 한 연구에서는 페달 없는 자전거가 만 3~5세 아이들의 균형감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했어요. 요즘은 세발자전거를 건너뛰고 밸런스 바이크에서 두발자전거로 가는 게 세계적인 흐름인 것 같아요. 세발자전거나 보조 바퀴를 달고 타면 스스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없는 안정감에 익숙해져서 두발자전거로 넘어가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미는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 잘 타고 있어요. 첫 자전거로 신경 써서 고르고 싶으시다면 밸런스 바이크를 처음 선보인 브랜드인 스트라이더를 추천해요. 만 2세 정도면 12인치, 만 3세 정도면 14인치. 14인치 모델은 페달을 붙여 두발자전거로 바로 넘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두발자전거는 훨씬 더 커서 타야 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보조 바퀴 없이 두발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나이는 만 3세에서 8세 사이이고, 밸런스 바이크로 균형을 잘 잡게 된 아이는 대체로 두발자전거를 탈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있어요. 물론 빨라서 사고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 안전에 민감하시다면 조금 더 클 때까지 기다리셔도 괜찮아요. 저는 다미가 만 3세가 됐으니 밸런스 바이크를 잘 타게 되면 넘어갈 생각이에요. 균형감각을 키우고 자전거 타기를 진정으로 즐기기에는 두발자전거가 가장 좋거든요. 당연히 헬멧과 보호대를 하고 차가 다니지 않는 안전한 곳에서요. 자전거는 무거우면 핸들링이 어렵고 타다 쉽게 지치니 12인치나 14인치 중에서 최대한 가벼운 걸로 비교해서 고르세요. 스트라이더 14인치는 페달을 달아도 6.9kg으로 상당히 가벼운 편이에요.
집에서: 균형을 잡는 놀잇감
어린아이 신체놀이용 놀잇감에는 유독 밸런스 스킬을 키우는 것이 많아요. 왜 그런가 찾아봤는데, 안정성이라고도 하는 밸런스 스킬은 기본 운동 스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스킬이더라고요. 아기가 막 앉기 시작할 무렵 균형을 못 잡아 쿵 넘어지다가, 몸통에 힘이 생기면서, 즉 코어 근육이 발달하면서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되죠. 균형 잡는 연습을 하면 코어 근육을 쓰고 발달시키게 되고, 이게 다른 대근육 스킬에도 영향을 줘요. 앉을 코어 근육이 없는 아이는 기지도 걷지도 못하니까요. 달리기, 정확히 던지기, 점프 다 밸런스 감각이 있어야 가능해요.
- 밸런스 보드. 시중에 다양한데 심플한 제품이니 취향에 맞는 걸로 고르시면 돼요. 저희 집은 미끄럼틀이 없어서 다미가 미끄럼틀로 쓰기도 하고, 원래 용도대로 뒤집어서 균형 잡는 용도로도 썼어요. 그냥 엎어 놓기만 해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신체 활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집 안에는 아이가 올라가도 되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 바닥에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 밸런스 보드도 있어요. 밸런스 보드는 손가락이 낄까 걱정될 때가 있는데 그 점에서 조금 더 안전하고, 소리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더 재미있게 쓸 것 같아요. 활용 폭은 밸런스 보드보다 좁지만 핵심 기능인 타면서 균형 잡기는 잘 돼요. 국내 리뷰가 적어 판단이 안 되는 장난감은 같은 제품을 아마존에서 찾아보세요. 리뷰가 훨씬 많아 유용해요.
- 밸런스 빔, 쉽게 말해 평균대예요. 긴 나무토막을 구할 수 있으면 굳이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바닥이 상할 수도 있고 접어서 보관하기도 좋아서 하나 있어도 괜찮아요. '유아 평균대'로 검색하시면 돼요.
- 밸런스 브릿지. 아치 모양이라 균형 잡기 연습을 할 수 있고, 두 개가 있으면 기어오르기도 할 수 있어요. 색이 좀 더 예뻤으면 싶지만 기능만 보면 좋아요.
- 스테핑 스톤, 우리말로는 징검다리. 어른 눈엔 이게 뭐라고 싶지만 리뷰가 엄청나게 쌓여 있고, 꽤 다양하게 놀 수 있는 놀잇감이에요. 한 발로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연습하고, 원하는 형태로 늘어놓고 그 위를 걷고, 소파에서 저 의자까지 바닥을 밟지 않고 가기 게임도 하고요. 높이가 다른 게 운동도 더 되고 도전도 되고요. 색이 덜 화려한 걸로 사면 나중에 열린 장난감으로 놀 때 산으로 쓰는 등 활용도가 좋아요.
집에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아이들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수직 운동을 좋아해요. 소파나 의자에 올라갈 수 있게 되면 정말 열심히 올라가죠. 집 안을 찬찬히 둘러보면 아이가 올라갈 데가 생각보다 없다는 걸 깨달으실 거예요. 오르내리는 근육을 연습하려고 안달이 나 있을 때 오르내릴 수 있는 적당히 안전한 무언가가 있으면 좋아요. 러닝타워도 좋고요.
- 피클러 트라이앵글. 몬테소리 기관이나 가정에서 자주 보이는 삼각형 구조물로, 헝가리의 소아과 의사 에미 피클러가 고안했다고 해요. 아이들의 기어오르려는 욕구를 채워 주고, 미끄럼틀과 결합해서 많이 써요.
- 아치형 락커. 유럽에서 피클러 트라이앵글 대신, 혹은 함께 선택하는 옵션이에요. 밸런스 브릿지 두 개를 연결해도 비슷한 모양이 되죠. 피클러보다 높이가 낮아 기어오르기 본연의 기능에는 조금 덜 충실하지만 흔들의자처럼 쓸 수 있고, 한쪽이 막힌 제품은 주방놀이나 마트놀이 같은 상상놀이에도 활용할 수 있어요. 두 돌 이상이라면 큰 걸로 사야 기어오르는 맛이 있어요. 피클러 트라이앵글과 락커 모두 직구를 하면 옵션이 다양하지만, 원목이라 배송비와 관세를 합하면 꽤 비싸져요.
- 플레이 소파. 기어오르거나 할 수 있는 폼 소파인데, 국내에서 적절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건 디자인스킨 제품이 유일한 것 같아요. 두 돌 전에 사면 가장 잘 활용하실 거예요. 저는 다미가 15개월쯤일 때 중고로 들여서 놀이 공간을 만들거나, 오르내리거나, 퍼즐 조각을 평균대나 스테핑 스톤처럼 쓰며 잘 활용했는데, 고양이가 너무 뜯어서 두 돌 때 이사하며 버릴 수밖에 없었어요.
- 미끄럼틀. 가장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아이템이에요. 두 돌이 넘었다면 너무 낮지 않고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제품으로 고르세요. 옵션이 워낙 많고 큰 차이가 없어 따로 추천은 안 할게요. 저는 이사 계획이 많아 못 들였는데 중고로 들였다가 버리고 갈 걸 하는 후회를 늘 해요. 타고 내려오는 것도 재밌어하지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집에서: 간단한 스포츠 놀이
스포츠는 규칙이 있고, 차례를 지키고, 이기고 지는 개념이 있어서 부모와 신체 활동을 하면서 감정을 다루는 연습도 할 수 있어요. 이길 때는 자신감과 만족감을 느끼고, 질 때 많이 속상해하는 아이라면 그 속상한 감정을 다스리는 연습을 하죠. 적당히 져 주다가 한 번씩은 이기시는 걸 추천해요.
- 볼링. 두 돌 정도부터 해 볼 수 있어요. '아기 볼링'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큰 차이는 없어요. 핀이 쓰러지면 소리가 나고 공에서 불빛이 나는 제품은 흥미를 끌기 좋았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테마에 맞춰 사는 것도 괜찮아요. 저는 다미가 한창 괴물을 좋아할 때 멜리사앤더그의 괴물 모양 볼링 세트를 샀는데, 괴물이 필요한 상상놀이에도 잘 쓰고 있어요. 다만 인형이라 공이 아주 잘 굴러가지는 않아서 다른 공을 쓰기도 해요.
- 골프, 정확히는 퍼팅 놀이. 만 3세 가까이 되면 시도해 볼 수 있어요. 정확함을 요구하는 활동이죠. 부모님과 골프장에 가 본 적 있는 아이라면 좋아할 것 같아요.
- 빌리보. 해외에서 상도 많이 받은 열린 신체 놀잇감이에요. 주로 들어가서 빙빙 돌거나 밟고 올라서는데, 다미는 도는 걸 아직 못해서 잘 활용하진 못하고 있지만 잘 쓰고 있다는 해외 리뷰가 많아 소개해요.
정리해 보면
- 대근육 발달도 인지 능력과 연관이 있고, 그냥 뛰노는 것보다 기본 운동 스킬을 연습하는 활동이 더 의미가 있어요.
- 두 돌 이후 아이는 아직 기본 운동 스킬을 한창 연습하는 중이에요.
- 어디든 자주 나가고, 밖에서는 킥보드, 밸런스 바이크, 두발자전거로 균형을 익히게 하세요.
- 집에는 균형을 잡고, 오르내리고, 규칙을 배우는 놀잇감을 하나씩 두세요.